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22

2002.02.14

철의 수문장 이창호 “중국은 없다”

이창호 9단(백):저우허양 9단(흑)

  • < 정용진 / 월간 바둑 편집장 >

    입력2004-11-15 16: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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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의 수문장 이창호 “중국은 없다”
    중국기사가 열 명이 나오든 스무 명이 나오든 무슨 소용입니까? 한국의 이창호가 최종주자로 버티고 있는 한….” ‘철(鐵)의 수문장’ 이창호 9단이 중국의 국가대항 단체전 첫 우승의 염원을 또 여지없이 깨버렸다.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제3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최종전에서 저우허양(周鶴洋) 9단을 물리치고 우승을 확정지으며 한국바둑의 단체전 불패신화를 이어갔다.

    월드컵 본선 진출의 염원을 달성한 여세를 몰아 ‘반상 제패’까지 이루려던 중국의 꿈은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중국은 주장인 창하오(常昊) 9단 대신 이 9단에게 3전 전승을 거두며 ‘킬러’로 각광 받고 있는 부주장 저우 9단을 최종주자로 타순을 바꾸는 등 첫 우승을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날마다 장날’은 아니었다.

    철의 수문장 이창호 “중국은 없다”
    중반까지는 토끼(흑)와 거북을 떠올리게 하는 내용이었다. 문제는 백 쫔로 패를 따냈을 때. 이때 흑이 처럼 흑1로 집을 벌며 팻감을 썼으면 제아무리 이창호라 한들 난감한 바둑이었을 것이다. 흑1로 팻감을 쓰며 수단을 부린 실전은 결과적으로 백에게 숨통을 열어준 꼴이 되었으니…. 흑13까지 좌상귀를 판 것까지는 그래도 좋았으나, 백이 30으로 팻감을 썼을 때라도 흑은 32로 일단 받아놓은 뒤 다음 백 쫔로 패를 때릴 때 흑A에 팻감을 썼으면 백은 두 손 들어야 했을 것이다. 더 이상 팻감이 없기 때문이다. 백32로 흑 다섯 점이 떨어져 역전. 한국의 우승과 동시에 이 9단 개인 통산 1000승을 기록하는 순간이다. 216수 끝, 백 불계승.



    흑백19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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