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22

2006.02.14

以熱治寒 “어, 시원하다”

  • 최미선 여행플래너 / 신석교 프리랜서 여행 사진작가

    입력2006-02-13 13: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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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以熱治寒 “어, 시원하다”

    눈 속에서 즐기는 설악워터피아 노천탕.

    찬바람이 코끝에 맵게 와 닿는 한겨울에는 개운하게 몸을 풀 수 있는 온천이 제격이다. 싸늘한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은 어서 오라는 유혹의 손짓이다.

    한겨울에 즐기면 더 좋은 노천온천

    온천욕은 물 안과 밖의 온도차가 클수록 혈관 확장과 수축이 활발해져 체내에 쌓인 노폐물이 잘 빠져나간다. 겨울철에 노천온천이 효과 만점인 이유다.

    미시령을 넘어 속초 앞바다를 코앞에 둔 설악워터피아는 강원도 여행 후 여독을 풀기에 좋은 곳. 노천온천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바위탕을 비롯해 온천물이 인공 암벽을 타고 떨어지는 폭포탕에 몸을 담그면 골 깊은 계곡물에 들어앉은 느낌이 든다. 온천물이 바다처럼 파도를 치는 파도 풀은 남녀노소가 좋아하는 물놀이 시설이다.

    이곳의 즐거움은 날이 추울수록, 눈이 많이 올수록 커진다. 뼛속까지 파고드는 추위에 몸을 움츠렸다가 뜨끈한 온천물에 몸을 담갔을 때의 상쾌함이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바람이 스치고 지날 때마다 코끝에 싸늘한 기운이 감돌지만 온천탕에 앉아 있으면 “시원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여기에 눈발이라도 흩날리면 금상첨화.



    이곳의 노천온천은 낮보다 밤이 더 운치 있다. 어둠이 깔리면 온천탕마다 은은한 조명이 켜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까만 하늘에 총총히 뜬 별들도 감흥을 더해준다. 문의 033-635-7711

    겨울 산행 후 몸 푸는 해수찜

    전북 고창군 상하면에 있는 구시포해수욕장은 안면도처럼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해수욕장 앞으로 가막도를 비롯해 작은 섬들이 아기자기하게 떠 있고,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가 그림 같다.

    해수욕장 앞에 해수찜으로 고창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른 구시포해수월드가 있다. 선운사에서 차로 20분 거리로 겨울 산행을 끝내고 몸을 풀기에 좋은 곳이다. 선운산에 올랐다가 구시포해수욕장에서 일몰을 감상한 뒤 뜨끈한 해수찜으로 얼었던 몸을 풀면 그야말로 일석삼조.

    겉에서 볼 땐 여느 목욕탕처럼 아담하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시설이 다양하다. 보성 녹차잎을 뜨거운 해수에 푼 녹차탕, 바닷가 모래밭에서 찜질하는 것과 똑같은 효과를 내는 모래찜질방, 여성들에게 특히 좋다는 쑥찜탕, 4시간 동안 소나무 장작으로 지핀 열기로 인해 한 번 들어갔다 나오면 노폐물이 다 빠져나간다는 불한증막….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곳의 백미는 해수찜이다. 해수는 몸속 혈장과 성분이 비슷해 세포와 혈관을 빠른 속도로 자극, 오장육부를 덥게 만들어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효과가 뛰어나다. 해수 염도가 높을수록 효과는 더 확실하게 나타난다. 구시포 앞바다의 물이 전국에서 가장 염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以熱治寒 “어, 시원하다”

    펄펄 끓인 해수에 약초를 담가놓은 구시포해수월드 찜질탕(위 사진). 숯가마터에서 숯을 굽고 있는 인부들.

    우물처럼 만들어진 웅덩이 안에 담긴 해수는 80~90℃로 거의 끓는 물에 가깝다. 때문에 해수찜을 하려면 두툼한 찜복을 입어야 한다. 큰 타월을 물에 담갔다가 건져 어깨나 허리, 다리 부위에 감싼 뒤 식으면 같은 과정을 반복하면 된다. 이때 수건으로 몸을 문지르는 것은 금물. 해수 염도가 높은 데다 뜨거워서 자칫 살갗이 벗겨질 염려가 있다. 처음엔 수건을 몸에 대는 것만으로도 뜨거워 가슴이 뜨끔거리지만 몇 차례 되풀이하다 보면 익숙해져 몸이 개운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해수찜을 한 뒤 냉탕에 들어가는 것도 금물. 해수찜은 해수 자체가 삼투압 현상에 의해 뜨거운 열기가 몸속으로 스며드는 것으로 갑자기 냉탕에 들어가면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격이다. 대신 얼음을 동동 띄운 식혜 한 사발 들이켜면 속이 개운해진다. 문의 063-561-3323

    재래식 천연 숯가마 찜질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 포동리, 일명 고래골 강원참숯마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재래식 숯가마터로, 숯을 구워낸 뒤 남은 열기를 이용해 숯가마 찜질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 숯가마는 20여개. 가마마다 ‘월요일방’부터 ‘일요일방’까지 이름이 붙어 있다. 말하자면 월요일에 개방되는 가마는 ‘월요일방’으로 불리는 것. 평일에는 1~2개, 주말에는 3~4개 정도씩 개방된다. 찜질방 요일을 맞추기 위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가마에 불을 지피기 때문에 연기가 끊임없이 피어오른다.

    숯을 꺼낸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가마 안에 들어서면 2~3분도 안 돼 등이 후끈거리며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한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황토로 뒤덮인 숯가마에서 발산되는 원적외선은 물체의 속부터 데워준다. 1700℃에서 달궈진 가마는 살균이 확실히 된 데다 숯의 제습 성분으로 땀을 흘려도 끈끈함 없이 개운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찜질방에서 땀을 흘리면 배가 출출해지게 마련. 달걀을 가져가 찜질방 안에서 익혀 먹어도 좋고 인근 식당에서 미역국을 먹는 것도 좋다. 또한 고기를 준비해 가 이곳에서 만든 숯에 얹어 구워 먹는 맛도 일품이다.

    이곳에선 언제 가도 숯을 꺼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보통 한 가마당 5t 트럭 2대 분량의 숯이 나온다고 한다. 숯은 꺼낼 때가 가장 조심스럽다. 불구덩이를 잘못 헤집으면 숯 덩어리가 부서지기 십상인데, 숯은 크기에 따라 값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숯가마 찜질 후 갓 구워낸 숯을 저렴한 가격에 사올 수 있다는 것도 이곳만의 장점이다. 문의 033-342-4508

    한화리조트 가는 길
    (국도) 서울-미사리-팔당대교-양평-홍천-인제-용대리-미시령-한화리조트
    (고속도로) 서울-영동고속도로-대관령-현남IC-주문진-양양-속초-한화리조트

    구시포해수욕장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고창IC에서 빠져나와 15번 도로를 타고 아산으로 와서(733번 지방도) 해리, 하장을 지나면 구시포해수욕장을 알리는 이정표가 보인다.

    강원참숯마을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둔내IC로 빠져나와 횡성 방향으로 좌회전-6번 국도를 타고 5.5km가량 가면 오른쪽으로 강원참숯마을 이정표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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