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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할 시간 많지 않다”

반환점 돈 盧에게 주는 송기인 신부의 쓴소리 … “인기 연연 말고 가던 길 계속 가면 역사가 평가”

  •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개혁할 시간 많지 않다”

“개혁할 시간 많지 않다”

8월18일 서울 종로구 동북아재단 회장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송기인 신부.

집권 반환점을 돌아 선 노무현 대통령이 받아든 참여정부 2년 반의 성적표는 신통찮다. 문화일보가 실시한 ‘참여정부 2년 반을 평가해달라’는 여론조사에 응답자 64.5%가 ‘잘못한 일이 더 많다’고 답했다. 국정운영 지지도는 25.2%. 집권 이후 정치·경제·사회 등 한국 사회 전반을 개혁과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몰아넣으며 의욕을 보였던 노 대통령과 측근들로서는 고약하기 이를 데 없는 성적이자 수치다.

그래서일까. 노 대통령의 정신적 후견인으로 활동하는 송기인 신부(사진)가 ‘주간동아’를 통해 “(국민) 인기에 연연하지 말라”는 고언을 노 대통령에게 던졌다. 참여정부 출범 초기 대통령이 잘못하면 ‘이놈 하겠다’며 노 대통령에게 중단 없는 개혁과 변화를 채근했던 송 신부는 그동안 직·간접적으로 노 대통령과 측근들의 국정활동을 뒷받침해온 참여정부의 숨은 주역.

6월 말, 35년간의 사목생활을 접은 송 신부는 7월 ‘동북아경제문화재단’(이하 동북아재단) 회장으로 취임해 새로운 모습과 역할로 노 대통령을 지원할 구상을 가다듬고 있다. 송 신부는 8월22일 동북아재단 관계자들과 함께 북한을 방문함으로써 남북교류의 현장에 직접 뛰어들었다. 방북을 앞둔 8월18일 서울 종로구 동북아재단 회장실에서 그를 만났다. 항상 그렇듯 그는 이날도 말을 아꼈다.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라는데.

“8월22일부터 동북아재단 관계자들과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다.”



-재단 활동과 북한 방문 등의 활동을 하려면 노 대통령과 가끔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취임한 직후 나는 ‘퇴임 때까지 노 대통령을 만나지 않겠다’고 말했다. 만난 적도 없고 만날 필요도 없다. 앞으로도 같은 길을 갈 것이다. 꼭 필요하다면 메모를 전달하면 되지 않나.”

-8월25일로 노 대통령이 임기 절반을 넘겼다. 참여정부 2년 반을 평가해달라.

“정치·경제·사회 등 여러 분야에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일었다. 그 바람은 구태의 사슬을 끊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었다. 역대 모든 대통령이 개혁을 화두로 집권하여 권력을 운영했지만 개혁을 제대로 성공시킨 지도자는 드물었다. 그런 측면에서 노 대통령은 어느 대통령보다 큰일을 했다고 본다. 사회·문화적으로 바람직한 어젠더가 설정됐고, 그만큼 건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임기 후반기로 접어든 노 대통령이 더욱 역점을 둬야 할 점은.

“여러 말이 많지만 더 변하고 더 개혁해야 한다.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다.”

-개혁과 혁신, 변화의 바람으로 점철된 전반기 집권 기간에 대한 긍정적 평가 외에 실물경제 등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상당한데.

“그런 부분이 없지 않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개혁이라는 것은 때가 있다. 경제는 세계 경제 흐름과 맞물려 가는 것이다. 우리만 잘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아무리 경제에 매달려도 환율이나 유가 등 국외적 요인에 영향받는 경우가 많지 않나.”

-지나치게 과거에 집착한다는 지적이 많다.

“곪은 부분은 치료해야 한다. 덮고 가면 언젠가 다시 덧난다. 왜곡된 진실을 바로잡지 않는 한 불행한 역사는 끝없이 되풀이된다.”

-노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부정적이다. 개혁 피로증도 있지만 국민과 대화하고 설득하는 과정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럴 수 있겠지. 대화하고 설득해 국민의 동의를 모으는 과정이 참 중요하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야 당위성도 인정받고…. 그러나 5년(집권 기간)이란 시간은 짧다. 시간이 많지 않다.”

-노 대통령에게 고언을 들려준다면.

“인기에 연연하지 말라. 그래서는 안 된다. 가던 길을 계속 가야 한다. (가던 길을 가면) 노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노 대통령은 다른 지도자처럼 명분 없는 행동을 한 적이 없다. 사적으로 돈을 모은 적도 없고 이권에 개입한 적도 없다. 매사 공평했고 명분에 따라 움직였다. 비록 지금은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역사는 그를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록할 것이다.”



주간동아 2005.08.30 500호 (p14~14)

김시관 기자 sk2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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