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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통신

섹시 여성 앵커들 “나 뉴스 탔어요”

도발적 포즈로 남성 잡지 장식 잇따라 … 인기 반 비난 반 ‘방송가 시끌시끌’

  • LA=신복례 통신원 borae@hanmail.net

섹시 여성 앵커들 “나 뉴스 탔어요”

섹시 여성 앵커들 “나 뉴스 탔어요”

KTLA 방송의 아침 메인 뉴스를 진행하는 샤론 테이의 변신한 모습(위·아래)을 담은 두 사진. 테이는 싱가포르(15세)에서 태어난 중국인이다.

2003년 12월 한때 한국의 인터넷 검색어 1위는 ‘김주하’였다. MBC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는 김주하 앵커다. 그는 단아한 외모에 신뢰감 있는 뉴스 진행으로 톱 여성 앵커로 꼽힌다. 그런데 본업인 앵커로 유명세를 탄 건 아니었다. 그는 그 즈음 발행된 한 잡지에 ‘엄청난’ 모습으로 사진을 찍었다. 평소 이미지는 온데 간데 없었다. 짙은 눈 화장에 바람머리, 몸에 착 붙는 옷과 빨간 부츠…. ‘앵커 김주하’는 사라지고 ‘여자 김주하’만 있었다. 엄숙함 뒤에 숨어 있던 ‘끼’가 화려하게 드러났다. 당연히 비난과 박수가 엇갈렸다. 그녀의 변신에 놀란 네티즌들은 이 해프닝을 ‘발칙한 도발’로 불렀다.

요즘 LA 방송가는 여성 앵커들의 잇따른 ‘도발’로 시끌시끌하다. 톱 여성 뉴스 앵커들의 ‘섹시 외도’ 때문이다. 로컬 TV방송의 뉴스에 거의 날마다 등장하는 인기 여성 앵커들이 경쟁이라도 하듯 남성들이 주로 보는 잡지에 도발적인 포즈로 등장하고 있다.

중국인 샤론 테이 ‘최고 화제’

LA는 할리우드를 끼고 있는 지역 특성상 방송 분위기가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조금의 파격도 허용하지 않는, 엄격한 스튜디오를 고집하는 동부 지역과 조금 다르다. 뉴스에도 자유로움이 묻어난다. 스포츠나 날씨 등 소프트 뉴스의 앵커들은 전통적인 ‘드레스 코드(dress code)’에서 벗어나 가끔은 화려한 패션으로 시청자들에게 어필하기도 한다. 하지만 영역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한국에서는 최근 아나운서들의 오락 프로그램 진출이 흔해졌지만 LA의 방송에서 ‘뉴스’와 ‘엔터테인먼트’ 사이에는 철의 장막이 굳게 가로막혀 있다. 연예계의 끊임없는 러브콜에도 톱 앵커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의 잇따른 깜짝 외도는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었다.

최근 가장 화제를 몰고 온 앵커는 KTLA 방송의 아침 메인 뉴스를 진행하는 샤론 테이(34)다. KCAL9과 함께 로컬 TV 뉴스의 쌍두마차인 KTLA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모닝뉴스’의 메인 앵커다. 싱가포르에서 태어난 중국인으로 7살 때 미국으로 이민 온 1.5세이기도 하다. 1992년 방송사에 들어온 뒤 뛰어난 리포트와 뉴스 진행으로 AP통신 방송상과 뉴스 부문 에미상도 수상한 유능한 방송인이다. 테이는 섹시한 사진들을 주로 실어 남성들이 즐겨 찾는 잡지 ‘레이저’ 3월호에서 과감히 앵커의 옷을 벗어던졌다.



테이는 ‘매혹’으로 제목이 붙여진 특집섹션에서 놀랄 만한 포즈를 잇따라 선보였다. 짙은 립스틱에, 항상 단정하게 묶었던 긴 머리는 거칠게 풀어헤쳤다. 탱크톱을 입고 책상 위로 올라가 엎드리거나 빨간 하이힐만 신고 소파 위에서 다리를 들어올리는 등 뇌쇄적인 포즈를 취했다. 등을 드러낸 타이트한 셔츠를 입고 벽에 기대 관능적인 눈빛을 던지기도 했다.

이 잡지는 여성 명사들의 스캔들이나 뒷얘기를 주로 실어 젊은 남성들에게서 인기가 높다. 테이의 사진이 실린 3월호는 당연히 불티나게 팔렸다. 인기와 함께 비난도 쏟아졌다. 특히 테이 본인뿐 아니라 방송국 측에도 ‘경솔한 짓’이라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기도 했다.

테이보다 충격은 덜했지만 또 한 명의 여성 앵커도 일을 벌였다. 로렌 산체스다. 지역방송 KCOP의 심야뉴스 프로인 ‘UPN 뉴스13’의 메인 앵커로 멕시칸 이민 3세다. 산체스는 자유로운 옷차림으로 평소에도 유명세를 탔다. 가슴선이 보이는 블라우스나 미니스커트, 부츠를 신고 뉴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테크노 음악을 배경으로 깔고 뉴스를 읽어 비난을 받은 적도 있다. 그럼에도 인기는 높아 뉴스 시청률에서 전체 3위 안에 들었다.

