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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펀드는 진화 중

‘SRI 펀드’ 산 넘어 산

윤리적·선진 지배구조 기업 등에 투자하는 금융기법 출현… 아직은 걸음마 단계

  •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SRI 펀드’ 산 넘어 산

‘SRI 펀드’ 산 넘어 산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김영호 이사장이 4월3일 창립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펀드 투자의 ‘블루오션’일 뿐 아니라 선진 금융기법을 배우는 데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이다.”

4월3일 저녁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창립총회를 연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이사장 김영호 전 산업자원부 장관) 양춘승 상임이사는 사회책임투자(SRI)의 성공을 확신했다. 한국에서 SRI가 아직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KoSIF에는 금융계와 재계, 학계, 종교계 등 다양한 분야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SRI 펀드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즉 투자 대상 기업을 선정할 때 기업의 재무제표나 성장 가능성 등 수익성은 물론 해당 기업의 경영활동이 친환경적인지, 사회적 윤리에 부합한지 그리고 지배구조는 선진적인지 등을 꼼꼼히 따지는 펀드라고 할 수 있다.

SRI는 이미 선진국에서는 확고하게 자리잡은 투자 원칙이다. 지난해 4월 코피 아난 당시 유엔 사무총장이 발표한 ‘사회책임투자 원칙’엔 자산규모 4000조원의 80여 개 기관이 참여했다. 여기에는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CalPERS), 네덜란드 공무원연금(ABP) 같은 미국과 유럽의 최대 연금펀드가 포함돼 있다.

인프라 미흡·우량주 펀드와의 차별성도 모호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회책임투자 원칙’을 밝힌 곳은 국민연금. 양춘승 상임이사는 “국민연금이 지난해 8월 1500억원을 SRI 펀드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이후 몇 개의 SRI 펀드가 생겨나 4월 초 현재 국내에서는 11개 SRI 펀드가 약 5000억원의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3000억원은 국민연금이 투자한 금액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SRI 펀드는 아직 일반에게 생소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규모도 규모지만 국내 SRI 펀드는 질적으로도 걸음마 단계라는 평가를 받는다. 경제개혁연대 최한수 연구팀장은 최근 한 보고서에서 “국내 SRI 펀드들은 ‘환경경영’ ‘지속적 성장’ ‘지배구조’ ‘사회적 책임’ 등을 투자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그 기준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국내 우량주에 중점 투자하는 우량주 펀드와 차별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도 과제다. 펀드평가 회사 ㈜제로인 신중철 상무는 “삼성전자나 포스코, 국민은행, KT·G 등 우량주 가운데 담배사업을 하는 KT·G만 빼면 SRI 펀드 투자 종목 아니냐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SRI 펀드 상호간 또는 일반 펀드와 비교해서도 투자 종목에서 별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SRI를 위한 인프라 정비도 시급한 과제다. 무엇보다 객관적 기준과 원칙에 따라 각 기업의 사회책임 활동을 계량화, 수치화함으로써 SRI 펀드가 투자할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펀드산업의 영역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는 SRI 펀드가 정착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뜻이다. 양 상임이사는 “SRI 인프라 정비는 물론 다양한 홍보활동을 통해 SRI가 국내에 뿌리내려 돈에도 품격과 영혼이 깃들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주간동아 2007.04.17 581호 (p31~31)

윤영호 기자 yyoung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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