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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아드보카트號 대변신 연구

‘포백 수비’그래 가는 거야!

한국 축구 유럽팀 격파 위해 강한 수비 절실 … 상황에 따라 ‘포백-스리백’ 혼용 시스템 만들기

  • 두바이·리야드·홍콩 = 최원창/ 축구전문기자 gerrard@jesnews.co.kr

‘포백 수비’그래 가는 거야!

‘포백 수비’그래 가는 거야!

1월29일 칼스버그컵 축구대회 한국과 크로아티아 경기에서 한국의 수비수들과 크로아티아 공격수들이 공중볼을 얻기 위해 다투고 있다.

“유럽팀을 격파하기 바라는가? 그렇다면 강한 포백 수비가 절실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작은 장군’ 딕 아드보카트(59) 감독은 포백 수비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해외 전지훈련을 이끌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두바이(UAE)와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 홍콩에서 포백 수비를 집중적으로 조련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히딩크·코엘류·본프레레를 거치며 검증을 받은 스리백을 고수하는 게 낫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아드보카트 감독이 포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현대 축구의 포메이션은 ‘펠레나 마라도나처럼 2∼3명의 수비수를 단숨에 제치는 선수는 없다’는 가정에서부터 시작한다. 어떤 상황에서든 수적으로 우위를 점하면 경기를 이길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 공격수가 2명(투톱)이라면 3명의 수비수(스리백)를 배치하는 게 정석이다. 공격수가 1명(원톱)일 경우에는 2명의 수비를 중앙에 배치한 뒤 좌우 풀백을 공격에 가담시키는 포백 형태를 취하고, 공격수가 3명(스리톱)이라면 공격수보다 1명이 많은 4명을 수비에 배치한다.

아드보카트 감독 “덴마크전 패배 수비라인 탓 아니다”

유럽 축구는 현재 원톱 공격이 대세다. 2명이 나서면 오프사이드 함정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1명을 최전방에 내세우되 미드필더를 강화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4-2-3-1이나 4-2-1-3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팀을 뛰어넘기 위해 포백 수비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월드컵 조별리그 프랑스와 스위스전에서 상대 원톱을 막기 위해 3명의 수비수를 배치한다면 한국은 그만큼 수적인 열세에 놓여 경기를 주도할 수 없을 것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1월21일 그리스전부터 2월1일 덴마크전까지 유럽 4개국을 상대로 포백을 집중 테스트했다. 그리스전에서 한국은 9개의 슈팅을 내줬고, 그리스의 주장 자고라키스에게 1실점 하며 약간은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이후 핀란드와 크로아티아를 상대로는 각각 2개의 슈팅밖에 허용하지 않는 안정된 수비력을 보여줬다. 특히 조원희(수원), 이호(울산), 김두현(성남) 등 젊은 선수들의 유기적인 협조 플레이가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2월1일 덴마크전에서는 수비수 간의 지역 분담이 무너지면서 3골을 내주었다.

히딩크 감독은 세 차례 포백 실험에 나섰다가 모두 실패한 바 있다. 그러나 아드보카트 감독은 “수비 조직력에 만족한다” “덴마크전 패배는 수비라인 탓이 아니었다”는 말을 반복하며 포백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핌 베르베크(49) 수석코치는 2002년팀보다 포백에 대한 전술 이해도가 향상됐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소속팀과 청소년대표팀 등에서 포백을 경험했던 젊은 선수들이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2006년팀 선수들은 포백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불완전함을 드러내고는 있으나 포백이 어느 정도 틀을 잡은 데는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37) 코치의 역할도 적지 않았다. 홍 코치는 스리백과 포백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선수들에게 녹여내며 포백의 빠른 정착에 일조했다. 그는 “포백은 개인 능력보다는 수비수와 미드필더·공격라인의 유기적인 움직임이 필요한데, 선수들이 이를 잘 따라주고 있다”고 말했다.

독일월드컵의 주류 포메이션은?

‘압박’ 대세 …‘4-2-1-3’이 유력


‘포백 수비’그래 가는 거야!
‘월드컵을 꿰뚫을 황금 포메이션을 찾아라.’

축구 전술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화돼왔다. ‘킥 앤드 러시’로 출발한 전술이 고도로 조직화되면서 축구는 더욱 흥미로워지고 있다. 1925년 현재의 형태로 오프사이드 룰이 개정되면서 M-M포메이션(4-2-4)과 WM포메이션(3-2-2-3)이 세계를 지배했고, 이후 4-2-4, 4-3-3을 거쳐 네덜란드의 토털사커와 이탈리아의 카테나치오(빗장수비), 3-5-2, 4-4-2가 등장했다. 포메이션의 변화는 스타 플레이어의 출현과 궤를 함께하기도 한다. 브라질의 축구영웅 펠레를 막기 위해 스위퍼 개념이 생겨났고, 마라도나가 활개 치자 미드필드부터 강하게 수비하는 ‘압박’이 대세를 이루었다.

