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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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관심 극도로 과장

  • 이서원 자유기고가

    입력2007-01-02 11: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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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포와 관심 극도로 과장

    '스타워즈'

    최신작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에서 주인공 영군은 자신이 사이보그라고 생각한다. 이를 걱정한 엄마는 영군에게 ‘사이보그’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하지만 영군은 이에 대한 확신이 없다. 간신히 나오는 대답은 “로봇 비슷한 건가?”

    사이보그는 ‘cybernetic’과 ‘organism’을 결합한 신조어로 생물과 기계장치의 결합체를 말한다. 영군이 말한 것처럼 ‘로봇과 비슷하지만’ 로봇은 아니다. 이 정의를 엄격하게 정의하면,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도 사이보그는 있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해도, 의치를 껴도, 인공 관절이나 인공 심장을 달아도 사이보그다.

    영상 매체에서 가장 유명한 사이보그는 텔레비전 시리즈 ‘600만불의 사나이’와 ‘소머즈’의 주인공들이다. 심각한 사고로 팔다리 등을 잃은 그들은 인공 팔다리와 기계 감각기관을 단 사이보그로 다시 살아나 지구를 위협하는 악당들과 맞서 싸운다. 이 시리즈물에선 기계다리를 한 셰퍼드 개도 한 마리 등장한다. 이들은 겉보기엔 보통 사람과 특별히 다를 게 없는 삶을 산다.

    이들과는 달리 심각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사이보그도 있다. 폴 버호벤의 영화 ‘로보캅’의 주인공이 그렇다. 순직한 경찰 머피의 두뇌와 몸에 기계장치들을 달아 만들어진 그는 살짝 드러나는 입가와 턱을 제외하면 기계처럼 보이고 기계처럼 행동한다. 그가 그냥 기계처럼 행동한다면 모두가 편할 것이다. 하지만 그의 두뇌에는 인간의 기억이 숨어 있고, 그 기억이 살아나는 순간 엄청난 갈등이 시작된다. 자신을 프로그래밍한 회사에 복종할 것인가, 아니면 인간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할 것인가?

    많이들 잊고 있지만 ‘스타워즈’에도 사이보그가 하나 등장한다. 바로 이 시리즈의 가장 인기 있는 악역인 다스 베이더다. 오비원 케노비와의 결투에서 패해 온몸에 화상을 입고 양쪽 다리를 잃은 그는 인공 다리와 인공 호흡장치를 단 사이보그로 부활한다. 검은 망토를 휘두르는 그의 모습은 근사해 보이지만, 사실 다스 베이더의 삶은 그렇게 편치 못하다. 마음대로 음식도 먹지 못하고 휴식도 특수한 장치가 되어 있는 공간에서 취해야 하며, 헬멧을 벗으면 숨도 못 쉰다. 영화 속의 과학 수준이라면 충분히 유전공학과 생체 재생기술을 이용해 손상된 부분을 복구할 수 있었을 텐데 왜 그 고생을 하는지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공상과학(SF) 영화에 나오는 사이보그들에 불필요하게 매료되거나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이들은 기계에 대한 사람들의 공포와 관심을 극도로 과장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SF적인 사이보그들이 보편화되는 미래에는 인간과 기계의 결합은 더욱 유연하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 방향은 기계팔이나 기계다리 대신 컴퓨터와 인간 두뇌의 결합으로 흘러갈 것이다.



    영화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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