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00

2005.08.30

약에도 궁합이 있다

  • 정리=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 도움 글·말=대한약사회(www.kpanet.or.kr) / 사진 제공=동아일보 출판사진팀, 대한약사회, 약사공론

    입력2005-08-26 14:09: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약에도 궁합이 있다

    약 궁합을 살펴서 약을 먹으면 약효를 최대한 높일 수 있다.

    ‘궁합’이란 혼인할 남녀의 사주를 오행에 맞춰보아 부부로 잘 살 것인지 여부를 예측하는 우리 고유의 풍속이다. 이는 다분히 동양적 사고에서 나온 것이지만, 과학에 근거를 두고 질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에도 분명 궁합은 있다.

    즉, 약에도 서로 궁합이 잘 맞아 효과를 극대화하는 약들이 있는가 하면, 궁합이 맞지 않아 약효를 반감시키거나 사람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약들도 있는 것이다. 이는 약과 약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약과 음식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다만 약과 약의 궁합을 판단하는 기준이 지극히 과학적이라는 것이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다. 궁합이 잘 맞는 약과 음식을 먹으면 건강하게 ‘백 년’을 살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약을 먹을 때 흔히 듣는 말이 “돼지고기나 닭고기와 함께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돼지고기나 닭고기가 한방에서는 찬 음식에 속해 더운 효능을 내야 하는 한약과는 궁합이 맞지 않으며, 또한 고기의 기름기가 한약보다 먼저 몸에 흡수되어 효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언뜻 근거 없는 속설 같지만, 이는 과학적으로도 이미 검증된 약 궁합의 한 사례다.

    이와 비슷한 경우가 소화제·감기약·변비약 등과 우유의 관계다. 이들 약을 먹을 때 우유를 마시면 약효가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대부분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 이에 반해 위염이 있을 때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약과 위점막 보호제를 함께 복용하면 약효는 배가된다.

    이처럼 약은 함께 먹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약을 먹기 전에 미리 ‘약 궁합’을 살핀다면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2. 이런 환자는 이런 약 피하세요

    ■ 무수 카페인 함유제제 (박카스D 등의 드링크제제, 또는 판피린F 등의 액체 감기약)

    의약품에 함유되어 있는 무수 카페인은 일반 커피 등에 함유된 카페인보다 5배 정도 강력한 효과를 나타낸다. 따라서 위·십이지장궤양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해당 질환 환자는 절대 복용하면 안 된다. 무수 카페인은 속이 쓰리게 할 수 있으므로 빈속에 먹지 않고, 소변량이 많아지므로 저녁시간에는 복용에 신경 써야 한다. 특히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밤에 먹지 않도록 한다.

    ■ 비타민 B6 ‘염산 피리독신’ 함유제제(각종 비타민제제, 자양강장제, 드링크제제)

    피리독신 성분이 도파민이란 교감신경흥분제의 파괴를 유도하므로 파킨슨씨병 환자는 절대 복용하면 안 된다.

    ■로얄제리 함유제제(로얄디, 자황 등)

    로얄제리가 함유된 의약품은 천식과 심각한 알레르기 증상 등이 야기될 수 있으므로 가족 중에 천식 또는 심각한 알레르기 환자가 있는 경우 복용할 때 의·약사와 상담해야 한다.

    ■감초(Glycyrrhizae Radix) 성분 함유제제(쌍화탕, 우황청심환 등)

    1일 40mg 이상 장기 복용할 경우 저칼륨혈증, 나트륨 체액의 저류, 혈압상승, 부종, 체중 증가 등과 같은 위알도스테론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고혈압 환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몸이 붓는 부종 이외에도 노곤함과 두통이 동반되기도 하고 소변이 잘 안 나올 수도 있다.

    ■ 쌍화탕 류

    최대의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빈속(식전 또는 식간)에 먹는 것이 좋다. 그러나 수일간 계속 복용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을 때는 약 복용을 중단하고 전문가와 상의한다.