그렇다면 독일월드컵의 핵심 포메이션은 무엇일까. 유럽의 축구 전문가들은 4명의 수비수와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그리고 1명의 플레이메이커와 3명의 공격수를 배치하는 4-2-1-3이 월드컵 우승을 이끌 것이라고 보고 있다. 4-2-1-3은 유로2004(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유행한 4-2-3-1을 보완한 것이다. 유로2004에서 우승 후보로 꼽힌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등은 레알 마드리드가 자랑하던 4-2-3-1을 전격 가동했다. 4-2-3-1은 최전방과 최후방뿐만 아니라 좌우의 폭도 압축시킨다. 따라서 상대의 투톱 공격라인을 오프사이드 함정에 몰아넣기가 쉽다. 또 원톱 뒤에 3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하면서 공격력도 배가할 수 있다.

그러나 유로2004에서 4-2-3-1은 처참하게 무너졌다. 네덜란드의 축구영웅 요한 크루이프가 지적했듯, 원톱과 3명의 미드필더들이 원활하게 ‘소통’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라울(스페인), 비에리(이탈리아) 등 킬러들이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면서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는 비참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고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4-2-3-1에서 진화한 4-2-1-3은 공격라인의 ‘소통’을 돕기 위해 최전방 공격수 좌우로 윙포워드를 배치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4-2-1-3이 황금 포메이션이 될지는 미지수다. 축구 전술은 각 대륙 및 국가의 축구 전통에 신체적 조건, 문화적 환경까지 작용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브라질은 브라질답고 독일은 독일다워야 승리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포백 도전에는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맞붙은 유럽팀들의 공격수들은 주전이 아닌 유망주 위주로 꾸려져 있어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티에리 앙리, 다비드 트레제게나 스위스의 알렉산데르 프라이를 상대한다면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유럽팀과의 평가전에서 한국의 포백 라인은 좌우 측면 뒤쪽을 쉽게 내주고, 공중볼 처리 미숙으로 일대일 찬스를 허용하는 허점을 보여주었다. 특히 상대의 역습에 수비라인이 자주 뚫렸다.

한국이 그동안 포백 수비에 적응하지 못한 이유는 좌우 풀백이 미드필드까지 진출했을 때 그 공백을 메우는 커버 플레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상당히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이 부분은 반드시 보완해야 할 과제다. 따라서 ‘약속된 커버링’에 대한 숙달 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수비수들의 공중볼 처리 능력도 보완해야 한다. ‘토고의 킬러’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는 190cm의 장신이다. 프랑스의 앙리는 188cm, 트레제게는 187cm로, 이들은 위력적인 고공 플레이를 펼친다. 덴마크전에서 공간을 이용한 상대의 포스트플레이에 수비라인이 흔들린 모습이 월드컵에서도 재현될 수 있는 것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의 포백은 변화무쌍하다. 그는 선수들에게 익숙한 스리백의 전통에 포백의 장점을 얹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영표(토트넘 홋스퍼)와 조원희 등 좌우 풀백의 활동 폭을 조절하면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할 수 있다. 스리백을 가동한 지난해 11월 스웨덴전과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준비돼 있었다. 최진철은 “상대가 공격전술을 바꿀 경우 포백으로 바꾼다는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 아드보카트 감독과 베르베크 코치는 ‘스리백이냐, 포백이냐’는 이분법적 논리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리백을 쓴 것으로 알려진 2002 한일월드컵에서도 상황에 따라 송종국의 활동 폭을 조절하면서 스리백과-포백의 경계를 넘나들었다는 것이다.

스리백과 포백의 혼용에 대해 베르베크 코치는 “선수들이 스스로 판단해 스리백과 포백을 넘나들 수준에 이르렀다”고 자신했다. 상대의 전술이 바뀔 때마다 벤치에서 수비 전술 변화를 지시할 수는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4만5000명에서 6만명이 운집할 월드컵경기장에서 벤치가 특정 상황에 맞춰 지시를 내리기는 힘들다. 선수들이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면서 “2002년 홍 코치가 그라운드에서 감독 노릇을 한 것처럼 이번에도 특정 선수가 전술 변화를 지휘할 것이다”고 밝혔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데뷔전이던 지난해 10월 이란전에서 전반 스리백을 가동하다가 후반 들어 포백으로 바꾸었다. 이란이 경기 전 예상한 4-4-2 대신 4-5-1 형태로 나섰기 때문이다. 이 경기 직후 베르베크 코치는 “우리는 포메이션을 바꾸는 데 45분이나 걸렸다. 세계 수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1분 안에 새로운 전술을 가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홍콩 전지훈련을 마친 뒤 그는 “이제 우리 팀도 1분 안에 선수들 스스로의 판단으로 수비라인을 바꿀 능력을 갖추었다”면서 “포백-스리백 혼용 시스템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컵은 전술이다

‘4-2-4’→‘3-5-2’→‘4-4-2’… 대회마다 새 포메이션 등장


‘포백 수비’그래 가는 거야!

