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57

2008.10.21

“미주 韓商들 경제위기 극복 자신”

  • 송홍근 기자 carrot@donga.com

    입력2008-10-15 17: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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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주 韓商들 경제위기 극복 자신”
    미주한인상공인총연합회 하기환(60) 총회장은 젠틀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다녀온 사람들은 대형 유통업체 한남체인을 봤을 것이다. 그는 이 유통업체를 운영하면서 부동산업과 건축업으로 부를 일궜다.

    “미국 경제가 쑥대밭이에요. 돈을 엄청나게 벌던 IB(투자은행)가 사고를 쳤죠. 주택시장은 나락이고요. 한국계 사업가도 모두 고생하고 있어요.”

    그는 1970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대학에서 박사학위(전자공학)를 받은 뒤 제조업체에서 일하다 사업가로 옷을 갈아입었다.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은 튼튼해요. 금융 쪽에서 버블이 터졌지만 산업기반은 탄탄하죠. 미국의 힘을 믿어요. 회복할 겁니다.”

    그는 최근 윌셔센터 코리아타운 주민의회 의장직을 맡았다. 주민의회는 이 지역에 거주하는 13만명의 자치기구.



    “금융위기로 제조업 쪽으로 진로를 바꾸는 한국계 젊은이가 많아요. 과거엔 IB를 꿈꾸는 친구들이 많았죠.”

    그는 조기유학과 관련해서는 이렇게 충고한다.

    “조기유학은 나빠요. 반대합니다. 대학 졸업하고 유학 오는 게 좋아요. 특히 LA 같은 소비도시로 어린 학생을 보내면 절대 안 됩니다. 아이를 망치는 길이에요.”

    그는 LA 한인회장도 지냈다. 재외동포 참정권 문제는 미국 동포사회의 핫이슈. 김재수 주LA 총영사도 참정권 법제화에 관심이 많다.

    “나는 생각이 좀 달라요. 유학생과 주재원에게 투표권을 주는 것은 찬성이에요. 그러나 영주권자에게까지 참정권을 주는 건 아니라고 봐요. 거주국의 주류사회에 진입하려는 노력을 막고 2세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 같거든요. LA만 해도 한국에서의 출신 지역, 정치 성향에 따라 그룹이 많이 나뉘어 있어요. 한국의 대통령 선거 때마다 한인사회가 두 동강 나고 말 거예요.”

    미주한인상공인총연합회 총회장은 두 명이다. 내분으로 회장이 둘이 된 것. 각자의 총회장을 세운 두 세력은 아직 화합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10월28~30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7차 세계한상대회에 300여 명의 한국계 상공인을 이끌고 참석한다.

    “한상대회는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한인 사업가가 고국의 정을 느끼는 행사예요.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쌓는다기보다 고국 방문의 의미가 더 크죠. 해마다 규모도 커지고 있어요. 올해도 성공리에 마무리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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