    ■ 비타민 A 함유제제

    임신 전 3개월부터 임신 초기 3개월까지 비타민 A를 1일 1만IU 이상 섭취한 여성에게서 기형아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다. 따라서 임신 3개월 이내 또는 임신을 희망하는 여성은 용법·용량에 주의하며, 비타민 A를 1일 5000IU 미만으로 복용해야 한다. 만약 용량 이상을 복용했을 경우 피부건조증, 탈모, 체중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

    ■ 비타민 E 함유제제

    경구용 피임제나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함유제제를 복용하는 환자는 혈관에 혈전이 생기는 혈전증의 위험이 증가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많은 양을 복용했을 경우 체내에 저장된 비타민 A를 고갈시키고, 비타민 K의 흡수 및 작용을 떨어뜨릴 수 있다.

    ■ 비타민 C 함유제제

    오줌에 있는 당을 검사하는 요당 검사에서 요당의 검출을 방해할 수 있다. 따라서 요당 검사를 할 때는 검사 전 24시간 이상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

    ■ 아스파탐 함유제제(비타민제, 각종 정제 등)

    체내에 들어가면 페닐알라닌(콩과 식물 씨앗이나 어린눈에 많이 있음)으로 분해된다. 때문에 페닐알라닌이 혈액과 조직에 축적되어 생기는 병인 페닐케톤 뇨증 환자는 절대 복용하면 안 된다. 페닐케톤 뇨증은 유전성 질환으로 정신지체, 간질이 오는 게 특징.

    약에도 궁합이 있다
    1991년 말 에이즈에 걸렸다며 커밍아웃을 했던 매직 존슨이 그 후에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NBA 선수로 복귀한 것은 당시 일대 사건이었다. 그는 에이즈 환자이면서 선수로 뛸 뿐만 아니라 사업도 하고 심야 TV 쇼 사회까지 맡을 정도로 정력적으로 활동했다. 도대체 무엇이 그로 하여금 그런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 것일까? 그 해답은 바로 ‘칵테일 요법’.

    많이 알려진 대로 에이즈 바이러스는 인체의 주된 방어 기구인 면역계의 주요 세포인 T4 세포(외부 이물질이 체내에 침입했을 때 공격하는 면역세포)를 파괴해 면역결핍증(외부 세균에 대해 저항성을 잃은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이에 의약계는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증식하지 못하게 하는 AZT라는 약을 개발해냈다. 그러나 에이즈 바이러스는 AZT에 대해 스스로 돌연변이를 일으켜 어렵지 않게 내성을 만들어내고 말았다. 따라서 그 후 개발한 약들을 복합적으로 투여하는 칵테일 요법이 시도되었다. 즉 동시에 10가지 이상의 약을 복용함으로써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킬 여지를 주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이 요법은 약값이 1개월에 무려 200만원에까지 이르며 하루에 수십 알의 약을 각각의 복용법대로 먹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만일 이 복용법을 준수하지 않고 복용을 임의로 중단할 경우, 빠른 시간 안에 바이러스는 다시 내성이 생긴다. 매직 존슨의 경우는 약값을 감당할 재산도 있었지만, 철저하게 복용법을 지켰던 것이 생명 연장의 비법이었던 것이다.

    약에도 궁합이 있다
    경희의료원 등 양방과 한방병원을 함께 운영하는 의료기관들이 우선적으로 양방과 한방 치료의 협조를 통해 동서협진(동양의학인 한의학과 서양의학인 양의학이 협력하여 환자를 진료하는 것)을 계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동양의학과 서양의학의 만남은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등 한의학의 뿌리가 있는 국가들에 의해서도 계속 시도돼왔다.

