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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DSLR 카메라 메고 스페인 갈래

2007년 ‘머스트해브’ 13選 … 자연주의, 복고지향, 이국취향 인기 끌 듯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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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아침에 새로운 다짐을 붓글씨나 프린터로 뽑아 붙여놓기가 쑥스럽다면, 다이어리에 2007년에 갖고 싶은 것과 함께 적어보자. ‘머스트해브’를 유행어로 만든 CF가 보여주듯, 2007년에 내가 산 물건이 올해 나의 라이프 스타일을 결정할 수 있다. ‘2007 머스트해브’가 보여주는 올해의 트렌드는 자연주의, 복고지향, 이국취향 등이다.
퓨처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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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봄여름 패션에서 ‘튀는’ 경향은 미래파, 즉 퓨처리즘(Futurism)이다. 버버리 프로섬, 후세인 샬라얀, 안나 몰리나리 등 인기 디자이너들이 일제히 은박지처럼 반짝거리는 메탈릭이나 우주복 같은 비닐과 시스루 소재의 의상을 내놓았다.

하지만 패션계의 퓨처리즘은 과거 몇 차례에 걸쳐 일반인들이 추종하기 어려운 트렌드임이 증명됐다. 따라서 올해 거리에서도 포일이나 셀로판지 옷을 입은 사람들을 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에 따라 디자이너들은 화이트 컬러에 레이스처럼 보이는 메탈 장식, 별이나 우주적 그래픽 등을 함께 제시하고 있으며 “로맨틱한 미래파, ‘80년대 록스타 같은 복고적 퓨처리즘’이 유행할 것”(정윤기, 스타일리스트)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사람들은 차가운 기계와 문명을 찬양했던 20세기 초의 미래파 대신 따뜻하고 인간적인 미래를 꿈꾼다. 메탈릭한 구두, 주렁주렁한 실버 액세서리, 반짝이는 커다란 가방과 우주인 같은 구두 등이 ‘퓨처리즘’의 아이콘이 될 듯.

DSLR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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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어려운 ‘디지털 일안 반사렌즈 카메라’가 올해 사이버족의 ‘머스트해브’ 1순위로 떠올랐다. ‘전문가용 디지털카메라’로 불렸던 DSLR가 대중화하고 있는 것. 기존의 디지털카메라가 서로 다른 위치에 놓인 두 개의 렌즈(이안식)로 인해 보는 것과 찍히는 것이 다른 데 비해, DSLR 카메라는 한 개의 렌즈를 통해 대상도 보고 센서에 빛을 보내기도 하므로 보는 대로 찍힌다. DSLR 카메라의 또 다른 장점은 1000만 화소 안팎의 고화소에 필름 구실을 하는 CCD(Charge Coupled Device)가 커서 같은 화소라도 훨씬 더 선명하다는 것. ‘흔들리지 않는 사진’ ‘밤에도 선명한 사진’이라는 카피에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또한 DSLR는 렌즈 교환을 통해 깊이감 있는 사진이 가능하므로 스파게티 한 그릇도 한결 입체감 있게 찍을 수 있다.

무엇보다 커다란 렌즈는 사진기에 얽힌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똑딱이’로는 도저히 따라할 수 없는 예술가적인 ‘폼’을 연출한다. 디지털카메라 사용자의 가장 큰 불만이 ‘사진 찍을 때 폼이 안 난다’는 것이었다고 하니, DSLR 카메라 시장은 올해 100% 이상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렌즈 포함 가격이 100만원대로 떨어진 상품이 나왔다는 것 또한 좋은 소식. 펜탁스 K10D(사진) 기종 바디가 99만8000원대다.

일본 추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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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학평론가가 “더 이상 국내소설에 대해 평할 것이 없다. 할 말이 있다면 일본 소설”이라고 말했을 때만 해도 일시적인 변덕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몇몇 출판계 관계자들이 비슷한 소견을 내놓았고, 이들은 2007년 여름 ‘머스트해브’는 일본 추리소설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이야기가 강세를 보이는 ‘소설 왕국’으로, 지금 한국 출판사들은 앞다퉈 그 금맥을 파내고 있다. 그동안 무시당했던 일본 작가들이 재발견되고 있으며, 일본의 무슨무슨 상 수상 작가라면 출판사들이 무더기로 달려들어 경쟁이 붙는다. 2006년 내내 시나리오 빈곤에 시달렸던 한국 영화계도 일본에서 원작소설을 수입해 소개하는 데 큰 몫을 했다. 한국 독자들의 무라카미 하루키 편식 현상이 퇴조하는 반면, 리얼리티와 강력한 스타일을 가진 일본 소설들이 큰 사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앤디 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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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의 예술 트렌드에서 뒤떨어지지 않으려면 앤디 워홀 회고전에 가보거나 최소한 앤디 워홀 이미지가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어줘야 한다. 앤디 워홀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은백색 헤어스타일은 어떨까? 가장 미국적인 현대미술을 보여주었고, 지금까지 전 세계에 수많은 추종자들과 ‘짝퉁’을 낳고 있는 아티스트 앤디 워홀의 사망 20주년을 되돌아보는 전시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쌈지, 서울대학교 미술관, 삼성 리움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며, 그의 작품을 이용한 문화상품들도 판매되고 있다.

