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다’는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리에 밝고 분명하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무언가 모호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컴퓨터와 비교해볼까요? 저장용량이 많으면 똑똑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대량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으니까요. 또 처리 속도가 빠른 것도 똑똑하다는 의미의 일부가 될 수 있습니다. 생각을 처리하는 속도가 빠르면 돋보이니까요.
하지만 저장용량과 처리 속도만으로는 똑똑하다는 것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컴퓨터가 사람보다 훨씬 똑똑해야 합니다. 요즘 나오는 컴퓨터들은 어머어마한 저장용량에 빛처럼 빠른 처리 속도를 갖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컴퓨터는 여전히 사람의 도구에 불과합니다. 사람에게는 ‘구별하고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저는 똑똑함이란 ‘철학적 도구 개념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상태’라고 다소 어렵게 정의합니다.
사물 중층적 이해와 변화의 법칙 쉽게 발견
머리가 좋다는 것은 선천적이냐 후천적이냐는 논란에서 저는 후자의 편에 서 있습니다. 만약 사람의 머리가 실제 세상의 모습과 변화의 양태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훈련된다면 후천적으로도 충분히 똑똑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부끄럽지만 제 자신의 경험이 그랬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문제풀이에 집중한 결과 소위 좋다고 하는 대학에 진학했지만, 1~2학년 동안 좌절과 시련의 나날을 보내야 했습니다. 대학에서의 중요한 공부 방법인 세미나에서 도대체 다른 친구들의 논리를 따라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 머리로는 이 친구 이야기도 맞고, 저 친구 이야기도 맞았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세상 사물이 분석되지 않은 채로 머릿속에 들어오니 이런 일이 생긴 듯합니다. 한마디로 뒤죽박죽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머리를 가진 사람이 무엇인가를 가르치면 배우는 사람도 머리가 뒤죽박죽이 됩니다.
이를 만회할 계기가 대학 2학년 겨울방학에 찾아왔습니다. 작심을 하고 논리학 책을 한 권 정한 뒤 세 번 정독했습니다. 개념적 차이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실생활을 분석해보려고 애썼습니다. 이렇게 하니 세상이 다르게 보이더군요. 그 다음부터는 누구 이야기를 들어도 이게 전제를 말하는 것인지, 결론을 말하는 것인지, 보편과 특수를 혼동하는 것인지,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것인지 그 자리에서 분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중에는 다른 사람이 이야기한 것보다 제가 분석해서 다시 말해주는 것이 더 분명하게 논지를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을 들을 정도가 됐습니다.
이는 머리가 좋아지는 비결이 될 수도 있으니 더 깊게 논의를 해볼까요? 논리학이란 흔히 논증이나 이론의 올바른 형식과 법칙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형식논리학, 변증법적 논리학, 인식논리학 등 여러 갈래가 있습니다. 이 중 흔히 대립적인 구도로 이해되는 것이 형식논리학과 변증법적 논리학인데, 후자가 ‘변화’의 측면에서 사물을 해석하려 한다면 전자의 경우는 ‘존재의 자기동일성(自己同一性)’에 치중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논리학은 사물의 존재 형식, 그리고 그 변화의 내적 법칙을 철학화한 것으로, 논리학을 공부하면 세상일이나 사물을 이해하는 일이 아주 쉬워집니다. 즉, 똑똑해집니다.
특히 변증법적 논리학은 세상을 대립 개념의 통일로 이해합니다. 좀 어려운가요? 쉽게 말하자면 공간과 시간, 물질과 의식, 언어와 사고, 원인과 결과, 개별과 특수 그리고 보편, 필연성과 우연성, 가능성과 현실성, 양적 변화와 질적 변화, 내용과 형식, 감성과 이성, 추상과 구체, 논리적인 것과 역사적인 것, 절대적 진리와 상대적 진리 등 언뜻 보면 대립돼 보이는 개념으로 사물을 분석해서 이해하고, 다시 이를 통일해서 이해합니다. 결국 사물을 중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변화의 법칙을 쉽게 발견할 수 있게 합니다.
한국의 근대사에서 이러한 논리학의 세례를 가장 많이 받은 세대가 이른바 386세대라고 봅니다. 이 세대가 각종 토론 프로그램을 휩쓸고, 또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논술학원의 주류 세력이 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때 공부했던 논리학을 응용해 토론이나 글쓰기에 접근하면 아주 쉽기 때문입니다.
정리가 잘된 글은 뚜렷한 개념적 질서에 입각해 있습니다. 원인은 원인대로, 결론은 결론대로 정리돼 있습니다. 어떤 생각이나 사건이 갖는 보편성과 특수성을 구별해 쉽게 내적 원칙을 제시합니다. 이렇게 잘 정리된 글을 읽으면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또 뚜렷하게 그 논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잘된 글, 튼튼한 논리학 기초가 있으면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고 틈틈이 논리학 공부에 힘쓰기 바랍니다.