    중국에서는 중서의(中西醫) 결합(Integrated Traditional and Western Medicine, 중국의학과 서양의학의 결합)이라는 개념이 20년 전부터 사용돼왔고, 일본에서는 서양의학의 한계를 동양의학으로 보완하려는 노력이 지난 100여년간 꾸준히 이루어져 왔다. 서구에서도 최근 상호보완 대체의학(CAM,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 기존 의학의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요법)을 중심으로 하여 기존 의학 체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연구가 행해지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이러한 상호 동서협진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져 있으며, 실제로 항암제 투여 시 보중익기탕이나 십전대보탕 등의 보약을 병용하여 항암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암 환자의 자각 증상(암 자체나 항암제의 부작용으로 인한 고통)을 줄였다는 보고가 있다. 또 위궤양 환자에게 잔탁 같은 치료제와 함께 시호계지탕 등을 병용 투여해 위점막 방어인자(항암제의 부작용인 위장 장애를 방어할 수 있는 능력)를 증강시킨 보고가 있고, 그외에도 향정신성 약물(뇌신경 등에 작용하는 약물로 환각을 일으킬 우려가 있으며, 특별한 허가 아래 관리되는 약물)의 대표적 부작용 중 하나인 구갈(목마름) 등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백호가인삼탕, 오령산 등을 병용하여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다는 등의 여러 가지 임상보고가 있다. 국내 일부 병원에서는 이미 동서협진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향후 이러한 경향은 치료의 효과만을 부각시켜왔던 차원에서 초점을 돌려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측면에서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실제로 중국 대부분의 제약회사들은 한약제제에 그와 상호보완 작용을 하는 양약을 첨가하여 제조하고 있고, 의료일원화(양의학과 한의학을 합친 의료제도)가 일찌감치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양·한방 병용요법에 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일본은 처방 약물 중 약 30%가 한약제제라는 통계가 나온 걸 보더라도 한약과 양약의 병용 효과는 매우 큰 것으로 보인다.

    도움말=최혁재/ 약학박사·경희의료원 한방약제부 계장 및 동서의학연구소 상임연구원

    ■ 셀레늄 함유제제

    성인의 1일 필요량은 75~150㎍으로 200㎍이 넘으면 신장에서 독성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다. 따라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셀레늄을 200㎍ 이상 복용해서는 안 된다.

    ■ 감기약의 공통 사항(특히 항히스타민제를 함유한 제제)

    일반적으로 잠이 올 수 있으므로 운전을 하거나 위험한 기계를 조작할 때에는 주의해야 한다. 입이 마르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때는 껌이나 신맛이 나는 사탕을 먹어 증상을 완화시킨다. 술을 함께 마시면 노곤함이 심해질 수 있으니 주의한다.

    ■ 우루사, 쓸기담 등 Ursodesoxycholic acid 함유제제

    。완전 담도폐쇄 환자, 심한 간염 환자, 급성담낭염 환자, 비기능성 담낭 환자는 복용해서는 안 된다.

    。소화성궤양 환자는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부작용으로 설사, 구토, 복통, 변비, 가슴 쓰림, 위부 불쾌감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일부에선 과민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간기능 검사를 받는 게 좋다.

    。경구용(먹는) 당뇨병 제제를 복용하는 당뇨병 환자는 저혈당을 일으킬 위험이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수산화알루미늄을 함유한 제산제와 동시에 복용하면 흡수율이 떨어지므로 같이 먹지 않는다.

    。경구용 피임제와는 같이 먹지 않는다.

    。임부 또는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은 기형아 발생의 우려가 있으므로 복용해서는 안 된다.

    ■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 함유제제(타이레놀 등)

    술을 마시고 복용하면 안 되며, 만약 그런 경우 간 보호제를 함께 먹어야 한다. 또 간 장애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3일 이상 계속 술을 마신 사람은 반드시 약사와 상담한 뒤에 먹는다.

    ■ 간장질환 치료제(레가론정, 리카바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약사와 상의한다. 1개월 정도 복용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도 마찬가지. 복용 중 간기능 검사를 정기적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다.