재주 많은 내비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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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운전기사의 ‘머스트해브’가 아니다. 내비게이션이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DMB)과 휴대형 멀티미디어 플레이어(PMP) 기능까지 더해 진화를 거듭하면서 여성과 젊은 운전자들의 ‘머스트해브’로 떠오르고 있다. 2006년 150만 대 정도가 팔려나가며 ‘미오’ ‘아이나비’가 유명세를 떨친 내비게이션 시장에 올해 LG와 삼성이 뛰어든 것만 봐도 내비게이션 시장이 얼마나 커질지 짐작케 한다.

테크놀러지 제품 담당 기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70여 개에 이르는 군소 내비게이션 업체들은 정리되고, ‘다다익선’을 보여주는 똑똑한 내비게이션들이 적자생존 원리에 따라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길찾기’ 기능만 있는 내비게이션을 달면 ‘아저씨’로, 차 밖에서는 DMB나 PMP로 변신하는 슬림한 내비게이션을 사면 ‘오빠’로 분류된다는 점도 알아두자. DMB 겸용 최신형 미오 내비게이션(사진)이 50만원대.

오거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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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이 오염됐다고 믿는 깐깐한 자연주의자들은 2007년에 ‘오거닉’과 ‘그린’ 상품을 선택할 것이다. 일상적인 음식은 물론 커피, 차, 와인 같은 기호식품들에서 화장품까지 오거닉 열풍이 거세다. 동물애호가로 유명한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는 화학성분과 동물성분을 일절 쓰지 않는 남녀 공용의 오거닉 화장품 브랜드 ‘케어’(사진)를 내놓아 화제고, 클라란스의 회장은 한국을 방문해 ‘식물 예찬론’을 폈다. 농약을 쓰지 않은 오거닉 코튼으로 만든 리바이스의 데님 라인 ‘에코’를 비롯해 DKNY의 ‘퓨어’ 라인, ‘룸스테이트’ ‘에둔’ 등 오거닉 브랜드들이 ‘2007의 머스트해브’가 될 전망이다.

싱글 몰트 위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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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몰트 위스키는 여러 가지 곡물과 몰트 원액을 섞어 이상적인 맛을 만드는 블렌디드 위스키와 달리 100% 몰트 원액으로 만들어지는 스카치 위스키다. 싱글 몰트 위스키는 한국에 소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순수’라는 이미지와 15년산 이상을 주로 판매하는 고가 프로모션 전략으로 남성 하이엔드 마켓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15년간 9배 이상 시장이 늘어났으며, 매출 증가율도 매년 커지고 있다.

싱글 몰트 위스키의 인기는 술을 ‘양’으로 마시는 시대에서 ‘맛’을 즐기는 시대로 변화했음을 의미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싱글 몰트 위스키는 글렌피딕(사진)으로 짙은 과일향과 달콤한 바닐라향이 컨셉트.

뮤지컬 ‘레미제라블’과 ‘댄싱 섀도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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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은 7080 틈새 문화에서 문화산업의 중심으로 성장했다. 대형 영화사, 이벤트사, 극단 등 기획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금융자본을 유치해 초대형 뮤지컬을 올리고 있다. ‘2007 머스트해브’로 꼽히는 뮤지컬 공연으로는 조승우 주연의 ‘렌트’(조승우 공연일의 티켓은 구하기가 쉽지 않다), 7080 여성들이 보고 또 보는 ‘맘마미아’, 태풍의 눈이 될 브로드웨이 대작 ‘레미제라블’(사진), 차범석의 사실주의 연극 ‘산불’을 외국 연출진이 재해석한 창작뮤지컬 ‘댄싱 섀도우즈’, ‘하드록카페’ 등을 들 수 있다. 한국 청년문화의 실력을 보여준 ‘비보이’를 내세운 뮤지컬도 많이 기획돼 1020의 ‘2007 머스트해브’가 될 듯.

