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래판에 “제2의 르네상스를 몰고 오겠다”며 국민생활체육전국씨름협회장에 취임(10월13일)할 이성희 회장은 애가 탄다.
“전국 초등학교와 대학교 등에서 아마추어로 활동하는 선수는 1만7000명 선이다. 그러나 이들을 받아줄 프로구단은 단 1개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그래도 용기를 잃지 마라’고 격려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씨름의 부활을 논의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게 이 회장의 판단이다. 그는 일본의 스모계가 국민의 관심을 어떻게 유발했는지, 선수를 어떻게 키웠는지, 흥행비결이 무엇인지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이 회장은 씨름 중계에 소극적인 방송국에도 섭섭함이 많다. 국민의 관심과 씨름인의 열정은 방송이란 수단을 통해야 비로소 접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씨름의 부흥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다고 선수들에게 “용기를 가져라” 또는 “한민족을 대표하는 전통운동을 살려야 한다”며 애국심을 자극하는 단순한 방법으로 씨름의 부활을 도모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현실적인 해결책을 마련해 승부를 낼 예정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씨름전용구장 건설이다. 천문학적인 건설비 때문에 감히 엄두를 못 내던 프로젝트지만, 이 회장은 반드시 해낼 생각이다.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를 바로 옆에서 직접 들으면 관중들의 열기가 뜨거워질 것이다. 선수의 몸에서 땀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 관중의 손에도 땀이 맺히지 않겠는가.”
이 회장은 모래판의 상징인 이만기(경남대 교수) 등 스타 씨름인들의 활동공간도 확대할 계획이다.
제2의 씨름 르네상스를 실현시키려는 이 회장의 의지가 예사로워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