    ■ 멕소롱, 멕시롱 등 Metoclopramide, Domperidone 함유제제

    추체외로 증후군(손떨림, 근육경직, 발작, 초조감 등이 생기는 병)이 나타나기 쉬우므로 특히 소아와 노인은 지나치게 많은 용량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

    ■ 칼슘 제제(Oyster shell powder: 오스칼 등)

    변비가 나타나면 복용을 중단하고, 비타민 D와 함께 과량 복용하면 비타민 D독성(피부건조, 식욕부진, 탈모, 탈수, 오심, 구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 피부연고제

    결막염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절대 눈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고, 상처 또는 해당 부위에만 바른다.

    약에도 궁합이 있다
    ■ 제산제와 다른 약물들

    제산제는 대부분의 의약품 흡수를 차단하므로 동시 복용은 피한다. 일부 무좀치료제(이트라코나졸 성분인 스포라녹스)는 반드시 식사와 함께 복용해야 하며, 위장장애 등으로 제산제를 동시에 복용할 때는 위산 분비를 촉진시킬 수 있는 탄산음료 등과 함께 먹으면 좋다.

    ■ 경구용 피임제와 대부분의 항생제

    감염증에 사용하는 모든 항생제는 경구용 피임제의 효력을 없애거나 낮추므로 다른 피임 방법을 찾아야 한다.

    ■ 경구용 당뇨병 약과 일부의 테트라사이클린 항생제, 설파제, 항진균제, 항결핵제(리팜피신), 소염진통제

    일부의 테트라사이클린 항생제, 설파제, 항진균제, 항결핵제, 소염진통제가 경구용 당뇨병 약의 배설을 억제해 저혈당의 위험이 있으므로 복용에 주의한다.

    ■ 시프로바이 등 일부의 퀴놀론계 항생제와 철분제제

    철분제제가 일부의 퀴놀론계 항생제의 흡수를 차단해 효과가 감소될 수 있으므로 복용에 주의한다.

    약에도 궁합이 있다

    액토스(당뇨병 약), 종합감기약(왼쪽부터).

    ■ 소염진통제와 아스피린

    대부분의 소염진통제와 아스피린을 동시에 복용하면 소염진통제의 진통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

    ■ 일부 감기약(항히스타민제 함유제제)와 항알레르기 제제

    상호 작용이 강해져서 졸림 현상이 심해질 수 있으니 기계 작업이나 자동차 운전, 높은 곳에서 작업할 때는 동시 복용을 피한다.

    ■ 거담제(아세틸시스테인 함유제제)와 대부분의 항생제

    아세틸시스테인이 항생제의 효력을 감소시키므로 적어도 2시간 정도의 간격을 두고 복용해야 한다.

    ■ 니코틴산 함유제제(박카스D·종합비타민제 등)와 경구용 당뇨병 약

    니코틴산이 혈당치를 상승시키므로 동시 복용은 금지돼 있다. 꼭 먹어야 하는 경우 당뇨병 환자는 혈당검사를 자주 하는 게 좋다.

    ■ 감기약·소화제와 우유(유제품 포함)

    약에도 궁합이 있다
    소화제나 제산제, 감기약 등을 우유와 함께 먹으면 우유에 함유된 칼슘이 약의 흡수를 방해해 약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약을 먹을 때는 물과 함께 먹는 것이 바람직하고, 우유나 유제품을 먹고자 하면 약 복용과 한두 시간의 차이를 두고 먹는 것이 좋다.

    특히 감염증에 사용하는 테트라사이클린 계통의 항생제는 우유와 함께 복용하면 아예 흡수가 안 된다. 이런 현상을 우유·알칼리 증후군이라고 하는데, 약의 흡수에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오심·구토·근육마비 등의 증상을 초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에리스로마이신 같은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항생제는 오히려 우유와 함께 먹는 게 위장장애를 덜 일으킬 수 있으므로 복용 전 전문가에게 복용 방법과 주의사항을 문의하는 게 좋다.