산체스는 최근 라틴계 남성들의 전용잡지 ‘Open Your Eyes(OYE)’에서 파격적인 패션을 선보였다. 아예 ‘미국에서 가장 뜨거운 뉴스 앵커’라는 제목까지 붙었다. 무려 10쪽에 걸쳐 어깨를 훤히 드러낸 타이트한 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섹시한 몸매를 한껏 과시했다.

섹시 여성 앵커들 “나 뉴스 탔어요”

지역방송 KCOP의 심야프로 앵커로 멕시칸 이민 3세인 로렌 산체스의 사진 두 컷. 그는 도발적 차림의 뉴스 진행으로 뉴스 시청률을 전체 3위에까지 올려놓았다.

테이와 산체스 이전에도 몇몇 시도가 있었다. KTLA의 스폿뉴스 진행자인 민디 버바노, 폭스 11의 기상캐스터 질리안 바버리도 지난해 남성잡지에 모델로 등장했다. 이들과 경우가 좀 다르지만 KCBS2의 기상캐스터 리사 조이너, KCAL9의 오후 뉴스 진행자인 미아 리는 TV에 나올 때마다 파격적인 옷차림을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성 앵커들을 ‘활용’하려는 시도는 사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단순한 ‘뉴스의 꽃’이 아닌 엄연한 저널리스트로 대접받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우선 이들은 대부분 예쁘다. 몸매도 뛰어나다. 지성미는 말할 필요도 없다.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이들의 영입에 늘 목을 매는 이유다. 하지만 장벽을 뚫기는 쉽지 않다. 시청률 전쟁을 벌이는 방송사들은 뛰어난 여성 앵커 확보에 열을 올리지만 이들의 ‘여성스러움’을 활용하는 데는 무척 엄격하다. 시청률은 욕심나도 ‘뉴스의 영향력’에서 결국 승부가 나기 때문이다.

뉴스의 엔터테인먼트 논쟁 ‘재점화’

섹시 여성 앵커들 “나 뉴스 탔어요”

KTLA의 스폿뉴스 진행자인 민디 버바노.

테이와 산체스 등 톱 앵커들의 외도는 해묵은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뉴스의 엔터테인먼트화가 이뤄지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전통론자들은 당연히 발끈하고 나섰다. 학자나 비평가들을 중심으로 한 이들은 뉴스 앵커들의 외도가 결국 뉴스의 저널리즘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대다수 방송국의 고위 관계자들도 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 테이가 소속된 KTLA의 라이벌 방송사들은 냉소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여성 앵커가 섹시함을 무기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서는 건 ‘무책임한 짓’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당당하다. 테이는 쏟아지는 인터뷰에서 앵커를 그만두고 모델로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녀는 조금도 거리낄 게 없었다. “내가 나만의 진솔한 모습을 보일 때 시청자들도 공감할 것이다. 난 여자이고 여성스러움이 좋다. 언제나 재미있게 살고 싶고 섹시하게 보이길 원한다. 꾸밈없이 내가 나일 때만 시청자들도 내가 진행하는 뉴스에 신뢰를 보일 게 분명하다.” 소속사 KTLA의 의견도 비슷하다. 방송사 측은 이번 테이의 외도를 사전에 승인해줬다. 방송사는 ‘개인의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에 분명히 선을 그었다.

문제는 ‘섹시한 뉴스 앵커’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언제나 뜨겁다는 점이다. 1999년 캐나다에선 ‘알몸 뉴스’가 크게 히트를 쳤다. 인터넷 뉴스 방송인 ‘네이키드뉴스 닷컴’이 여성 앵커들을 전라로 출연시킨 것. 정상적인 뉴스지만 여성 앵커들은 기사를 읽어나가며 차례로 옷을 벗는다. 나중에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뉴스를 진행한다. 네이키드뉴스 닷컴은 인터넷에서 600만명이 넘는 회원을 모으는 폭발적인 인기를 끈 뒤 유료 케이블TV로까지 진출해 떼돈을 벌었다. 인기는 다소 식었지만 캐나다와 북미 일부 지역에서 아직도 서비스되고 있다. 러시아에선 2001년 ‘발가벗은 진실’이라는 뉴스 프로그램의 여성 진행자가 토플리스(여성의 수영복 등에서 젖가슴을 가리는 부분이 없는 옷) 차림으로 나와 TV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대부분의 방송 관계자들과 전통론자들은 뉴스의 저널리즘 고수를 외치지만, 대중들의 호기심과 요구가 지속되는 한 여성 앵커들의 외도는 계속될 것 같다.



주간동아 435호 (p72~73)

LA=신복례 통신원 bora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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