1970년 브라질의 4-2-4(위). 1978년 네덜란드의 ‘토털사커’.

월드컵은 전술의 전시장이다.

월드컵 초창기에는 공격 지향적인 M-M포메이션(4-2-4)이 주류를 이뤘다. 1930년대를 주름잡은 ‘기적의 팀(Wunderteam)’ 오스트리아가 개발한 이 시스템은 우루과이(1930·1950년)와 이탈리아(1934·1938년)를 각각 두 차례 월드컵 챔피언에 등극시켰다. 50년대 34경기 연속 무패의 기록을 세우며 ‘매직마자르(마법의 팀)’로 불린 헝가리가 사용한 시스템도 ‘M-M’이었다.

54스위스월드컵에서 M-M은 ‘WM’에 무릎을 꿇는다. 독일(당시 서독)은 WM이라고 불린 3-2-2-3을 들고 나와 우승을 차지, 세계 축구에 획기적인 전술 변화를 가져왔다. WM은 오프사이드 룰의 개정에 발맞추어 수비를 강조한 전술로 독일은 M-M을 구사한 헝가리를 무찌르고 우승을 거머쥔다.

58스웨덴월드컵에서 펠레를 앞세운 브라질은 세계 최초로 포백을 가동했다. 브라질의 4-2-4 포메이션은 수비의 안정성을 강조하면서 공격 시엔 측면 수비 2명이 미드필드나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 8명이 공격에 가담, 상대 수비라인을 초토화하는 전술이었다. 브라질은 70멕시코월드컵까지 이 포메이션으로 세 차례 월드컵에 입을 맞추었다.

74서독월드컵에선 ‘토털사커’라는 신개념이 등장했다. 요한 크루이프를 앞세운 네덜란드는 ‘전원 공격, 전원 수비’라는 획기적인 발상전환을 통해 세계 축구의 중심에 편입했다. 하지만 토털사커는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74년엔 베켄바워가 버틴 독일에 결승전에서 패했고, 78아르헨티나월드컵에선 최초로 대인방어와 지역방어를 혼용한 수비전술을 꾸린 아르헨티나에 우승을 내주었다.

‘포백 수비’그래 가는 거야!

1982년 이탈리아의 ‘카테나치오’(위). 2002년 한국의 3-4-3.

82스페인월드컵의 화제는 ‘카테나치오(빗장수비)’였다. 이탈리아는 스리백 혹은 포백 수비라인 뒤에 추가로 1명의 수비수를 두었다. 수비를 뚫고 들어오는 볼을 빗자루로 쓸듯 걷어내는 수비 시스템을 가동한 것. 이탈리아는 이 대회에서 축구의 재미를 다소 반감시킨 이 전술로 통산 세 번째 월드컵 챔피언에 올랐다.

수비가 득세하면 공격이 더욱 강해지는 법. 86멕시코월드컵에서 마라도나를 앞세운 아르헨티나는 리베로(스위퍼)를 두고, 공격을 강조한 형태의 3-5-2를 가동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 시스템은 90이탈리아월드컵에서 ‘압박 축구’로 발전한다. 당시 32년 만에 본선 무대를 밟은 한국은 포백을 가동한 4-4-2로 맞섰지만 수준 차이를 실감하며 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90이탈리아월드컵은 3-5-2의 전성시대였다. 우승팀 독일부터 6위까지의 팀이 모두 3-5-2를 기본 포메이션으로 이용했다. 94미국월드컵에서는 4-4-2 시스템이 다시 득세했다. 우승팀 브라질부터 4위 불가리아까지 모두 4-4-2를 구사한 것. 98프랑스월드컵은 ‘전술들이 화해한 대회’라고 불린다. 포백과 스리백이 공존했고, 대인방어와 지역방어가 뒤섞인 것. 이 대회에선 변형된 4-4-2가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에서 만난 프랑스와 브라질은 미드필드에 앵커맨을 둔 포백을 사용했다.

한국은 90이탈리아월드컵부터 98프랑스월드컵까지 스위퍼의 역할을 강조한 3-5-2 시스템을 가동했지만 세계 축구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번번이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2002한일월드컵에서는 스리백을 사용한 팀이 1~4위를 휩쓸며 강세를 나타냈는데, 스위퍼를 두는 고전적 3-5-2가 아니라 지역방어를 근간으로 한 일자 스리백이 대세를 이뤘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3-4-3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주간동아 2006.02.14 522호 (p64~66)

두바이·리야드·홍콩 = 최원창/ 축구전문기자 gerrard@je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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