    한편 위에서 흡수되지 않게 만든 장용정(장에서 녹게 만든 알약)을 우유와 함께 먹을 경우, 약알칼리 성분인 우유가 위의 산도를 높여 약의 보호막을 손상시킬 수 있으니 함께 먹지 않는 게 좋다.

    ■ 녹차와 철분제제·철분 함유제제

    녹차나 홍차에 함유된 탄닌 성분이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동시 복용은 피한다.

    ■ 탄산가스 함유제제·과일주스와 제산제

    오렌지주스는 제산제의 알루미늄 성분을 체내에 흡수시켜서 알루미늄골증(골연화증)이나 알루미늄뇌증(치매)을 야기할 수 있고, 탄산소다는 위산 분비를 촉진할 뿐만 아니라 제산제의 제산 능력을 떨어뜨린다. 그러나 비타민 C가 함유된 주스는 철분 또는 콜라겐의 흡수를 도와주므로 이들 성분의 제제와 같이 복용하는 것은 좋다.

    ■ 고혈압 치료제·고지혈증 치료제와 자몽주스

    약에도 궁합이 있다
    일부 고혈압 치료제(노바스크)와 고지혈증 치료제(심바스타틴 등)는 자몽주스에 의해 체내에 약 성분이 계속 남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자몽주스와 함께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

    ■ 일부의 고혈압 치료제(캡토프릴) 또는 스피로노락톤 계열의 이뇨제(알닥톤)

    위의 제제를 복용할 때 바나나, 토란, 감자와 같이 칼륨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함께 먹으면 고칼륨혈증(수족마비, 호흡근 마비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약에도 궁합이 있다

    약과 함께 먹으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 알코올, 담배(위부터).

    ■ 알코올

    천식치료제, 정신과 약물, 항히스타민(콧물감기약)이 함유된 감기약, 멕소롱 등과 같은 위장운동 촉진제, 일부의 고혈압 치료제, 일부의 당뇨병 치료제(메트폴민제제) 등은 알코올과 함께 복용하면 혈중 농도가 올라가 얼굴이 붉어지거나 두통·메스꺼움·구토·근육통·급성신부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 초콜릿과 비타민 D

    동시에 복용하면 편두통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 담배와 의약품

    대부분의 소염진통제(타이레놀 등), 천식치료제(테오필린 함유제제 등), 경구용 피임제 등은 담배에 의해 효과가 떨어지거나 혈전증 등의 부작용이 증가될 수 있다. 흡연은 태아에게 비타민과 미네랄의 공급을 떨어뜨리고 임산부의 단백질 대사 등을 저하시켜 태아의 성장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사망률도 높인다. 또한 기형아 발생률도 증가한다. 간접 흡연은 오히려 더 해롭다.

    약에도 궁합이 있다
    ■ 청어, 치즈

    청어, 치즈, 바나나 등에 함유된 티라민이라는 성분이 혈압을 높이므로 고혈압 약을 먹고 있거나 혈압이 높은 사람은 가능한 한 피하는 게 좋다. 등 푸른 생선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고뇨산 환자나 통풍 환자는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등어에는 히스타민(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성분)이 많으므로 천식이나 알레르기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 에페드린이 함유된 감기약과 카페인

    에페드린이 함유된 감기약을 복용할 때는 카페인이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커피, 콜라, 초콜릿 등은 삼간다.

    ■ 항응고제와 비타민 K

    푸른 채소, 청국장, 낫도(納豆·일본 청국장), 성요한 풀의 열매 등에 풍부하게 함유된 비타민 K는 항응고제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

    도움말: 김성철/ 약학박사·대한약사회학술부위원장·영남대 겸임교수

    약에도 궁합이 있다
    ■ 감기(기관지염)약+비타민 C+아연+맥문동탕+시호계지건강탕

    감기 치료를 위해 처방되는 약은 기관지 평활근 이완제(기침은 평활근이 수축되어 발생함), 기침중추 억제제, 가래를 제거해주는 거담제, 소염제 등이 주류를 이룬다. 여기에 일반 의약품으로 많이 권장되고 있는 것은 비타민 C를 고용량으로 복용하는 메가도즈 요법이나 아연을 트로키제(빨아먹는 약)로 하여 투여하는 것이다. 감기에는 한약 과립제도 권장되는데, 많이 쓰이는 약국용 과립을 예로 들면, 맥문동탕(가래가 잘 떨어지지 않고 밤에 기침이 심할 때)과 시호계지건강탕(진액이 소모되어 입술이 건조하며 식욕부진을 겸한 경우) 등이 있다.

