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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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산 준비 끝! 아가야 나오너라

상세한 진료 다양한 분만법 출산 두려움 없애 … 산후엔 아이 낳기 이전 몸으로 만들기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4-07-08 19: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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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산 준비 끝! 아가야 나오너라

    4차원 정밀 초음파 진단기로 산모와 아이의 상태를 진단하는 휴산부인과 조태준 원장.

    임신 22주에 접어든 주부 이지현씨(36)는 다니던 산부인과를 최근 다른 곳으로 옮겼다. 그동안 정기검진을 받아오던 산부인과에서는 출산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것. 늦은 나이에 한 첫 임신이라 불안하던 차에, 다른 병원에서 분만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었다. 고민 끝에 이씨가 찾은 곳은 분만을 전문으로 하는 휴산부인과(경기 광명시). 이 병원으로 옮긴 첫날, 20여분 동안의 진료를 받은 뒤 이씨는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고령 임신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씻을 수 있게 문제점과 대처법을 자세하게 일러주는 것은 물론, 꼼꼼한 초음파 검사로 자신과 아이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주는 의사에게 믿음이 갔기 때문이다.

    휴산부인과는 분만 전문병원이다. 산부인과라고 하면 분만을 취급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에 ‘분만 전문’이라는 수식어가 좀 이상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산부인과 절반 가까이가 분만을 기피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상할 것이 하나도 없다. 2002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전국 산부인과 병원 2092곳 가운데 47%인 973곳이 분만환자를 받지 않는다. 차별성 드러나는 최신의 분만실 산부인과에서 분만을 꺼리는 이유는 의료사고의 위험이 높고 진료 수입에 비해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24시간 의료진이 대기해야 하는 불편함에다 분만시설, 입원실 등의 관리비용이 많이 드는 것 또한 분만 업무를 기피하게 하는 요인. 출산 업무를 다루지 않는 부인과(婦人科)나 불임클리닉 등이 부쩍 많이 생겨나는 씁쓸한 현실에서 산과(産科)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휴산부인과의 존재는 오히려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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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산부인과 조태준 원장은 진료시간이 길기로 유명하다. 한 환자를 보는 데 20분이 넘는 시간을 투자한다. 병원의 진료시간이 보통 한 환자당 2~3분인 점에 비춰보면 조원장의 환자 상담은 매우 꼼꼼한 셈이다. 환자의 궁금증이나 불편사항을 잘 들어주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면 출산에 따른 두려움을 덜어줄 수 있는 만큼,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게 조원장의 철학. 특히 조원장은 초음파 검사에 많은 시간을 쏟는다. 이곳의 4차원 정밀 초음파 진단기는 3차원의 정지화면을 편집해 보는 일반 초음파와 달리, 실시간 동영상으로 볼 수 있어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아이의 윤곽만 알아볼 수 있던 예전 초음파와 달리 4차원 진단기는 임신 8~12주 정도만 지나도 아이의 표정까지 또렷하게 볼 수 있다. 직접 초음파를 보면 소름이 끼칠 정도. 또 다른 병원과 달리 정기검진 때마다 초음파 진단을 하기 때문에 출산 전까지 10~15차례 넘게 태아의 상태 및 성장과정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분만법에 대한 선택도 환자와 대화를 해 합의에 따라 이루어진다. 이곳에서 사용되는 분만법의 종류는 잘 알려진 라마즈(연상법, 이완법, 호흡법 등을 이용)를 비롯해 △소프롤로지(근육이완과 요가를 응용) △수중 △그네 △르바이예(어둡고 조용한 환경을 조성) △공 △듀라(분만 보조자가 도와줌) △가족 △기체조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환자는 자신의 취향과 상태를 고려해 2~3가지 분만법을 함께 활용하기도 한다. 분만 전문병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차별성은 분만실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대다수 산부인과 분만실에서는 환자들이 대개 누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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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休)’라는 상호에 걸맞게 휴산부인과에는 샴푸실, 산모 전용 좌변기, 자연 친화적 휴게실 등 산모를 위한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환자가 분만대기실에 준비된 다양한 기구(공, 의자, 그네 등)를 이용해 계속 움직이거나 걷도록 유도한다. 태아가 중력 방향으로 힘을 받기 때문에 누워 있는 자세보다는 앉거나 서 있는 자세가 순산에 도움이 되기 때문. 단순히 의료진의 편의에 따라 환자를 눕혀놓기만 하던 관행은 여기선 찾아볼 수 없다. 이밖에도 가족분만실이 따로 마련돼 있어 원할 경우 남편이나 가족들이 분만에 동참할 수 있다. 진통, 분만, 분만 후 회복 등 일련의 과정이 한 장소에서 이루어져 편리할 뿐 아니라 환자가 심리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아이를 낳을 수 있다.



