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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위 “파파라치 등쌀? 그냥 참아요”

  • CBS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기자 socio94@cbs.co.kr

양조위 “파파라치 등쌀? 그냥 참아요”

양조위 “파파라치 등쌀? 그냥 참아요”
‘우수에 찬 눈동자’를 가진 남자. 홍콩 배우 양조위(량차오웨이·45)의 연기에는 여느 홍콩배우와는 다른 깊고 섬세한 표정이 담겨 있다. 대표작인 ‘화양연화’ ‘영웅’ ‘시클로’ ‘중경삼림’, 그리고 최근 ‘무간도’시리즈까지. 그래서일까. 액션 위주의 연기로 시간과 세대의 부침을 거듭해온 배우들과 달리 양조위는 25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질리지 않는 연기를 선보이며 한국을 포함한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얼마 전, 최신작 ‘상성’(상처받은 도시) 개봉을 앞두고 홍콩에서 그를 만났다. 15년간 연인관계를 지속해온 홍콩 여배우 유가령과의 결별설이 한참 돌고 있던 터라 매니저 측은 “개인적인 질문은 삼가달라”며 신신당부했다.

양조위는 인터뷰 내내 ‘인연’을 강조했다. 자신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모두 인연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아시아 최고 스타지만 딱 한 여자(유가령)와의 관계 말고는 25년간 별다른 스캔들이 없었다. 홍콩은 생각보다 좁다. 서울만한 구룡반도와 홍콩섬에 700만명이 살고 있다. 양조위 같은 스타의 활동 반경으로는 좁디좁다. 100년간 영국령이었다 보니, 홍콩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은 한마디로 영국식이다. 그중에서도 홍콩 파파라치들은 영국 파파라치만큼이나 활발하다. 싱가포르 대만 중국 본토 등으로 왔다 갔다 하지만, 대부분 홍콩이 주요 활동지다.

최근 최지우가 홍콩에 ‘에어시티’를 촬영하러 갔을 때도 체류 기간 내내 잠자는 시간 빼고는 홍콩 파파라치들이 계속해서 따라붙었다. 송혜교도 이들의 집중공략에 몸살을 앓았고, ‘대장금’의 이영애는 거의 ‘전쟁’에 가까웠다.

문제는 이들의 집요한 사진촬영 방식이다. 과거 ‘대장금’의 연생이 박은혜는 홍콩에서 어깨선을 노출한 드레스를 입고 다니다 파파라치들이 위에서 사진을 찍는 바람에 선정적인 포즈(?)의 주인공이 되는 곤욕을 치렀다. 한 남자 배우는 집요한 파파라치의 공세에 짜증을 내다 나중에 홍콩 연예주간지에 코를 후비는 지저분한 모습이 실려 망신살이 뻗치기도 했다. ‘파파라치의 보복’. 당사자는 전전긍긍할 수밖에 없다.



“스타에 대한 호기심 이해”…‘상성’에서 처음 악역

양조위 역시 파파라치의 타깃 중 하나다. 게다가 중화권 스타는 할리우드 배우를 제외하고 이미 세계적 스타인 경우가 많다. 전 세계에 퍼진 화교들이 든든한 팬클럽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양조위는 한 인터뷰에서 파라라치에 대해 간단하지만 재미있는 반응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파파라치에 대처하는 방법은 없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스타에 대한 일반인의 호기심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안다.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참는 것이다.”

‘상성’은 양조위가 25년 연기생활에서 처음으로 악역을 맡은 스릴러물이다. ‘무간도’의 유위강 감독과 다시 손잡은 영화. 처음 캐스팅 당시에는 악역이 아니었다. 하지만 유 감독이 악역에 맞는 사람을 찾지 못해 양조위에게 “당신밖에 없다”며 전화로 설득하자, 양조위는 그냥 전화를 끊어버렸다고. 양조위도 못내 내키지 않았던 것이다. 양조위는 마음을 바꾼 이유에 대해 “자기복제적 연기를 버리는 것도 좋은 경험이라는 생각에 결국 수락했다”고 말했다.

양조위가 주연했던 ‘무간도’는 할리우드의 거장 마틴 스코시즈 감독이 ‘디파티드’로 리메이크해 올해 오스카상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거머쥐는 영광을 누렸다. 양조위 역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맡았다. 그의 기분은 어땠을까.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 것은 어찌 보면 인연이 닿았기 때문이다. 나와 같은 인물을 연기한 디카프리오는 최고의 배우이며, 이번에도 연기를 아주 잘했다.”

그는 두 시간이 넘는 인터뷰 내내 ‘인연’이란 단어를 열 번도 넘게 강조했다. 어떠한 질문을 던져도 양조위의 대답은 ‘다 피할 수 없는 인연 때문’으로 모아졌다. 그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인연. 양조위가 만들어갈 관객과의 또 다른 인연이 영원하길, 영원히 관객 마음속에 남는 인연이 되길 빌어본다.



주간동아 588호 (p76~77)

CBS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기자 socio9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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