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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눔대축제 성황리에 마무리 우리 사회의 희망을 봤다”

나눔국민운동본부 손봉호 대표 “한국인에 나눔 DNA 각인되길 기대”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나눔대축제 성황리에 마무리 우리 사회의 희망을 봤다”

“나눔대축제 성황리에  마무리 우리 사회의  희망을 봤다”
10월 14일 만난 나눔국민운동본부 손봉호(73) 대표는 ‘세계 빈곤퇴치의 날’(17일)을 전후해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 다채로운 나눔 행사에 퍽 고무된 표정이었다. 그가 몸담은 나눔국민운동본부도 나눔 행사를 잇달아 열며 나눔 문화 확산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10월 4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희망의 나눔 걷기 : WALK · SHARE’ 행사를 연 데 이어, 10월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보건복지부와 손잡고 서울 올림픽공원과 부산, 대구, 대전, 광주에서 ‘제2회 대한민국 나눔대축제’를 개최했다. 손 대표는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 사회의 희망을 봤다”고 말했다. 많은 시민과 자원봉사단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해 기부 및 봉사를 펼치며 나눔 문화 확산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갈등 해소엔 나눔이 적격

▼ 나눔대축제와 희망의 나눔 걷기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났습니다.

“많은 시민의 자발적 참여에 깜짝 놀랐습니다. 나눔대축제의 경우 서울에서만 연인원 23만 명에 시민사회단체, 공기업, 대기업 등 160여 단체와 기관이 참가할 정도로 나눔의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행사 마지막 날엔 이명박 대통령 내외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참석해 ‘소아암 어린이환자 돕기 애장품 경매’에 점퍼와 시계, 숄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번 행사의 가장 큰 소득은 나눔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며 누구나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문화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입니다.”



▼ 오늘 우리 사회에서 나눔이 화두로 떠오른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이념, 지역, 세대 차이에 빈부 갈등까지 한국사회의 갈등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 회원국 중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갈등 양상이 그만큼 복잡하고 심각하다는 얘기입니다. 나눔은 이런 갈등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예컨대 여야가 첨예하게 맞붙은, 복지를 둘러싼 갈등을 해결하는 데도 나눔이 중요한 구실을 할 수 있습니다. 복지를 늘리려면 세금을 늘릴 수밖에 없어 결국 정부와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돼 갈등이 발생합니다. 국민의 자발적인 나눔으로 마련한 기부금은 도움이 필요한 부분에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어 이런 갈등을 해소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 됩니다.”

▼ 그동안 많은 나눔단체에서 활동해왔습니다. 특별히 나눔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습니까.

“제가 이사장 직함을 맡은 단체가 9개입니다(웃음). 큰 계기라기보다 오래전부터 나눔활동을 하면서 자연스레 몸에 익혔다고 할까요. 1980년대 초반부터 많은 사람으로부터 기부를 받아 장애인을 돕는 봉사활동을 벌여왔습니다.”

▼ 민간 주도로 나눔국민운동본부를 만들었습니다.

“나눔국민운동본부를 만듦으로써 3가지 점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첫째, 나눔단체의 힘을 모아 나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고조시키고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정부의 나눔정책에 적절한 의견 제시도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기부 문화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정부에서 직접 나눔에 관여하면 아무래도 많은 돈을 다루다 보니 부패의 유혹이 생길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정부는 나눔 문화 확산에 어떤 구실을 할 수 있을까요.

“정부는 민간 나눔단체가 적극적으로 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기부금의 소득공제 혜택이 나눔단체마다 달라 불만이 있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 정부가 제도적으로 보완해 소액기부를 늘리도록 한 것이 한 예입니다. 또한 민간에서 기금이 투명하게 집행되도록 감시하는 구실도 필요합니다.”

한편 손 대표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강조하며, 부자들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경주 최부자 사례에서 보듯 우리 조상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지키려 노력했는데 요즘 세태는 그런 것 같지 않다”며 “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 요구되는 높은 도덕성은 선택이 아닌 당위”라고 강조했다.

▼ 형편이 넉넉지 못한 사람들이 남을 돕는 데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나눔은 아껴서 해야 합니다. 다 쓰고 나서 남을 도울 돈이 없다고 해서는 안 됩니다. 실제 나눔단체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려운 형편에서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를 돕는 데 열성인 분이 많습니다. 반면 우리는 기업 기부는 하지만 정작 기업인은 기부에 인색한 것 같습니다. 미국의 워런 버핏이나 빌 게이츠처럼 존경받는 부자가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도 건강해집니다.”

북한 기아 문제에도 관심 가져야

“나눔대축제 성황리에  마무리 우리 사회의  희망을 봤다”

10월 8일 ‘사랑나눔 김치 나눔’ 행사에 손봉호 대표(왼쪽)와 홍보 대사 장윤정 씨가 참여했다.

▼ 국제적인 나눔도 중요합니다.

“과거 한국이 경제 후진국이었을 때는 외국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경제 수준이 높아지면서 지금은 OECD의 개발원조위원회 회원이 돼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바뀌었습니다. 이제 국내의 어려운 이웃뿐 아니라 가난한 나라에서 고통받는 먼 이웃도 배려해야 합니다. 월드비전이나 굿네이버스 같은 단체가 정말 훌륭하게 그런 일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 국내 나눔단체들이 북한 기아 문제에 대해선 소홀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북한의 인권 문제를 비판하지만, 그렇다고 기아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국가가 밉다고 굶는 사람을 내버려두는 것은 도리가 아닙니다. 국내외 봉사단체가 기부한 물품이 북한 주민에게 제대로 전달되도록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이것이 군수물자로 가거나 팔아서 외화로 바뀌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 나눔국민운동본부의 활동 계획은 어떠합니까.

“나눔대축제가 전국에서 펼쳐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일차 목표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나눔대축제가 우리 사회의 명실상부한 대표 나눔 행사로 자리 잡도록 할 것입니다. 서울 사람들만 나눔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 나눔대축제 때는 올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도시에서 행사가 열리도록 할 것입니다. 지역에서 나눔 활동과 관계 있는 단체들과 협의체를 만들어 시도 지방자치단체와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해나갈 계획입니다.”

손 대표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오늘날 많은 사람이 나눔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활동하게 된 것이 “기적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눔이 사회 전반에 확산돼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며 한국인의 몸속에 ‘나눔 DNA’가 각인되길 소원했다.

“나눔 문화를 확대해 사회적 완충지대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증오와 절망을 사랑과 희망으로 바꾸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행복하게 사는 공동체를 만드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



주간동아 2011.10.31 810호 (p42~43)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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