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영화 관계자가 아니더라도 웬만한 영화 애호가들이라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차기작이 어떤 영화인지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1972년 뮌헨올림픽 테러 사건을 다룬 ‘뮌헨’이 바로 그것이다. 뮌헨올림픽 사건은 그 극적인 내용 때문에 이미 여러 차례 책, TV 시리즈, 다큐멘터리 영화 등으로 제작돼 일반인에게 잘 알려져 있다. 그중 스위스의 유대인 아르투르 코헨이 제작하고 케빈 맥도널드가 감독을 맡은 다큐멘터리 ‘9월의 하루(One Day in September)’는 2000년 아카데미상 다큐멘터리 부문 최고상을 받기도 했다.
72년 9월5일, 올림픽 경기가 한창이던 뮌헨의 선수촌에 새벽 야음을 틈타 8명의 무장괴한이 잠입한다. 팔레스타인의 테러단체 ‘검은 9월단(Black September)’ 소속인 이들은 이스라엘 선수단이 묵고 있던 건물을 장악한다. 건물 진입과정에서 이스라엘 선수단 2명을 사살한 이들은 남아 있던 9명을 인질로 잡고 이스라엘 내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 죄수 234명의 석방을 요구하며 인질극을 벌인다. 당시 이스라엘의 총리였던 골다 메이르는 테러범들의 요구에 대해 “만일 우리가 승복한다면, 세계 어떤 곳의 이스라엘인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단호히 거부했다. 이는 지금까지도 이스라엘의 대(對)테러 정책에 있어서 변하지 않는 원칙이기도 하다.
결국 모든 협상은 무위로 돌아간 채 테러범들은 제3국으로 날아갈 항공기를 요구한다. 항공기를 대기시켜 놓은 뮌헨 인근 공항에 독일 경찰은 저격수를 배치해 마지막 진압 작전을 펼치지만 저격에 쓰러진 테러범은 불과 한 명. 뜻하지 않은 매복 저격에 흥분한 테러범 중 하나가 자신들과 인질들을 공항에 싣고 온 헬기 2대 중 한 대에 수류탄을 투척해 자폭하고, 경찰과의 무차별 총격전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인질로 잡혔던 이스라엘 선수단 9명 전원이 사망한다. 테러범은 5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3명은 체포됐다. 이상이 뮌헨올림픽 참사의 대략적인 내용이다.
당시 이스라엘 선수단 11명 사망
당시 독일 경찰의 미숙한 대처는 사태를 악화시킨 주원인으로 지적된다. 모사드(이스라엘 비밀 정보부) 요원들로 구성된 대(對)테러 부대를 작전에 투입할 수 있도록 독일 정부에 요청했다가 거절당해 홀로 독일 경찰의 작전을 지켜보던 당시 모사드 국장 즈비 자미르는 “언빌리버블(Unbelievable)”이라며 울화통을 터뜨리고 말았다. 공항에 배치된 저격수들 사이에 교신할 수 있는 통신장비도 갖추지 않고 저격을 하다 실패하고 말았기 때문. 더욱이 독일 정부는 그 다음달 검은 9월단에 의해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기를 납치당해 그들의 요구대로 체포한 테러범 3명마저 풀어주고 말았다.
역사적 사실을 다룬 작품들이 대개 그렇듯 영화 ‘뮌헨’ 또한 내용의 사실성 여부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다른 작품들의 경우 이미 만들어진 내용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룬다면 ‘뮌헨’은 채 완성되기도 전에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제작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는 점이 특이하다. 당시 사건은 올림픽을 취재하기 위해 몰려든 언론에 의해 전 세계에 생방송으로 중계되다시피 했기 때문에 사건 내용에 대한 오류는 거의 있을 수 없다. 그렇다면 스필버그의 영화에 제기되는 문제는 무엇일까.
“등장인물 모사드 요원 실존 아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뮌헨 참사 이후 테러 관련자들을 처단하기 위해 모사드 요원들로 구성된 비밀 팀을 발진한다. 이들은 ‘신의 분노’라 명명된 작전을 수행해 이후 수년간 뮌헨 테러 관련자들을 색출, 암살했다. 스필버그의 작품은 바로 이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알려져 있다. 스필버그는 영화를 위한 원작으로 캐나다의 저널리스트 조지 요나스가 1984년에 쓴 ‘복수(Vengeance: The True Story of an Israeli Counter-Terrorist Team)’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바로 이 점이 문제가 된 것.
미국의 HBO 텔레비전에 의해 이미 TV 시리즈로 제작된 바 있는 이 책의 내용에 대해 적지 않은 오류가 지적된 바 있다. 무엇보다도 저자 요나스가 책의 주된 취재원이자 주요 등장인물 중 하나로 밝힌 모사드 요원 출신으로 당시 비밀 팀의 대원으로 참여했다는 유발 아비브란 인물이 실제로는 모사드에 근무한 적에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인물의 증언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을 토대로 영화가 제작되는 중이니 그 내용이 사실과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 뮌헨 참사 당시 모사드 국장이었고 유발 아비브가 모사드에서 근무한 적이 없다고 확인해준 즈비 자미르는 “영화와 관련해 제작진으로부터 어떠한 문의도 받은 적이 없다”며 “스필버그가 정말로 그 책을 토대로 영화를 만든다면, 그 같은 감독이 수많은 자료 중 왜 이 특정한 책을 선택했는지 놀랄 따름”이라고 말했다.
