2005년 3월9일 탈당 기자회견을 하는 심대평 지사.
“예선전이 사실상 본선이다.”
내년도 대전시장 선거는 본선보다 열린우리당 염홍철 시장과 권선택 의원(중구)의 예선전(경선)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지역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는 열린우리당 쪽이 지지도와 인지도 면에서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에서 한 석도 건지지 못한 한나라당에서는 후보조차 거론되지 않고 있으며, 심대평 충남도지사가 주도하는 ‘중부권 신당’은 창당 윤곽조차 제대로 잡혀 있지 않다. 염 시장과 권 의원의 맞대결은 4월 염 시장이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우리당에 입당하면서부터 가열되기 시작해 기간당원 확보 시한인 8월 말 정점에 이르렀다. 우리당이 경선을 기간당원만으로 할지, 기간당원에 일반 시민까지 포함시켜서 할지는 현재로선 미지수. 염 시장이 한나라당을 탈당한 것에 대해서는 ‘전략공천’의 내락이 있지 않았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 아무튼 두 사람의 ‘경선’은 누가 당원을 많이 확보했느냐에서 가늠된다.
열린우리당 대전시당위원장인 박병석 의원(대전 서갑)은 “8월 말까지 당원 배가운동을 벌여 기간당원 4만5000명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염 시장 측은 “이중 3만1000명 안팎”이라 주장하고, 권 의원 측은 “염 시장보다 조금 많다”고 내세우고 있다. 결국 2만여명이 허수(虛數)로 붕 떠 있는데 지역정가에서는 “대전 전역을 대상으로 당원 확보에 나선 염 시장이 많지 않겠느냐”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나라당 강창희 전 의원과 정하용 전 부시장, 열린우리당 송석찬 전 의원과 박성효 부시장, 임영호 전 동구청장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그리 유리하지 않다. 대전일보가 8월 창간 55주년을 맞아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전시장으로는 염 시장이 38.3%로 절대 우위를 보였다. 강 전 의원은 15.8%, 정 전 부시장과 송 전 의원은 각각 3.3%, 박 부시장과 임 전 동구청장은 2.0%씩을 얻었고 우리당 경선후보로 거론되는 권 의원은 1.7%를 얻는 데 그쳤다.
지명훈/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mhjee@donga.com
“오랜만에 승산 있는 선거를 치르게 됐다. 심대평 충남도지사가 이번엔 안 나오지 않느냐.”
내년 지방선거에 충남도지사로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 출마 예상자로 거론된 인사들은 어느 때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심대평(64) 지사가 전국 최다득표율까지 기록하며 일방적인 승리를 해왔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내년 충남도지사 선거는 박진감 넘치는 ‘게임’이 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충남도지사 출마 예상자로는 이완구(55·한나라·홍성-예산) 전 의원, 박태권(59·한나라) 전 충남도지사, 문석호(46·열린우리당·서산-태안) 의원, 박상돈(56·열린우리당·천안을) 의원, 오영교(57·행정자치부 장관), 김우식(65) 전 대통령비서실장, 이명수(50·우리당) 전 충남부지사, 전용학(53·한나라당·천안갑) 전 의원 등 8명 안팎이 자천 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완구 전 의원은 “11월경 출마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명확한 언급은 피했다. 하지만 그는 누구보다도 오랫동안 도지사 출마를 염두에 둬온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권 전 충남지사는 “지난번 선거에서 30%의 득표를 했다”며 출마 의사는 물론 승산 가능성까지 점쳤다. 박상돈 의원은 “깊이 생각은 안 해봤지만 부득이한 경우라면 거부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문석호 의원은 “결심은 하지 않았지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수 전 충남부지사는 “현재로서는 할 말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오영교 행자부 장관과 김우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명망 있고 충남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거론되는 수준. 전용학 전 의원은 9월5일 천안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기 위해서는 경선이 필요하다”며 출마 의사를 밝혔다.
변수는 심대평 충남도지사가 주도하고 있는 신당. 신당이 얼마나 파괴력을 보일지는 분명치 않지만 도지사로서 정점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심 지사가 점지할 ‘포스트 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당의 경우 내년 지방선거가 신당의 성패를 가늠하는 척도일 뿐 아니라 충남은 신당의 교두보이기 때문에 꼭 당선될 수 있는 인물을 천거한다는 방침이다. 8월26일자 대전일보의 창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충남도지사로는 박태권 전 지사가 11.5%, 이완구 전 의원 7.4%, 문석호 의원 5.3%, 박상돈 의원 5.0%, 전용학 전 의원 4.8%, 오영교 장관 2.6% 등 순으로 나왔다.
장기우/ 동아일보 사회부 straw825@donga.com
충북지사 선거는 3선 도전이 사실상 확실한 한나라당 소속 이원종(63) 현 지사의 경쟁력이 앞선 가운데 우리당 충북도당이 누구를 대항마로 내세울지가 관심사다. 현재 충북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은 이 지사와 우리당 소속 홍재형(67) 이시종(58) 국회의원, 안재헌(57·무소속) 전 여성부 차관, 정우택(52) 전 국회의원, 한대수(61·한나라당) 청주시장, 오효진(61·자민련) 청원군수 등이다.
이 지사는 아직까지 뚜렷하게 3선 도전에 대한 태도를 표명한 적은 없지만 출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 유치와 충주에 기업도시를 유치하는 등 잇따라 굵직한 지역 현안을 깔끔하게 해결하면서 우월적인 위치에 서 있다. 최근 충북지역 한 일간지가 충북도민 937명(남자 460명, 여자 477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충북도지사 선호도 조사(표본오차 ±3.2, 95% 신뢰 수준)에서도 35.7%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이시종 의원)와의 격차는 22.5%.
여기에 이 지사의 직무수행 평가에 대한 조사 결과도 78.3%가 긍정적인 답변을 나타냈다. 8월보다 격차가 줄었고 차후 변수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지만 우리당과의 정당지지도 역시 근소하게 앞서고 있어 이래저래 편안한 상황이다.
이에 맞서는 우리당은 내부인사냐, 영입인사냐를 놓고 신중히 고민 중이다. 당초 거론되던 홍 의원 카드는 가능성이 낮아진 상태다. 경쟁력에서 앞선 이 지사를 이기기 위해서는 신선한 인물이 필요하다고 보고 그동안 해양수산부 장관과 두 번의 국회의원직을 역임한 정 전 의원 영입에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은 뚜렷한 태도는 밝히지 않고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상황이 급변했다. 충주시장을 지낸 이 의원이 ‘자신감’을 나타내며 출마 의지를 표명한 것.
9월6일 그는 한 모임에서 “충북지사에 대해 생각은 있었으나 은인자중했다. 그러나 이제는 출마 쪽으로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당은 이 의원이 중앙정부에서의 공직 경험에다 10여년간 민선시장을 역임하면서 충북 북부권에 다져놓은 인지도가 높아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충북도 행정부지사와 여성부 차관을 지낸 안재헌 씨는 최근 청주에 지역산업발전연구원을 만들고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조만간 우리당에 입당, 경선에 도전할 계획이다. 한 청주시장은 현재 진행 중인 청주 청원 통합이 마무리되면 태도를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통합시장에는 절대 출마하지 않겠다고 한 그의 선택은 충북지사가 될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현 이 지사와의 당내 경선이 걸림돌이다. 오 청원군수는 한때 충북지사 출마설이 거론됐지만 청주 청원이 통합되면 시장에 출마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