    ■ 변비-식이섬유+올리고당+유산균 제제+작약탕+마자인환+도핵승기탕

    변비 치료약으로는 설사약을 많이 쓰나, 만성질환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장내 유산균총을 정상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데 변비 환자들의 가장 잘못된 인식이 유산균 함유 요구르트만 먹어도 변비가 치료될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러나 유산균 한 병에 들어 있는 유산균이 모두 장까지 도달한다고 해도 균 수가 0.01%도 늘어나지 않는다. 그보다 장내 유익한 균들이 많이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서 생균제제를 투여하는 게 도움이 된다. 이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약을 구성해본다면, 유산균의 먹이로 사용될 수 있는 식이섬유, 올리고당과 함께 유산균 제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유산균은 꽤 많은 종류가 모여 장내 세균총을 이루고 있으며, 유산균 제제로는 보통 유산균과 당화균만 함유되어 있지만, 최근에는 낙산균과 납두균까지 복합적으로 든 것이 판매되고 있어 소장 상하부 및 대장에서 골고루 작용하게 한다. 한약으로는 계지가 작약탕(소화관 운동능력 강화), 마자인환(직접적인 변 배출 작용), 도핵승기탕(혈액순환 촉진, 변 배출 작용) 등이 사용되며, 최근에는 장을 청소해주는 기능을 지닌 인산수소나트륨 제제도 나오고 있다.

    ■ 위장질환-제산제+잔탁+파파베린+안중산+위생단

    위장질환의 증상은 대부분 속이 쓰리고 신물이 올라오면서 소화가 잘 안 되는 것이다. 이 경우 보통 제산제나 위장 운동을 강화하는 약물들이 사용되지만, 일반 의약품으로 최근에는 잔탁과 같은 위산분비 억제 기능이 있는 약물에 다른 제산제가 복합되어 나오고 있다. 그리고 초기에 통증이 심할 경우에는 파파베린 등의 진정제를 함께 복용하면 효과가 좋다. 한약으로는 가장 유명한 것이 안중산이며, 그외에도 한약 자체의 소화력을 살린 위생단 등이 판매되고 있다.

    ■ 관절염, 요통-항염진통제+글루코사민+콜라겐+작약감초탕 등

    요통이나 관절염에 사용되는 항염진통제·근육이완제와 같이 쓰여 효과를 높이는 비처방약이 최근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그중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관절 연골 보호와 항염증 작용이 있다고 알려진 글루코사민이다. 단일 제제도 있고 관절 연골 보호 및 재생, 항염증 작용 등을 가진 콘드로이친과의 복합제제도 출시되고 있지만 다소 고가인 점이 흠이다. 그외에도 관절보호 작용이 있는 콜라겐이 운동선수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으며, 이 콜라겐은 주름 개선을 위한 피부외용제에 쓸 목적으로 최근 수입되고 있다. 한약과립제로는 작약감초탕(사지 근육이 당기거나 경련성 동통)과 소경활혈탕(한쪽이 저리고 아프며 낮보다 밤에 더 심한 통증)이 많이 사용된다.

    ■ 골다공증-칼슘제+비타민D

    약에도 궁합이 있다

    골다공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나이가 들수록 뼈에서 골이 빠져나가 척추가 휘고 골절을 당하기 쉽다.