영화 ‘뮌헨’은 크리스마스 및 연말연시를 겨냥 12월23일 개봉할 예정이다. ‘트로이’에서 열연한 호주 출신 배우 에릭 바나가 주연인 모사드 비밀 팀의 팀장 역을 맡았다. 영화를 감상하기 위해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반드시 알아야 할 필요는 없겠지만, 실화를 다룬 작품이라 할지라도 특정 모티브만 역사적 사실에서 따오고 나머지는 극을 위해 재구성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즉 실제 사건이 영화에서처럼 진행됐으리라고 믿을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72년 9월5일, 올림픽 경기가 한창이던 뮌헨의 선수촌에 새벽 야음을 틈타 8명의 무장괴한이 잠입한다. 팔레스타인의 테러단체 ‘검은 9월단(Black September)’ 소속인 이들은 이스라엘 선수단이 묵고 있던 건물을 장악한다. 건물 진입과정에서 이스라엘 선수단 2명을 사살한 이들은 남아 있던 9명을 인질로 잡고 이스라엘 내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 죄수 234명의 석방을 요구하며 인질극을 벌인다. 당시 이스라엘의 총리였던 골다 메이르는 테러범들의 요구에 대해 “만일 우리가 승복한다면, 세계 어떤 곳의 이스라엘인도 안전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단호히 거부했다. 이는 지금까지도 이스라엘의 대(對)테러 정책에 있어서 변하지 않는 원칙이기도 하다.
결국 모든 협상은 무위로 돌아간 채 테러범들은 제3국으로 날아갈 항공기를 요구한다. 항공기를 대기시켜 놓은 뮌헨 인근 공항에 독일 경찰은 저격수를 배치해 마지막 진압 작전을 펼치지만 저격에 쓰러진 테러범은 불과 한 명. 뜻하지 않은 매복 저격에 흥분한 테러범 중 하나가 자신들과 인질들을 공항에 싣고 온 헬기 2대 중 한 대에 수류탄을 투척해 자폭하고, 경찰과의 무차별 총격전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인질로 잡혔던 이스라엘 선수단 9명 전원이 사망한다. 테러범은 5명이 현장에서 사망하고 3명은 체포됐다. 이상이 뮌헨올림픽 참사의 대략적인 내용이다.
당시 이스라엘 선수단 11명 사망
당시 독일 경찰의 미숙한 대처는 사태를 악화시킨 주원인으로 지적된다. 모사드(이스라엘 비밀 정보부) 요원들로 구성된 대(對)테러 부대를 작전에 투입할 수 있도록 독일 정부에 요청했다가 거절당해 홀로 독일 경찰의 작전을 지켜보던 당시 모사드 국장 즈비 자미르는 “언빌리버블(Unbelievable)”이라며 울화통을 터뜨리고 말았다. 공항에 배치된 저격수들 사이에 교신할 수 있는 통신장비도 갖추지 않고 저격을 하다 실패하고 말았기 때문. 더욱이 독일 정부는 그 다음달 검은 9월단에 의해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기를 납치당해 그들의 요구대로 체포한 테러범 3명마저 풀어주고 말았다.
1972년 뮌헨 올림픽에 참가한 이스라엘 선수단 11명이 팔레스타인 테러단체에게 희생된 ‘검은 9월단’ 사건은 그 극적인 내용 때문에 여러 차례 책이나 다큐멘터리, 영화 등으로 제작됐다.
“등장인물 모사드 요원 실존 아니다”
이스라엘 정부는 뮌헨 참사 이후 테러 관련자들을 처단하기 위해 모사드 요원들로 구성된 비밀 팀을 발진한다. 이들은 ‘신의 분노’라 명명된 작전을 수행해 이후 수년간 뮌헨 테러 관련자들을 색출, 암살했다. 스필버그의 작품은 바로 이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알려져 있다. 스필버그는 영화를 위한 원작으로 캐나다의 저널리스트 조지 요나스가 1984년에 쓴 ‘복수(Vengeance: The True Story of an Israeli Counter-Terrorist Team)’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바로 이 점이 문제가 된 것.
미국의 HBO 텔레비전에 의해 이미 TV 시리즈로 제작된 바 있는 이 책의 내용에 대해 적지 않은 오류가 지적된 바 있다. 무엇보다도 저자 요나스가 책의 주된 취재원이자 주요 등장인물 중 하나로 밝힌 모사드 요원 출신으로 당시 비밀 팀의 대원으로 참여했다는 유발 아비브란 인물이 실제로는 모사드에 근무한 적에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인물의 증언을 바탕으로 쓰여진 책을 토대로 영화가 제작되는 중이니 그 내용이 사실과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 뮌헨 참사 당시 모사드 국장이었고 유발 아비브가 모사드에서 근무한 적이 없다고 확인해준 즈비 자미르는 “영화와 관련해 제작진으로부터 어떠한 문의도 받은 적이 없다”며 “스필버그가 정말로 그 책을 토대로 영화를 만든다면, 그 같은 감독이 수많은 자료 중 왜 이 특정한 책을 선택했는지 놀랄 따름”이라고 말했다.
영화 ‘뮌헨’은 크리스마스 및 연말연시를 겨냥 12월23일 개봉할 예정이다. ‘트로이’에서 열연한 호주 출신 배우 에릭 바나가 주연인 모사드 비밀 팀의 팀장 역을 맡았다. 영화를 감상하기 위해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반드시 알아야 할 필요는 없겠지만, 실화를 다룬 작품이라 할지라도 특정 모티브만 역사적 사실에서 따오고 나머지는 극을 위해 재구성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즉 실제 사건이 영화에서처럼 진행됐으리라고 믿을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