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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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가을부터 시작된 빅백의 열풍은 2007년 빅뱅으로 이어진다. 샤넬이 처음 비닐 빅백 ‘코코카바스’를 선보였을 때 그 엄청난 크기에 ‘노숙자 같다’거나 ‘모델이 가방 안에 들어가겠다’는 말도 나왔지만, 전 세계의 트렌드 세터들은 한 점 남김없이 빅백을 싹쓸이해버렸고, 화들짝 놀란 다른 브랜드들도 앞다퉈 빅백을 내놓았다. 화장품은 물론 옷, 책과 서류, 간식, 아이들 장난감까지 몽땅 쓸어넣을 수 있는 빅백은 가정과 일, 돈도 가져야 하는 2007년 슈퍼우먼의 상징이다.

파이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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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가죽’이란 말이 주는 거부감 때문일까. 이제 패션 관계자들은 ‘뱀가죽’ 대신 ‘파이톤’이라는 말을 쓰면서 ‘2007년의 럭셔리 머스트해브’에 반드시 포함시킨다. 작은 보석(?)처럼 보이는 뱀의 비늘은 반짝거리는 로맨틱 퓨처리즘과 썩 잘 어울리고, 80년대풍의 과장된 복고와도 잘 맞는다. 무엇보다 파이톤은 육감적이며, 현대적 사치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를 원하는 2007년 패션 리더들이 가장 소망하는 아이템이 될 것 같다. 점잖은 아르마니에서 낭만적인 구찌, 끌로에, 마놀로 블라닉, 체사레 파조티 등 거의 모든 브랜드에서 파이톤 구두와 백을 내놓았다. 뱀가죽 쓰레기통과 사진 액자까지 나왔다. 물론 동대문 두타에도 파이톤 프린트 구두들이 쏟아지고 있다.

기부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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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도 트렌드가 될 수 있을까? 그렇다. 기부금 영수증 혹은 기부 선물카드는 ‘2007 머스트해브’이고, 편지함엔 자선파티 초대장이 꽂혀 있어야 유행에 뒤처지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명품 브랜드들이 부자들을 위한 런칭 행사를 열 때도 각종 기부 목적을 내걸고 있으며, 전시회와 출판, 와인파티의 또 다른 명분에도 ‘채러티’가 포함돼야 흥행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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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명품관 애비뉴엘은 ‘러브백’ ‘러브티셔츠’ 등 자선 아이템 판매(사진 왼쪽)를 ‘노블리스 오블리제’ 캠페인으로 확대하는 중이고, 패션브랜드 구호는 불우이웃의 개안수술 비용 마련을 위해 디자이너와 작가들의 ‘재능 기부’로 디자인한 티셔츠를 판매해 호평을 듣고 있다. 기부와 나눔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재단’에서는 타인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기부 선물’도 가능하다. 지갑 속 수십 장의 크레디트카드 속에 기부 카드가 있다면 당신이 바로 올해의 트렌드 세터다.

스페인 와인 · 스페인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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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현실에 대한 반동으로 색다른 곳과 낯선 여행지에 대한 호기심은 점점 커질 전망이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마지막 남은 ‘유럽의 보석’ 스페인이 뜨고 있다. ‘오 기사, 행복을 찾아 바르셀로나로 떠나다’ ‘스페인, 너는 자유다’ 등 스페인 관련 서적들이 인기를 얻고 있으며, 스페인 영화 ‘판의 미로’가 흥행에서 뜻밖의 성공을 거뒀다. ‘유럽 4개국 일주’ 같은 관광상품이 시들해지고, 한 지역만 집중적으로 관광하는 여행 상품이 트렌드라는 점도 스페인 여행에 대한 유혹을 한껏 키운다.

와인업계에서도 올해 이탈리아 와인의 강세 속에 스페인 와인의 약진이 기대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2007 머스트해브 와인’은 병에 스페인 투우의 상징 황소가 매달려 있는 토레스사(社)의 ‘상그레 데 토로’(1만6000원대, 사진).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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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남성들의 ‘로망’은 자전거다. ‘당신의 차와 이혼하라’(케이티 앨버드, 돌베개 펴냄)의 지은이처럼 자전거를 타는 데 정치적, 경제적 전략까지 동원할 필요도 없다. 건강에 좋고, 친환경적이며, 무엇보다 요즘 자전거는 스타일도 좋다. ‘스페셜라이즈드’나 ‘트렉’ 같은 럭셔리 바이크 브랜드가 인기 있고, 한국의 이륜차 브랜드 ‘삼천리’도 고가 라인 ‘첼로’를 내놓은 뒤 삼천리를 누비라고 권하고 있다. 자전거가 ‘바이크’가 되면서 무릎 나온 ‘추리닝’ 바람에 헌 자전거를 탈 수 없게 된 것은 유감이다. 선망의 동아리가 된 ‘자출사’(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모임) 때문일까, 화려한 광택의 라이딩복을 입고 도심을 활보하는 멋쟁이들을 점점 더 자주 보게 될 전망이다.



주간동아 2007.01.16 569호 (p52~54)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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