    골다공증에는 통상적으로 처방약인 호르몬제제 외에도 칼슘제와 비타민 D가 같이 사용된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칼슘은 뼈를 구성하는 성분이고, 비타민 D는 칼슘을 운반해 뼈에 쌓아놓는 영양소다. 이러한 비타민 D는 칼슘이 부족할 경우 음식물에서 더 많은 미네랄을 채취해 칼슘의 빈자리를 채워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협력은 두 영양소가 동등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때만 이뤄진다. 만약 비타민 D는 과다 섭취되고 칼슘은 소량 섭취되었다면, 비타민 D가 직접 뼈로 가서 칼슘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따라서 뼈는 칼슘이 부족하게 되고, 비타민 D가 뼈를 구성하게 되어 오히려 해를 미칠 수 있다.

    ■ 임포텐츠(발기부전)-말초혈관 확장제+아연복합 고단위 비타민제+녹용대보탕 등

    임포텐츠의 치료를 위해서는 보통 남성호르몬제제나 말초혈관 확장제(비아그라 등)가 처방된다. 여기에 아연복합 고단위 비타민제 등을 병용하면 효과가 커진다. 한약으로는 피로, 원기 쇠약, 시력 감퇴, 난청 등에 쓰이는 녹용대보탕과 안색 초췌, 기억력 감퇴, 하지 무력, 원기 쇠약, 요통에 쓰이는 연령고본단이 좋다.

    ■ 암-항암제+합성 비타민제

    암 환자는 일반적으로 비타민의 요구량이 많아지므로 자연식품만으론 그것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따라서 합성 비타민제를 복용해야 한다. 특히 암 환자가 받는 치료 중에 항암제를 사용하는 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는 비타민 킬러로 유명하며, 체내의 비타민 E·C·B12, 엽산 등의 주요 비타민을 고갈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많이 쓰이는 항암제 중 사이클로포스파미드를 투여받을 때는 베타카로틴, 비타민 A·E 등이 많이 필요하고, 독소루비신으로 치료받을 때는 이 항암제가 심장근과 두발의 모근을 공격하므로 비타민 CoQ10, 리보플라빈, 비타민 C·E 등이 많이 필요하다.

    또 메소트렉세이트라는 항암제는 엽산의 체내 활동을 막는 특징이 있어 엽산의 복용이 필수적이다. 실제로 비타민 C 같은 경우에는 콜라겐 합성을 촉진하는 작용이 있어 암의 전이를 방지해주는 기능도 기대할 수 있으므로 암 환자에게는 비타민의 고용량 투여가 권장된다.

    ■ 고혈압-알로에, 프로폴리스, 영지버섯, 표고버섯, 감자

    약에도 궁합이 있다
    대부분의 고혈압 치료제는 성기능 장애를 일으키거나 신장, 심장 등에 부담을 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식품 등으로 상태의 개선을 유도할 수 있다면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된다. 약물 투여와 함께 섭취하면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되는 식품은 다음과 같다.

    알로에는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혈관을 확장한다. 또한 혈관을 부드럽게 해 탄력을 증가시켜줌으로써 혈압을 낮추고 뇌혈관 파열로 생기는 뇌출혈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프로폴리스에 함유된 플라보노이드 성분(식물의 색소로서 여러 가지 작용이 있다)들도 모세혈관에 도움을 주어 혈압을 낮춰준다. 버섯류 중에서는 영지버섯과 표고버섯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외에도 감자가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된다. 그 이유는 한국인은 염분 농도가 높은 짠 음식을 많이 먹기 때문에 나트륨의 섭취가 많은데, 고혈압과 중풍(뇌졸중)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나트륨과 칼륨의 비율이 1대 1 정도가 좋다고 한다. 그런데 감자에는 칼륨이 나트륨의 12배나 들어 있어 감자를 많이 먹으면 전체적으로 양쪽의 비율이 적정하게 유지되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 동맥경화증-키토산, 표고버섯, 참깨, 적포도주

