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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아드보카트號 대변신 연구

카리스마 넘치는 여우… 선수는 죽도록 뛴다

아드보카트 조련법 … 어르고 화내고 달래고, 이름값보다 실력 최우선

  • 두바이·리야드=양종구/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기자 yjongk@donga.com

카리스마 넘치는 여우… 선수는 죽도록 뛴다

카리스마 넘치는 여우… 선수는 죽도록 뛴다

딕 아드보카트.

지옥의 해외 전지훈련에 나선 한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딕 아드보카트(59) 감독이 뉴스의 초점으로 떠올랐다. 외모에서 풍기듯 강인한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휘어잡아 경기마다 달라진 모습을 보이자 2002한일월드컵 때 한국의 4강 신화를 만들어낸 거스 히딩크 감독(현 호주대표팀 감독)과 ‘닮은꼴’이라며 그의 행동 하나하나가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월드컵이다. 본선까지 가는 과정에서 이기고 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팀이 어떻게 바뀌어가는지에 관심을 가져달라.”

아드보카트 감독은 2001년 초 처음 한국에 와서 히딩크 감독이 강조했던 것과 같이 눈앞의 승패보다는 본선 결과를 지켜봐달라고 강조하고 있다. 과연 아드보카트 감독도 히딩크 감독과 같이 웃는 얼굴로 한국을 떠날 수 있을까.

사실 아드보카트 감독이 처한 상황은 히딩크 감독보다 열악하다. 2002년엔 홈에서 열렸다는 이점 외에도 K리그 일정과 상관없이 대표선수들을 1년 반 동안 조련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은 독일로 원정 가 경기를 치러야 하는 데다 선수들과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이 두 달여밖에 없다. 대표팀은 이번 전지훈련을 마친 뒤 독일월드컵을 한 달 남겨둔 5월 초 다시 소집된다.

합리·포용적 지휘, 독재자 히딩크와 정반대



사정이 이렇다 보니 아드보카트 감독은 히딩크 감독과는 다른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 그 첫 작업이 2002년 히딩크 감독을 보좌했던 핌 베르베크(49) 수석코치와 아프신 고트비(41) 기술분석관, 홍명보(37) 등을 모두 코치로 영입한 것. 한국 선수들과 한국의 축구 문화에 정통한 사람들을 끌어 모아야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단 아드보카트의 이 같은 조치는 성공적인 것으로 보인다. 베르베크 수석코치와 함께 한국에 온 히딩크 감독은 박항서, 정해성 등 한국인 코치를 영입하고도 1년 넘게 시행착오를 거친 뒤에야 한국 축구를 이해했는데, 아드보카트 감독은 짧은 시간 동안 한국 선수들의 행동은 물론 심리상태까지 꿰뚫어볼 수 있을 정도가 됐다. 경험 있는 참모들이 제구실을 톡톡히 한 것이다.

히딩크 감독이 다소 독선적이라면 아드보카트 감독은 포용적이다. 결정을 내릴 땐 언제나 베르베크와 고트비, 홍명보 코치 등과 상의한다. 홍 코치는 “감독님은 합리적이다. 우리들에게 맡기고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면서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결론을 내릴 땐 언제나 코치들 의견을 들은 뒤 결정한다”고 말한다. 히딩크 감독은 코치들에게 훈련시간도 알려주지 않는 등 지나치게 독선적인 지휘 스타일 때문에 코칭스태프와 자주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이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도 히딩크 감독과는 다르다. 히딩크 감독은 1년 동안 차분히 60여명의 선수를 테스트하며 최종 엔트리 23명을 구성해 주로 훈련을 통해 전력을 업그레이드했다.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은 짧은 시간에 선수들을 테스트해야 했다. 그래서 선택한 카드가 가능한 한 많은 A매치(국가대표 간 경기)를 치르는 것. 그는 “유럽이나 남미에 비해 수준이 떨어지는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국제경기 경험이다. K리그에서 아무리 날고 긴다고 해도 국제 경험이 없다면 세계적인 팀과 맞붙어서 제대로 싸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여우… 선수는 죽도록 뛴다

거스 히딩크

아드보카트 감독은 1월16일 시작된 6주간의 전지훈련을 ‘경기를 통한 훈련’이라고 명명했다. 히딩크 땐 4개월간 10경기를 했는데 아드보카트 감독은 6주간 10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벌이고 있다. 3~5일 간격으로 열리는 A매치를 준비하고 경기를 치른 뒤 부족한 것을 보충하는 훈련을 통해서 국제 수준의 축구를 선수들에게 느끼게 하는 게 목표다. 주로 해외에서 평가전을 벌이는 것은 원정경기에 대한 적응도를 높이려는 계산에서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1월18일 아랍에미리트(UAE·0대 1 패), 1월21일 그리스(1대 1 무승부), 1월25일 핀란드(1대 0 승), 1월29일 크로아티아(2대 0 승), 2월1일 덴마크(1대 3 패)와의 경기를 통해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두었다. 매 경기 다양한 카드를 실험하며 포백 수비라인의 가능성을 찾아냈고, 백지훈(서울)·이호(울산)·김정우(나고야) 등 ‘젊은 피’ 미드필더들도 발굴해냈다.

아드보가트 감독은 훈련 중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이 실수를 할 경우엔 큰 소리로 혼낸다. 때로는 불같이 화를 내기도 한다. 좀처럼 선수들에게 화를 내지 않았던 히딩크 감독과 다른 모습이다. 홍 코치는 “감독님은 실수를 할 때는 무섭게 대하기도 하지만 추후에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주기 때문에 선수들이 더 잘 배울 수 있다. 또 선수를 귀찮게 하지 않는다. 미팅도 자주 하지 않는다. 선수들에게 최대한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다. 그런 만큼 선수들은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고 열심히 뛴다”고 말한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카리스마 넘치는 여우다. 1월18일 열린 UAE전에서 죽을 쑨 뒤 의기소침한 장학영(성남)을 그리스전에 다시 투입, 자신감을 되찾게 했다. 1월21일 그리스전에서 컨디션 난조를 보인 조원희(수원)를 일찍 빼면서도 악수하고 끌어안으며 다독여주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쓰며 선수들을 조련하고 있다. 이름값보다는 실력으로 선수를 판단해 신뢰를 얻고 있기도 하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월드컵 본선을 위해 5월 대표팀을 소집할 때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영표(토트넘 홋스퍼) 등 유럽파를 포함한 23명의 최종 엔트리를 구성, 집중적인 조련을 할 계획이다. 그는 “월드컵 직전에는 파워프로그램 등 다양한 과학적 방법을 시행해 전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에 이어 아드보카트 감독의 ‘코리안 드림’이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주간동아 2006.02.14 522호 (p70~71)

두바이·리야드=양종구/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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