하지만 저장용량과 처리 속도만으로는 똑똑하다는 것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컴퓨터가 사람보다 훨씬 똑똑해야 합니다. 요즘 나오는 컴퓨터들은 어머어마한 저장용량에 빛처럼 빠른 처리 속도를 갖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컴퓨터는 여전히 사람의 도구에 불과합니다. 사람에게는 ‘구별하고 분석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에서 저는 똑똑함이란 ‘철학적 도구 개념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상태’라고 다소 어렵게 정의합니다.
사물 중층적 이해와 변화의 법칙 쉽게 발견
머리가 좋다는 것은 선천적이냐 후천적이냐는 논란에서 저는 후자의 편에 서 있습니다. 만약 사람의 머리가 실제 세상의 모습과 변화의 양태를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훈련된다면 후천적으로도 충분히 똑똑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부끄럽지만 제 자신의 경험이 그랬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문제풀이에 집중한 결과 소위 좋다고 하는 대학에 진학했지만, 1~2학년 동안 좌절과 시련의 나날을 보내야 했습니다. 대학에서의 중요한 공부 방법인 세미나에서 도대체 다른 친구들의 논리를 따라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제 머리로는 이 친구 이야기도 맞고, 저 친구 이야기도 맞았습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세상 사물이 분석되지 않은 채로 머릿속에 들어오니 이런 일이 생긴 듯합니다. 한마디로 뒤죽박죽이었던 것입니다. 이런 머리를 가진 사람이 무엇인가를 가르치면 배우는 사람도 머리가 뒤죽박죽이 됩니다.
이를 만회할 계기가 대학 2학년 겨울방학에 찾아왔습니다. 작심을 하고 논리학 책을 한 권 정한 뒤 세 번 정독했습니다. 개념적 차이를 이해하고, 이를 통해 실생활을 분석해보려고 애썼습니다. 이렇게 하니 세상이 다르게 보이더군요. 그 다음부터는 누구 이야기를 들어도 이게 전제를 말하는 것인지, 결론을 말하는 것인지, 보편과 특수를 혼동하는 것인지, 원인과 결과를 혼동하는 것인지 그 자리에서 분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중에는 다른 사람이 이야기한 것보다 제가 분석해서 다시 말해주는 것이 더 분명하게 논지를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을 들을 정도가 됐습니다.
이는 머리가 좋아지는 비결이 될 수도 있으니 더 깊게 논의를 해볼까요? 논리학이란 흔히 논증이나 이론의 올바른 형식과 법칙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형식논리학, 변증법적 논리학, 인식논리학 등 여러 갈래가 있습니다. 이 중 흔히 대립적인 구도로 이해되는 것이 형식논리학과 변증법적 논리학인데, 후자가 ‘변화’의 측면에서 사물을 해석하려 한다면 전자의 경우는 ‘존재의 자기동일성(自己同一性)’에 치중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런 논리학은 사물의 존재 형식, 그리고 그 변화의 내적 법칙을 철학화한 것으로, 논리학을 공부하면 세상일이나 사물을 이해하는 일이 아주 쉬워집니다. 즉, 똑똑해집니다.
특히 변증법적 논리학은 세상을 대립 개념의 통일로 이해합니다. 좀 어려운가요? 쉽게 말하자면 공간과 시간, 물질과 의식, 언어와 사고, 원인과 결과, 개별과 특수 그리고 보편, 필연성과 우연성, 가능성과 현실성, 양적 변화와 질적 변화, 내용과 형식, 감성과 이성, 추상과 구체, 논리적인 것과 역사적인 것, 절대적 진리와 상대적 진리 등 언뜻 보면 대립돼 보이는 개념으로 사물을 분석해서 이해하고, 다시 이를 통일해서 이해합니다. 결국 사물을 중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변화의 법칙을 쉽게 발견할 수 있게 합니다.
한국의 근대사에서 이러한 논리학의 세례를 가장 많이 받은 세대가 이른바 386세대라고 봅니다. 이 세대가 각종 토론 프로그램을 휩쓸고, 또 요즘 한국에서 유행하는 논술학원의 주류 세력이 되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이때 공부했던 논리학을 응용해 토론이나 글쓰기에 접근하면 아주 쉽기 때문입니다.
정리가 잘된 글은 뚜렷한 개념적 질서에 입각해 있습니다. 원인은 원인대로, 결론은 결론대로 정리돼 있습니다. 어떤 생각이나 사건이 갖는 보편성과 특수성을 구별해 쉽게 내적 원칙을 제시합니다. 이렇게 잘 정리된 글을 읽으면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고, 또 뚜렷하게 그 논지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잘된 글, 튼튼한 논리학 기초가 있으면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고 틈틈이 논리학 공부에 힘쓰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