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88

2007.06.05

구제불능 아이가 천사로 탈바꿈

  • 손주연 자유기고가

    입력2007-05-29 18: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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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제불능 아이가 천사로 탈바꿈
    2005년 7월 첫 전파를 탄 SBS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는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구제불능인 ‘못된’ 아이를 불과 한 달여 만에 ‘착하게’ 바꾸는 신기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온스타일이 5월26일 첫 방송을 내보내는 ‘내니 911’은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의 원조격인 작품.

    2월 미국 케이블 채널 폭스(Fox) TV에서 시즌3을 끝낸 ‘내니 911’(온스타일에서 방송되는 것은 2005년 11월부터 2006년 3월까지 방송된 시즌2)은 25년간 영국 왕실에서 유모로 활약한 릴리안과 그녀의 베테랑 유모 패밀리-유모 경력 20년의 뎁,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과 규칙이라고 믿는 스텔라, 무질서한 아이들을 다루는 데 재주가 있는 에보니-가 아이들이 가진 나쁜 버릇들을 단 일주일 만에 ‘착하게’ 변화시키는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다.

    매회 한 가정의 사연을 소개하는 ‘내니 911’은 네 명의 유모 중 부모들이 의뢰한 사연을 해결하는 데 가장 적합한 한 명이 아이의 집을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유모는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과 부모의 잘못된 대처방법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첫날을 보낸다. 둘째 날이 되면 유모는 부모의 육아법에 대해 시시콜콜 조언한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 뒤에는 반드시 부모의 육아법이 있다는 이들의 지론에 부모들은 대부분 수긍하지만, 때론 “우리 아이는 우리 방식대로 키우겠다”고 고집을 피워 갈등을 빚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아이 착하게 만들기’라는 대의 앞에선 언제나 합의가 따르는 법. 부모와 유모의 극적인 화해 끝에 기다리는 것은 작은 악마와도 같던 아이들이 천사로 바뀌는 해피 엔딩이다.

    ‘내니 911’이 처음 방송됐을 때 많은 사람들은 이 프로그램이 부모를 위한 교육성 짙은 작품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의 짐작은 빗나갔다. 기대 이상의 많은 시청자들이 ‘내니 911’을 보기 위해 TV 앞으로 모였던 것이다. 결국 Fox TV는 시즌3까지 제작하는 열성을 보였고, 지금은 시즌4의 제작을 고려 중이라고.

    ‘내니 911’이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버릇없는 아이를 착한 아이로 바꾸는 교훈적인 프로그램이라는 겉모습 뒤에 리얼리티 쇼의 장점이 추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리얼리티 쇼가 선정적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대중의 사랑을 받는 까닭은 예측불허의 상황이 주는 신선함 때문이다. 이는 ‘내니 911’ 속 상황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카메라와 상관없이 떼쓰고 억지 부리는 꼬마 악마들과, 이런 아이들 때문에 당황하는 부모들이 보여주는 리얼 드라마는 그 자체로도 충분한 흥밋거리다. 베테랑 유모들이 알려주는 육아법이 무척 평범하다는 사실도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다. 그들이 전하는 규칙은 ‘원하는 것이 있을 때는 말을 해라’ ‘하루 일과표를 지켜라’ 등 매우 단순하지만, 이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천사로 바뀐다.



    26일 방송되는 첫 회에는 부모에게 툭하면 대드는 일곱 살짜리 쌍둥이와 세 살짜리 아들 3형제를 둔 티소네 가족의 이야기가 전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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