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한 직장인이 온라인 일본어 강의를 듣고 있다.
샐러던트의 성공 여부는 시공간의 제약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사내 연수원이나 외부 학원을 이용하는 것이 자유롭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업에 매인 몸이다 보니 현실적으로 여의치가 않다. 인터넷을 활용한 e러닝은 그래서 샐러던트들에게 각광받는 학습도구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누구라도 온라인 상태라면 원하는 수업을 원하는 시간에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e러닝’ 하면 인터넷으로 영어강좌를 듣는 게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각종 자격증 취득을 위한 강좌는 물론, 인사·재무·위기관리·리더십·윤리경영 같은 직무와 관련한 다양한 분야를 e러닝으로 배울 수 있다.
e러닝을 활용하는 샐러던트가 늘면서 국내 e러닝 시장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해마다 20% 이상씩 성장하며 현재 그 규모가 1조5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e러닝 업체들도 최근 수년 새 우후죽순 생겨났다. 앞으로도 e러닝 비즈니스는 유망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부분의 e러닝이 수강료를 상당 부분 환급해주고 있어 수강생이 더욱 몰려들 것이기 때문이다.
집중력 저하 막기 위해 15분 수업 등 다양한 방법 고안
이처럼 e러닝 이용자가 늘고는 있지만, 누구나 효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만큼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학원에 등록하는 것보다 비용이 저렴해 중도에 포기해도 아깝다는 생각이 그리 크지 않은 듯하다.
e러닝의 학습효과가 떨어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e러닝의 속성 때문이다. e러닝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공간적 제약이 없고 강사를 의식하지 않아도 되는 점이 학습자의 긴장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시간적 제약을 받지 않는 것도 언제든지 다시 들을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게 해 수업을 차일피일 미루게 만든다.
e러닝의 장점이 되레 학습효과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는 셈.
물론 e러닝 서비스업체들도 이런 부작용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e러닝의 가장 큰 맹점 중 하나인 집중력 저하를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고안해왔다. 예컨대 기존의 50분짜리 강의를 15분씩 쪼개 수강생들이 쉽게 지루해지는 것을 막는다든지,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활용해 시각적 효과를 높이는 것 등이 그것이다. 때로는 학습자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문답식이나 스토리 중심으로 내용을 구성하기도 한다. 심지어 억대 개발비를 쏟아 부은 블록버스터급 e러닝 콘텐츠도 나왔을 정도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e러닝의 본질적인 한계를 완전히 극복할 수 없음을 업체들도 인정하고 있다. 결국 e러닝 이용자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의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얘기다. e러닝 전문가들은 학습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학습자의 습관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성공하는 e러닝의 5가지 습관을 들어보자.
|
1시간 일찍 출근하고 1시간 늦게 퇴근하라
e러닝업체가 개최한 오프라인 특강에 참여한 직장인들.
모니터만 보지 말고 노트에 필기하라
온라인 강의가 지닌 또 다른 단점은 학습자가 수동적인 자세로 수업을 듣기 쉽다는 것이다. 헤드폰을 쓰고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눈동자 운동만 하다 보면 지루해지기 십상이다. 온라인 학습에서도 필기는 필수다. 강의실에서처럼 노트 필기하는 것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하면 강의를 들을 때도 집중력이 생길 뿐 아니라, 지하철 안처럼 온라인 연결이 안 되는 장소에서도 강의 내용을 떠올리며 복습할 수 있다. 대기업 구매팀에 근무하는 문현성 씨는 “e러닝으로 배운 경영전략수립 실무과정을 정리한 내용들을 현업에 적용하기 위해 현재 동료들과 함께 스터디 모임을 만들었다”며 “수업 때 꼼꼼하게 체크해둔 것이 이렇게 실제 업무에 도움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과제물은 반드시 제출하라
e러닝 프로그램 중에는 과제물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주로 e메일로 과제를 제출하는 방식이다. 역시 온라인 강의가 강사의 일방적인 강의로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요즘 활용 사례가 늘고 있다. 물론 과제를 제때 제출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준다고는 하지만, 온라인 강좌의 특성상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휴넷의 이혜옥 책임연구원은 “결국 학습자가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과제를 완성해 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제출한 과제물은 과정을 마친 후에는 수료증보다 가치 있는 성과물”이라고 강조했다.
강사ㆍ관리자와 끊임없이 대화하라
온라인 강의가 일방적으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학습자가 지속적으로 모니터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강의 내용 중 조금이라도 궁금한 점이 있으면 게시판에 질문을 올리거나 강사에게 직접 e메일을 보내는 적극적인 태도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또 수시로 게시판을 열람해 같은 수업을 들은 다른 수강생들이 어떤 질문을 올리고 그에 대한 답변은 어떤지를 파악하는 것도 학습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메이저급 e러닝업체들은 수강생들과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해당 인력과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오프라인 강의나 모임에도 꼭 참석하라
요즘 e러닝의 트렌드 가운데 하나가 ‘온-오프 병행’이다. 짧게는 한 달에 한 번, 길게는 6개월 과정 중 1회라도 오프라인 수업을 하는 곳이 많다. 몇 회가 됐든 오프라인 강의에 참석하는 것은 온라인 강의를 보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강사를 직접 만나는 것은 이후 온라인 수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동기유발 효과가 크다. 또 다른 수강생들과도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 있다. e러닝업체가 나서 그런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이미 오래전에 e러닝 과정을 마친 윤주광 씨는 “지금도 당시 함께 공부한 동기생들과 만난다”며 “앞으로도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교류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