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24

2006.02.28

몸짱 뱀파이어 여전사 더 보고 싶다

  • 듀나/ 영화평론가 djuna01@hanmail.net

    입력2006-02-27 1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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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짱 뱀파이어 여전사 더 보고 싶다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의 전쟁을 다룬 렌 와이즈먼의 2003년 영화 ‘언더월드’는 뜻밖의 히트작이었다. 특별히 잘나가는 배우를 캐스팅한 것도, 특수효과에 엄청난 돈을 들인 것도 아닌 영화가 제작비의 5배를 뽑았으니 속편을 준비하는 건 당연하다. 하긴 전편 영화 끝에서 이야기가 더 있다고 암시를 흘리기도 했다.

    그래서 나온 게 ‘언더월드 2-에볼루션’이다. 전편에서 예고했던 것처럼 영화는 전편 마지막에 이어서 시작된다. 아름다운 뱀파이어 여전사 셀린과 막 잡종 괴물로 재탄생한 마이클이 쫓기면서 뱀파이어족과 늑대인간의 수백 년에 걸친 숨겨진 과거가 밝혀진다. 그러는 동안 셀린과 마이클은 뱀파이어와 늑대인간의 선조인 마커스와 윌리엄 형제와 대결하게 되고.

    아마 이런 식의 줄거리 소개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언더월드 1’편에 대한 막연한 기억만 가지고 극장을 찾은 관객들은 내용이 파악되지 않아 초반에 고생 좀 할 것이다. 전편을 보지 않은 관객들의 혼란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다들 기본적인 설정만 빼고 나머지 이야기는 잊어먹었거나 설정만 간신히 알고 극장에 왔는데, 후편은 이미 펼쳐진 이야기에 더 복잡한 고명을 얹어놓았으니 말이다. 아마 영화를 보는 동안 관객들은 고민할 것이다. 마커스와 윌리엄이 전편에서 비중이 어느 정도였지? 나오긴 나왔나? 셀린과 마이클을 추적하는 건 누구지?

    몸짱 뱀파이어 여전사 더 보고 싶다
    ‘언더월드 2’가 이렇게 어려워진 건 제작진이 전편의 흥행 원인을 착각했다는 데 있다. ‘언더월드 1’의 흥행 요소는 뱀파이어족과 늑대인간족의 기나긴 역사를 다룬 설정에 있는 게 아니다. 아무도 그런 이야기의 디테일 따위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 영화의 진짜 일등공신은 가죽 옷을 입고 총을 휘둘러대며 하늘을 나는 케이트 베킨세일의 미모였다. 그렇다면 2편이 나아가야 할 길은 1편의 이야기에 지나치게 매달리는 대신 베킨세일의 이미지와 스타 퀄리티를 파는 것이다.

    하지만 ‘언더월드 2’는 반대로 간다. 두 종족의 역사는 더욱 심각하게 다뤄진다. 때문에 이야기가 더 무거워지고 어색해지며 전개 속도도 느려진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따분한 비디오게임 같은 인상을 준다. 죽어라 버튼 누르는 액션이 끝나면 다음 무대로 넘어가 다시 장황한 설명을 듣는 것이다.



    가장 큰 단점은 관객들이 가죽옷을 입은 셀린이 날고 뛰는 모습을 구경할 기회를 절반 정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전편보다 제작비와 특수효과가 더 들어갔고 더 폭력적이긴 하지만, 케이트 베킨세일의 완벽하고 날렵한 몸매와 매력적인 얼굴을 보여주는 장면은 오히려 줄었다. 이래서 다른 액션영화와의 궁극적인 차별성도 절반쯤 사라져버린 꼴이 됐다. 이래저래 성공적인 속편 만들기는 어렵다.

    Tips

    렌 와이즈먼

    감독 렌 와이즈먼과 ‘언더월드’로 스타가 된 케이트 베킨세일은 1편을 계기로 만나 결혼했다. 1편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마이클 쉰이 케이트 베킨세일의 전남편이다. 케이트 베킨세일은 2편에서 전라로 완벽한 몸매를 드러냈는데 감독이자 남편인 렌 와이즈먼이 이 장면만은 환상적으로 찍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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