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51

2004.09.09

‘무릎의 회춘’ 세월아 멈추어라

대학병원급 첨단 장비 최신 시설 갖춰 … 효과 확실 ‘관절경수술’ 환자들 만족

  • 최영철 기자 ftdog@donga.com

    입력2004-09-03 12: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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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릎의 회춘’ 세월아 멈추어라

    무릎에 삽입한 관절내시경으로 내부를 관찰하며 수술하고 있는 정동병원 김창우 원장

    경주에 사는 주부 하명숙씨(55)는 무릎관절 통증을 견디다 못해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있는 정동병원을 찾았다. 하씨에게 관절염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때는 50살 무렵부터. 처음엔 참을 만한 정도의 경미한 통증뿐이어서 치료하지 않고 방치했는데, 최근 들어 증세가 더 심해지더니 무릎이 욱신거리고 움직일 때마다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걸레질도 할 수 없고 시장 가는 일조차 힘들어 집안일은 당분간 큰딸에게 맡겼다.

    하씨가 몇 시간을 달려 서울에까지 온 이유는 정동병원에서 시술하는 관절경수술에 대한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 무릎관절 전문병원임을 내세우는 정동병원의 관절경수술은 절개 부위를 최소화해 수술 흔적이 거의 없으면서도 치료 효과가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수술대에 누운 하씨는 부분마취가 된 상태에서 모니터를 통해 수술 장면을 직접 볼 수가 있었다. 모니터 화면에 나타나는 무릎 속 관절과 그 사이에 있는 너덜너덜해진 연골의 모습을 보니 더욱 실감이 났다. 30분쯤 흘렀을까. 기구를 이용해 꼼꼼히 손질하고 나니 연골은 어느새 말끔하게 정리됐다. 정동병원 김창우 원장의 설명을 들으면서 수술 과정을 지켜볼 수 있어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수술받은 지 한 달이 지난 지금은 무릎에 생긴 아주 작은 딱지 같은 흉터 외에 겉으로는 달라진 것이 없다. 잘 걷지도 못하던 하씨는 이제 남편과 산책도 하고 잠시 쉬었던 수영도 다시 시작했다. 처녀 때나 다름없는 튼튼한 무릎을 되찾게 돼 날아갈 듯 기쁘다는 그녀, 이렇게 간단한 수술법이 있는 줄 알았다면 3년 동안 고생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정동병원은 대학병원 수준의 최첨단 의료장비와 최신 시설을 갖춘 관절전문 클리닉이다. MRI, 나선형 CT 등을 활용하는 것은 물론 전자진료 차트(EMR), 자동처방 전달체계(OCS), 영상저장 및 전송시스템(PACS)을 구축해 디지털 정형외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새로운 치료법 발빠르게 도입
    ‘무릎의 회춘’ 세월아 멈추어라

    환자의 무릎 상태를 진단하고 있는 김원장.

    ‘무릎의 회춘’ 세월아 멈추어라

    정동병원 전경.

    김창우 원장은 우수한 의료진과 시설을 갖춘 관절전문 클리닉을 개원하기 위해 여러 해 전부터 힘써왔고, 올해 초 마침내 자신의 꿈을 실현했다. 대한정형외과의학회와 대한슬관절학회, 미국정형외과학회의 정회원으로 활동하며 국내외에 소개되고 있는 새로운 치료법들을 발빠르게 도입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연구에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그는 이러한 경력을 발판으로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정확한 수술로 환자만족도 100%에 도전하고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우리 국민 10명 가운데 2명이 앓고 있을 만큼 흔한 질병. 그러나 상대적으로 치료에는 미온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김창우 원장은 “관절염의 예방도 중요하지만 신속한 치료가 훗날을 결정한다”며 “초기에 치료받을수록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수술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진통소염제·관절영양제·관절재생제를 이용한 약물요법이 가능하며, 파라핀·초음파·적외선 등을 이용한 물리치료로도 통증을 가라앉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초기를 넘기면 약물이나 물리치료로는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수술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정동병원의 대표적인 관절수술법은 관절경수술로, 관절염 초·중기 환자에게 가장 보편적으로 적용된다. 무릎에 4mm 크기의 구멍을 두 군데 뚫은 다음 한쪽에는 관절내시경을 집어넣어 관절 내부를 관찰하고, 다른 한쪽에는 수술 도구를 삽입해 수술을 진행한다. 관절경수술에 사용하는 관절내시경에는 작은 카메라와 기계장치가 달려 있다. 카메라는 모니터 화면과 연결되어 있어서 손상된 관절 연골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서 수술할 수 있게 도와주고, 기계장치는 수술 도중 수시로 물을 뿜어내 세척해준다. 이렇게 해야 세균 감염의 위험성이 줄어든다. 관절내시경을 이용하기 때문에 CT 촬영이나 MRI 같은 특수촬영으로도 파악하지 못하는 병의 진행상태까지 진단해 수술할 수 있으며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

    연골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손상된 연골을 다듬어 재생하는 방법을 쓴다. 일명 ‘관절 스케일링’이라고도 불리는 이 방법은 우선 관절에서 떨어져 나와 돌아다니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연골 조각들을 레이저 기구로 제거하고, 너덜너덜해진 연골의 모양을 다듬어준다. 연골이 심하게 마모된 환자에게는 연골 단면이나 뼈에 5~6개의 구멍을 내준다. 이렇게 규칙적으로 낸 구멍에 미세한 충격이 가해지면 연골이 재생된다.