    조원장은 분만에서 자연의 섭리에 충실할 것을 특히 강조한다. 그가 분만촉진제의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 조원장은 “촉진제를 사용하면 태아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뿐 아니라 제왕절개나 자궁무력증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예정일을 10~ 14일 넘겼거나, 양수가 터진 후 12시간 넘게 진통이 없는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분만시간이 다소 길어지더라도 자연의 순리에 따라 차분히 기다려줘야 한다는 게 조원장의 소신이다. 조원장은 “산부인과에서의 의료사고는 의사가 없을 때 대부분 발생한다”며 “휴산부인과 전문의 3명은 모두 병원 인근에 집이 있을 뿐 아니라 반드시 당직의사가 철야근무를 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분만 후에는 아이를 신생아실에 맡길 수도 있지만 산모의 뜻에 따라 엄마와 아이가 입원실(모자동실)에서 함께 지낼 수도 있다. 분만 후 엄마와 아이가 한 공간에 머물면 심리적인 안정감 외에도 모유 수유를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휴산부인과는 최대한 자연주의적 기본정신에 입각해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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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곳에 가면 초록 잎사귀 형상의 병원 로고부터 인테리어까지 초록색으로 꾸민 환경이 눈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진료대기실에는 나무와 꽃이 있는 화단과 은은하게 뿜어져나오는 아로마향이 자연친화적 환경을 조성한다. 자연에 가깝고자 하는 노력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분만 후 산모에게 제공되는 미역국에는 쇠고기•조개•굴 등 엄선된 재료들이 쓰이며, 조만간 유기농 채소만을 이용한 식단을 선보일 예정이다. 8월부터 산후관리•소아과 진료 그외에도 환자와 보호자들을 위한 여러 가지 배려가 돋보인다. 우선 발이 쉽게 붓는 임산부를 위해 발 마사지 기계를 비치해두었으며, 출산으로 예민해진 회음부의 통증 및 부기를 완화해주는 좌욕 시설과 원적외선 램프실도 있다. 또 허리를 굽히지 않고도 머리를 감을 수 있게 의자가 있는 샴푸실도 따로 마련했다. 입원실이 유난히 넓은 까닭은 보호자들의 편의를 위한 넓은 휴식공간과 화장실, 세면시설, 소파 등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입원비는 다른 병원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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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산부인과 조태준 대표원장(가운데)과 이석용(왼쪽), 김현미 원장.

    휴산부인과는 8월부터 산후관리센터(조리원)와 소아과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다. 임신에서 출산, 출산 후 관리, 그리고 아이의 건강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한 곳에서 이뤄지게 하기 위해서다. 조원장은 “분만의 과정은 잉태에서 시작해 아이를 낳고 난 후 정상적인 몸을 되찾기까지”라고 말한다. 조원장이 병원에 비만클리닉과 부인과 성형수술(일명 이쁜이 수술)클리닉을 함께 둔 이유도 바로 그 때문. 즉 분만 이후 산모를 아이를 낳기 이전의 상태로 만들어 병원을 나서게 하겠다는 게 치료 철학이다. 조원장은 “분만 이후 운동과 식이요법, 약물치료로 비만을 없애고 회음부 성형수술과 괄약근 강화를 통해 요실금 예방효과와 성적 만족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휴산부인과는 △갱년기(폐경) △요실금 △불임 △피임 △질 성형수술 등 각종 부인과 질환을 함께 진료하고 있으며, 부인과 질환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여성종합검진과 여성암 조기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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