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53

2002.09.26

조한승 약진 바둑 판도 바뀌나

조한승 5단(백) : 최철한 4단(흑)

  • < 정용진 / 바둑평론가>

    입력2003-08-01 14: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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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한승 약진 바둑 판도 바뀌나
    ‘이세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여기 조한승도 있다!’

    사람들은 95년 이세돌 3단과 함께 입단한 조한승 5단의 소리 소문 없는 진격에서도 눈길을 떼지 않고 있다. 올해 스무살인 조 5단은 입단동기 이세돌의 화려한 부상에 가려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고 있으나, 작년에 ‘정상 등용문’ 신인왕에 오른 데 이어 올 초엔 제45기 국수전 도전자 결정전에까지 나서는 등 범상치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에 이어 이번 제46기 국수전(동아일보 주최) 토너먼트에서도 조 5단은 승자조 결승에 선착했다. 상대는 한·중·일 국가 대항전인 농심배에서 다크호스로 활약한 17세의 최철한 4단. 그러고 보면 요즘 한국바둑은 ‘운동화부대(10대)의 놀이터’란 말이 실감난다.

    흑1로 하변 백진을 삭감하러 온 대목. 결론부터 말하면 이 수는 깊었다. 흑‘가’로 한 줄 얕게 삭감, 백 ‘나’ 정도는 집을 지어주고 길게 승부를 볼 장면이었다. 이것이 배 아파 흑1로 슬쩍 한 걸음 더 들어갔으나 백2로 정지작업을 벌인 뒤 4의 모자를 씌우니 생각 이상으로 화력이 강하다. 흑5부터 11로 비칠비칠 게걸음을 칠 수밖에.

    조한승 약진 바둑 판도 바뀌나
    백16에 응수한 흑17의 붙임이 또 문제였다. 백이 19 자리에 젖히는 따위의 정면대응을 하지 않고 백18로 사이드스텝을 밟으니 난처해졌다. 밖으로 뛰쳐나가는 것이 별 실속이 없다고 판단한 흑은 21로 제자리 삶을 꾀했지만 백22로 갇히고 보니 쌈지 뜨고 살아야 하는 격이다. 결국 이 영향으로 뒤에 흑은 좌변 흑대마가 떨어지는 불상사를 당하면서 돌을 던졌다.



    흑17은 처럼 머리를 내밀어야 했다. 백A가 워낙 힘차고 우변 흑에 선수성 의미가 있어 실전 흑17로 어찌어찌 변화를 구하려 했던 것이 파국을 앞당겼다. 186수 끝, 백 불계승.



    흑백19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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