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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몰락하는 트렌디 드라마

‘그 나물에 그 밥’ … 물량공세 불구, 시청자 외면

  • 배국남 마이데일리 대중문화 전문기자 knbae24@hanmail.net

‘그 나물에 그 밥’ … 물량공세 불구, 시청자 외면

‘그 나물에 그 밥’ … 물량공세 불구, 시청자 외면
‘질투 신드롬’ ‘애인 신드롬’ ‘차인표 신드롬’‘애기야 신드롬’ ‘삼순이 신드롬’…. 장동건, 배용준, 차인표, 원빈, 송승헌, 최지우, 송혜교, 김태희…. 그리고 아시아 전역에서 일고 있는 거센 한류. 이 모든 현상의 진원지는 어디일까. 수많은 신드롬과 스타, 그리고 한국 대중문화사에 가장 의미 있는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는 한류 뒤에는 바로 트렌디 드라마가 있다.

1980년대 중반, 일본의 도쿄방송(TBS) 등은 저조한 드라마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트렌디 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이 같은 일본 트렌디 드라마의 요소를 도입해 태어난 한국형 트렌디 드라마의 효시는 1992년 6월1일에 첫 방송을 한 ‘질투’다. ‘질투’가 새로운 장르인 트렌디 드라마의 역사를 연 이래 지난 14년 동안 트렌디 드라마는 방송 3사 드라마의 주요한 흐름을 형성하며 가장 인기 있는 장르로 부상했다.

특히 트렌디 드라마는 시청률의 미다스 장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0, 20대 젊은 층의 열렬한 환호를 받은 ‘질투’ ‘사랑을 그대 품안에’ ‘애인’ ‘파리의 연인’ ‘내 이름은 김삼순’ 등은 30~60%대의 엄청난 시청률을 기록했다.

보통 트렌디 드라마의 길이는 16~24부 형태로 비교적 짧다. 10, 20대 스타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화려하고 감각적인 화면과 빠른 템포, 경쾌한 배경음악 등을 사용해 신세대식 사랑과 생활을 보여주는 것이 트렌디 드라마의 전형이다. 또 탄탄한 내러티브보다는 젊은 취향을 공략할 수 있는 이미지 중심의 영상에 무게중심을 두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이처럼 엄청난 시청률을 바탕으로 수많은 스타를 양산해온 트렌디 드라마가 올 들어 돌연 시청률 고공비행을 멈췄다. 일부에서는 트렌디 드라마 퇴조론, 심지어는 용도폐기론마저 나올 정도다.



올 들어 방송된 트렌디 드라마 중 20%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은 전무하다. 트렌디 드라마의 대가라고 인정받는 윤석호 PD의 계절연작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봄의 왈츠’(5월16일 종영)는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현재 방영 중인 KBS의 ‘미스터 굿바이’와 ‘위대한 유산’, MBC의 ‘어느 멋진 날’ ‘불꽃놀이’, SBS의 ‘101번째 프로포즈’ ‘스마일 어게인’ 등 6편의 트렌디 드라마는 김희선, 안재욱, 성유리 등 톱스타를 기용하고 해외촬영 등 막대한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는데도 한 자릿수나 10%대 중반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트렌디 드라마가 왜 이렇게 대중에게 외면받는 것일까? 그 이유는 요즘의 드라마들이 트렌디 드라마의 생명인 시대상황과 젊은이들의 트렌드를 포착하지 못하거나 시대착오적인 트렌드만을 전개하고 있는 데서 찾아야 할 것 같다. 한마디로 요즘 트렌디 드라마에는 트렌드가 없다. 그야말로 ‘단팥 없는 찐빵’ 격이다.

‘미스터 굿바이’ ‘어느 멋진 날’ 등 요즘 방송되고 있는 6편의 트렌디 드라마는 출생의 비밀을 갖고 있거나 불우한 처지의 건달, 고아가 한 여자를 만나면서 진정한 사랑을 찾는다는 비슷비슷한 내용의 멜로드라마다. 여기에는 젊은이들을 매료시킬 트렌드도 없고 시대정신을 포착한 드라마적 포인트도 전무하다.

또한 캐릭터의 상투성, 내용의 진부함, 전형적인 사건이나 상황 등 천편일률적인 획일성 역시 국내 시청자뿐만 아니라 한류의 지지층인 해외 팬들마저 트렌디 드라마를 외면하게 만드는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트렌디 드라마가 이 같은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현재를 호흡하는 젊은이들의 트렌드를 포착해야 한다. 그리고 이 트렌드를 바탕으로 다양하고 독창적인 캐릭터와 내용, 형식을 전개해나가야 한다. 트렌드가 실종된 지금의 트렌디 드라마는 시청자의 외면을 확대재생산할 뿐이다.



주간동아 2006.06.20 540호 (p80~81)

배국남 마이데일리 대중문화 전문기자 knbae2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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