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70

2003.01.30

이형택 굿 샷! 이제부터 시작

  • 최원창/ 굿데이신문 종합스포츠부 기자 gerrard@hot.co.kr

    입력2003-01-22 17: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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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택 굿 샷! 이제부터 시작
    코리안 태풍 이형택(27ㆍ삼성증권)의 꿈의 질주가 시작됐다.

    비록 1월16일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2회전에서 안드레 아가시에게 패해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긴 했지만, 박찬호와 박세리 열풍에 버금가는 이형택 신드롬을 몰고 올 전망이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아디다스 인터내셔널대회에서 우승을 일군 이형택의 쾌거는 한국 테니스사를 새로 쓴 일대 사건이자 한국 스포츠의 세계화 전략이 비로소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형택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세계랭킹 67위로 올라섰다. 이번 우승은 절대로 신화나 행운이 아니다. 그는 1998년 방콕아시아경기대회 단체전 우승, 99년 팔마유니버시아드 우승, 요코하마 남자챌린저대회 우승, 브롱코스 남자챌린저대회 우승,2002년 US오픈 테니스대회 16강 진입 등으로 꾸준히 세계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알려왔다. 그의 향후 목표는 당연히 메이저 대회 우승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 메달 획득이다.

    한국 프로스포츠는 박찬호(30ㆍ텍사스 레인저스)와 김병현(24ㆍ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이미 거센 ‘황색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 뿐만 아니라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 이후 프로축구 선수들도 축구의 본고장 유럽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또 미국 프로골프협회(PGA) 최경주(33ㆍ슈페리어)와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 박세리(26ㆍCJ) 김미현(26ㆍKTF) 박지은(24ㆍ이화여대) 등이 번갈아 승전보를 전해오며 맹활약하고 있다. 남자 핸드볼의 윤경신(30ㆍ독일 굼머스바흐)은 독일에 한국을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에 이어 이형택이 투어급 대회에서 우승을 거둠으로써 남자테니스도 세계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그동안 ATP 투어 대회에서 우승자를 낸 국가는 20여개국에 불과하다. 이제 한국도 그 대열에 합류하며 세계 테니스의 중심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국제 스포츠에서 한국이 두각을 나타낸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종합 4위에 오르면서부터다. 그러나 프로스포츠에선 늘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하다가 90년대 중반 이후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선수들이 하나 둘씩 등장하면서 비로소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들은 국내의 탄탄한 인프라 속에서 성장했다기보다는 개인의 천재성에 의해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담보해주는 것은 아니다. 프로스포츠는 국가를 홍보하는 좋은 수단이기도 하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로 이제 피어나기 시작한 꽃망울을 만개시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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