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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 새내기 앤더슨 “나는야 우승 해결사”

현대캐피탈 “이미 갖춰진 보물” 큰 기대 … 208cm 키에 美 대학리그 MVP 출신

  • 백길현 CBS 체육부 기자 paris@cbs.co.kr

21세 새내기 앤더슨 “나는야 우승 해결사”

격론을 벌인 끝에 우승하기로 했습니다.”11월4일 열린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출정식’. 정태영 구단주가 마이크를 잡고 한 말이다. 이 때문에 장내는 웃음바다가 됐지만 정 구단주의 말에는 ‘반드시 우승컵을 되찾아오겠다’는 결의가 뚝뚝 묻어났다.

“다른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우승으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김호철 감독의 말이다. 이처럼 구단주와 감독이 농담 섞인 다부진 말로 자신감을 보인 이유가 있다. 바로 이번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미국인 선수 매슈 존 앤더슨(21) 때문이다.

프로배구 2005~2006시즌과 2006~2007시즌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영원한 라이벌 삼성화재에 우승컵을 내줬다. 당시 현대캐피탈에게 가장 뼈아팠던 부분은 바로 외국인 선수. 2년 연속 우승 시 종횡무진 활약하던 숀 루니(26)가 러시아로 떠나버린 뒤 현대캐피탈은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지 못했고, 결국 토종 선수들로만 팀을 꾸려 시즌을 시작했다. 시즌 후반 브라질 출신의 로드리고(30)를 데려왔지만 괜히 품만 들인 꼴이 됐다.

“예전 우승 주역 숀 루니보다 낫다” 평가



그러나 이번 시즌은 시작부터 분위기가 다르다. 김 감독은 활짝 핀 얼굴로 “우리 팀에 모자란 2%를 채워줄 선수”라며 앤더슨을 소개했다. 우승까지 모자랐던 2%.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에게는 그 부족함을 채워줄 부분이 바로 미국 대학리그 MVP 출신 앤더슨이다. 2m8cm의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타점 높은 강타는 매우 위력적이다. 키 큰 선수가 놓치기 쉬운 순발력도 갖췄다. 이만하면 이미 갖춰진 보물이다.

미국 국가대표 출신 루니는 어쩌면 미국보다 한국에서 더 유명한 선수일지도 모른다. 외국인 선수임에도 프로배구 통합 최우수선수상을 받는 등 팀의 확실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다른 구단이 영입해오는 외국인 선수의 기준은 모두 루니가 됐을 정도.

이처럼 한국 프로배구 외국인 선수의 ‘이상적 모델’로 꼽힌 루니와 비교해도 앤더슨이 더 낫다는 김 감독의 말에는 확신이 묻어난다.

물론 현대캐피탈에서 두 시즌을 소화한 루니와 현재의 앤더슨을 비교하는 것은 아니다. 루니가 처음 팀에 합류했을 때와 비교한다면 현재의 앤더슨이 더 낫다는 의미다.

올해 9월 열린 IBK 기업은행배 양산프로배구(옛 KOVO컵)에서 앤더슨은 적응을 끝내지 못한 상태였음에도 눈에 띄는 활약을 선보이며 팀이 우승컵을 가져오는 데 디딤돌이 됐다. 김 감독은 흙 속에 묻힌 선수를 금덩이로 만드는 ‘마법사’로 유명하다. 앤더슨에게 또다시 마법을 부린다면 그 효과는 어떨까.

이번 시즌 김 감독이 ‘우승’을 향해 품은 열정은 여느 때와는 다르다는 게 선수들의 설명이다. 이는 앤더슨을 지도하는 모습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그간 외국인 선수의 경우 ‘단체 얼차려’에서 ‘열외’를 시켜주는 등 한국 선수와는 조금 다른 대우를 해주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앤더슨은 다른 선수들과 똑같이 기합을 받는다. “너는 외국인 선수가 아닌 우리 선수”라고 말하는 김 감독의 말 때문인지 앤더슨은 ‘엎드려뻗쳐’ 기합을 받으면서도 군소리 한마디 없다는 후문이다.

“저놈은 완전히 미국 놈이네.”

앤더슨이 처음 현대캐피탈에 합류했을 당시 선수단은 ‘너무나 미국적인’ 앤더슨의 행동과 사고방식에 당황했다. 자존심 강하고 팀보다 개인을 생각하는 외국인 선수다운 모습이 두드러졌던 것.

합류 초기 앤더슨은 ‘좋으면 좋고 싫으면 싫다’가 분명한 선수였다. 함께 땀 흘리며 단체생활을 하는 한국 선수들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태도. 코트 안에서 끊임없이 파이팅을 외치는 현대캐피탈 선수들과 달리 앤더슨은 코트에 들어서도 말이 없었다.

웃지도 않고 말도 없는 앤더슨에게 현대캐피탈의 ‘형’들은 딱 한 가지를 주문했다. 바로 ‘무조건 웃어라’였다. 조금씩 한국 선수들에게 젖어든 앤더슨은 이제 연습 중에 실수해도 ‘파이팅’을 외칠 수 있는 선수가 됐다.

한국말 익히며 기합도 동참 … 형들과 호흡 척척

얼마 전에는 안재웅 통역에게 “경기할 때 팀 사기를 높일 수 있는 한국말을 좀 알려달라”고 해 배운 뒤 이를 열심히 연습하고 있단다. 이제 자신을 팀의 ‘막내’로 생각한다는 앤더슨이 팀 내에서 가장 잘 따르는 형은 세터 권영민(28). 코트에서 누구보다 호흡이 잘 맞아야 하는 세터 권영민에게 앤더슨은 이제 한발 먼저 다가가 ‘농담’을 던지곤 한다.

한국형 막내로 자리잡은 앤더슨. 여성 팬들을 사로잡는 수려한 외모의 그가 실력으로도 현대캐피탈의 희망봉으로 우뚝 설지 기대된다.



주간동아 2008.11.18 661호 (p62~63)

백길현 CBS 체육부 기자 pari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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