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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3번기 2국

돌부처에게 두손든 일본바둑

이창호 9단(흑) : 하네 나오키 9단(백)

  • 정용진/ 바둑평론가

돌부처에게 두손든 일본바둑

돌부처에게 두손든 일본바둑
이창호 9단이 일본의 하네 나오키 9단을 2대 0으로 가볍게 누르고 춘란배를 차지함으로써 ‘세계대회 사이클링 히트’라는 또 하나의 대기록을 추가했다. 사이클링 히트는 현존하는 세계대회를 한 번 이상씩 모두 우승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이창호 9단은 그동안 모든 기전을 휩쓸면서도 중국이 주최하는 춘란배는 거머쥐지 못했다.

한 시즌에 메이저 대회가 줄줄이 이어지는 테니스와는 달리 메이저급 바둑대회는 응씨배가 4년에 한 번, 춘란배가 2년에 한 번 열리기 때문에 그 사이에 연속해서 모든 기전을 제패하는, 이른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창호 9단은 2001년에 응씨배를 거머쥔 데 이어 이번에 춘란배까지 차지함으로써 곧 벌어질 LG배와 후지쓰배 삼성화재배 대회에서 내리 우승할 경우 바둑계 사상 초유의 그랜드슬램(6개 세계대회 현 챔피언)이란 금자탑을 쌓게 된다. 바둑계는 전력상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보고 기대하고 있다.

돌부처에게 두손든 일본바둑
하네 나오키 9단은 일본바둑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순수 일본기사로는 3년 만에 세계대회 결승에 진출, 자국 팬들의 열렬한 성원을 등에 업고 최강 이창호와 맞섰으나 역부족이었다. 백1로 젖힌 것이 패착. 결론부터 말하면 처럼 백1 이하로 두어 중앙 백집을 최대한 키워 맞서야 했다.

그러나 실전은 흑2·4의 수가 이어지는 순간 한 점의 가치가 커졌고 이곳을 백7로 방비할 때 흑8이 터지며 아차 하는 순간에 하변이 흑집으로 변하고 말았다. 중앙은 중앙대로 위축된 것은 물론이다. 221수 끝, 흑 불계승.



주간동아 2003.04.03 378호 (p100~100)

정용진/ 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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