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정문)은 건물의 얼굴이자 기가 드나드는 통로다.
서구에서 유행하는 인테리어 풍수 내용 가운데 하나다. 탈취나 편의성을 생각한다면 열어놓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인테리어 풍수서에서는 뚜껑을 닫아놓아야 집 안의 기가 빠져나가지 않고 재물이 모인다고 설명한다. ‘건물도 살아 있는 생명체’라는 풍수적 전제에서 말한 것이다. 풍수에서는 집이나 사무실도 하나의 유기체로 본다. 물론 묘지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유기체의 건강상태나 기의 충만 여부를 살펴보면 그곳에 사는 사람이나 그 후손들의 길흉화복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풍수 논리다. 집이나 사무실 혹은 묘지를 살아 있는 생물체로 본다면 그곳에도 입, 몸통, 팔다리 그리고 항문이 있음을 전제한다.
문이 입이라면 변기는 항문에 해당된다. 건강한 사람은 항문의 죄는 힘이 강하지만, 죽음을 앞둔 사람은 항문이 점차 벌어지는데, 이를 통해 의사는 환자의 임종 시기를 판단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집의 항문에 해당되는 변기 뚜껑을 닫아놓아야 집 안의 기운, 특히 재물의 기운이 빠져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기 드나드는 문과 담 중요한 구실
변기 뚜껑만이 아니라 문(현관·출입문)의 위치나 크기도 중요하다. 문은 단순히 사람이 드나드는 곳이 아니라 기(氣)가 드나드는 곳이다. 좋은 기가 드나드는 건물은 건강해지고, 나쁜 기운이 드나드는 건물은 나쁘게 된다. 그래서 대문은 집의 얼굴에 비유된다. 집의 얼굴이 제자리에 있어야 잘된다. 어떻게 하면 제자리에 있을까. 가장 일반적인 것은 그 터에서 가장 낮은 곳 부근에 세우되, 인접한 길보다는 약간 높게 하면 된다.
문뿐만 아니라 담 역시 풍수에서는 중요한 구실을 한다. 담은 마치 사람의 옷과 같아서 적절한 가리개 구실을 할 뿐만 아니라 외부인들에게 다양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최근 ‘담 허물기 운동’이 전개되고 있으나 관공서라면 몰라도 학교나 개인 건물에서는 기를 흩어버리기 때문에 좋지 않다. 외국의 예를 들어 담 허물기를 권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산악 국가이기 때문에 물길과 바람 길이 일정치 않다. 이것들이 개발이나 신축 등으로 인해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거기에 사람의 길이 잘못 만들어져 서로 충돌하면 불행한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이때 담은 사람의 길, 바람 길 그리고 물길 사이에 있을 수 있는 갈등을 조정해주는 일을 한다. 그렇다고 담을 벽돌이나 콘크리트, 돌로 높고 견고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터에 따라 나무 몇 그루, 바위 몇 개만 세워놓아도 훌륭한 담이 될 수 있다.
건물의 건강 상태를 진단하는 것이 풍수다.
이것은 주택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운을 좋게 하는 데에도 적용된다. 회사가 정체될 때 사옥을 옮기거나 사무실의 공간배치를 재조정해보는 방법이다.
취직을 준비하는 이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자꾸 낙방하여 안타까움을 주는 경우가 있다. 이들에게 풍수적 조언을 하자면 ‘공부하는 장소를 바꿔보라!’는 것이다.
공부하는 장소를 바꾸면 다니는 학원, 강사, 교재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이 바뀌게 된다.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달라진다. 즉 기를 바꿈으로써 자신의 운을 좋게 만들어볼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풍수는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기분 좋게 삶을 준비하거나 꾸려나가려는 적극적인 운명 개척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