    약에도 궁합이 있다
    대표적 성인병인 동맥경화증(지방이 혈관 벽에 달라붙어 혈관이 탄력을 잃는 병)은 고지혈증(혈액 중에 지방이 많아지는 병)에서 출발한다. 고지혈증은 알려진 대로 동맥 혈관벽에 콜레스테롤(세포 벽을 구성하는 지방 성분)이 달라붙어 생기는데, 이를 치료하기 위해선 콜레스테롤이 체내에서 생성되는 것을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하거나 콜레스테롤의 원료가 되는 담즙산(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쓸개즙의 주요 성분)을 대변으로 배설시키는 약물들을 사용하게 된다. 따라서 평소에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음식을 가까이 한다면 약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최근 기능성 식품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키토산(게나 가재 등의 껍데기에 들어 있는 키틴을 흡수하기 좋게 만든 물질)은 콜레스테롤이나 그 원료가 되는 담즙산에 달라붙어 같이 배설시켜주는 기능이 있고, 표고버섯 중의 에리다데닌은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깨는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을 많이 갖고 있으며, 특히 그중에서도 리놀산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리놀산은 혈액 중의 콜레스테롤 생성을 막아주는 작용이 있어서 혈액을 깨끗이 정화시켜 동맥경화증을 예방해주는 기능이 있다. 또한 적포도주의 성분 중 폴리페놀(수산기를 2개 이상 가지고 있는 물질이며, 해로운 활성산소 등과 결합하여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기능이 있다)은 콜레스테롤이 이로운 콜레스테롤에서 혈관 벽에 달라붙는 해로운 콜레스테롤로 산화되는 것을 억제해 심장 혈관에 좋은 작용을 한다.

    ■ 위장 질환-맥주 효모, 양배추, 호박

    약에도 궁합이 있다
    위장 질환은 만성질환이 될 확률이 높다. 위를 쉬게 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위장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식품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요즘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많이 출시되고 있는 맥주 효모를 들 수 있다. 미국의 영양학자 아델 데이비스는 맥주 효모에 대해 “영양소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어 자연식품 중 가장 완벽한 것”이라 절찬하기도 했다. 맥주 효모는 위궤양 치료에 응용되며, 소화효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어 소화촉진 및 식욕증진제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다음으로는 양배추를 들 수 있다. 양배추에 들어 있는 비타민 U는 상한 위점막의 회복을 촉진하며, 비타민 K는 위궤양으로 인한 출혈을 막아주는 작용을 한다. 그외에도 디아스타제, 펩신, 트립신 등의 각종 소화효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또한 당분이 많은 호박은 소화가 잘돼 위가 약한 사람에게 좋다. 그래서 위장이 약하고 마른 사람이 꾸준히 먹으면 위가 건강해지고 살이 찌는 효과를 얻는다고 한다.

    ■ 변비-키토산, 마늘, 감자, 고구마

    약에도 궁합이 있다
    변비 치료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장점막이 예민해져 장의 내벽이 경련과 수축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 변의 통과가 어려워지는 경련성 변비를 일으킬 위험성이 커지는 것. 때문에 약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식생활의 개선 및 식품의 조절 등을 병행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변비에 약물과 함께 먹으면 효과가 극대화되는 식품으론 키토산을 추천할 수 있다. 대변에 수분을 흡착시켜주는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위장관의 연동운동을 촉진하고, 장내 유익한 균의 번식을 촉진해주는 등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또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마늘도 변비 치료에 좋다. 마늘에 있는 알리신 성분이 장을 자극하여 연동운동을 활발하게 해주기 때문. 그외에도 식이성섬유가 다량 함유되어 있는 감자나 고구마도 효과가 좋다. 미국인에게 동맥경화와 대장암(장내 부패균의 우세와 관련이 많다)이 많아진 것은 식이성섬유가 많은 감자 소비량이 예전에 비해 절반도 안 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이러한 식품들을 꾸준히 먹음으로써 변비 예방 효과를 거둔다면, 대장암 발생률도 줄일 수 있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