    관절경수술에 걸리는 시간은 30분 내외로 비교적 짧고 간단하며, 무릎에만 부분마취를 하기 때문에 마취 사고가 일어날 위험도 적다. 환자들은 김원장과 대화를 나누면서 수술을 받기 때문에 초조함은 어느새 사라지고 오히려 신뢰감이 생긴다고 입을 모은다. 관절경수술은 5일 정도 입원하면 충분히 회복되며, 회복기간이 짧은 만큼 일찍 관절운동을 할 수 있어 환자에게 좋다. 절개 부위가 작기 때문에 조직의 손상도 적고 감염이나 합병증에 대한 위험도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장점도 있다.

    인공관절시술 10~15년 효과
    ‘무릎의 회춘’ 세월아 멈추어라

    정동병원 김창우 원장.

    관절경을 이용한 수술 중에는 ‘자가연골이식법’도 있다. 자가연골이식은 연골의 마모 정도가 심한 관절염 중기 이후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관절염 환자의 경우 두 관절이 직접 맞닿는 부분은 연골 손상이 심해도 잘 사용하지 않는 주변부의 연골은 상태가 양호하다. 따라서 주변부의 연골을 떼어내 손상된 부위에 옮겨 붙이면 감쪽같다. 손상 부위가 클 경우에는 조금만 떼어내 실험실에서 4~6주간 배양한 뒤 이식한다. 배양된 연골은 액체 상태이므로 이식할 때 연골이 흐르지 않게 다른 부위의 골막을 떼어다가 덮어서 봉합해줘야 한다. 이때 10~15cm를 절개해야 한다. 2개월 정도의 회복기간이 지나면 걸어다닐 수 있고, 6개월 뒤에는 원래의 연골과 별 차이가 없을 만큼 정상 기능을 되찾는다. 자가연골이식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의 연골을 활용하는 것이라 부작용의 우려가 없고 안전하다는 점이다. 이식된 연골은 빠른 속도로 재생되며, 한 번 재생된 연골은 영구적으로 효과가 유지된다. 수술 뒤에는 관절을 자유자재로 구부렸다 펼 수도 있다.

    관절경수술은 퇴행성관절염 외에도 반월상연골 파열, 전·후방십자인대 파열, 류머티즘관절염, 통풍성 관절염 등 다양한 무릎관절 질환에 적용된다. 반월상연골은 허벅지뼈와 종아리뼈가 만나는 곳에 있는 반달 모양의 연골로, 외상에 의해 찢어지는 경우가 많다. 전·후방십자인대 역시 운동 중 외상으로 인한 손상을 조심해야 한다. 파열된 연골과 인대는 관절경수술로 재건할 수 있다. 그밖에 무릎관절뿐 아니라 어깨, 팔꿈치, 손목, 발목, 엉덩이관절도 관절경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또 다른 수술법으로 인공관절수술을 꼽을 수 있는데, 이 수술은 연골이 완전히 닳아 없어진 관절염 말기 환자에게 한정적으로 하는 치료법이다. 연골을 재생할 수 없기 때문에 합금이나 폴리에틸렌으로 만든 인공관절을 덮어씌워 준다. 주로 위쪽 무릎 연골면에는 합금을, 아래쪽 무릎 연골면에는 폴리에틸렌을 넣는다. 수술시간은 1~2시간 정도이며 일반적으로 전신마취를 해야 한다. 절개 부위는 15~20cm 정도. 자가연골이식수술과 마찬가지로 2개월 정도의 회복기간이 필요하지만, 수술 뒤 관절을 움직이는 데 약간의 제약이 따르는 것이 차이점이다. 관절을 완전히 구부리는 것이 불가능해 쪼그려 앉거나 양반다리로 앉을 수 없다. 수명은 환자의 체중, 성별, 직업에 따라 다르며 한 번 시술로 10~15년간 효과를 볼 수 있다.

    김원장은 “잘 움직이지도 못하고 아픈 무릎을 원망하며 사는 것보다 인공관절수술을 받는 게 훨씬 낫다”며 “하지만 인공관절수술 대상자가 되기 전에 관절경수술로 치료하면 불편함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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