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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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 R&B 샛별로 떴다

  • 정일서 KBS라디오 PD

    입력2006-09-21 16: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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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은 음악산업 전반에서 우리로서는 부럽기 그지없는 여러 가지 강점을 가졌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공존한다는 점과 인디즈에서 오버그라운드로 이어지는 두터운 저변은 가장 부러운 점. 그러나 우리가 앞서는 면도 있는데, 그중 하나가 보컬의 힘이다(물론 립싱크를 남발하는 댄스가수들은 제외하고). 특히 힙합과 함께 현대 흑인음악의 영역을 양분하고 있는 R·B 분야에서는 우위가 더욱 두드러진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본격적인 R·B 창법을 구사한 가수는 솔리드였다. 특히 김조한은 뛰어난 후배들이 많이 등장한 지금까지도 그의 필(feel)을 넘어서는 이가 아직 없다는 것이 중론일 정도로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었다. 여성 가수로서는 박정현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다소 연약한 듯하면서도 감정이 풍부한 그녀의 보컬은 한국적 감성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그밖에 휘성과 거미의 가창력도 나무랄 데 없고, 거리의 디바로 불리는 임정희나 원티드 출신 하동균 역시 주목할 만하다. 또 최근에는 스위트 소로우나 바이브, SG 워너비의 경우처럼 정통 R·B는 아니지만 R·B 창법에 기댄 발라드로 인기를 끄는 가수들도 많아졌다.

    여기에 또 한 명의 기대주가 나타났다. 최근 솔로 데뷔앨범 ‘Letter From My Heart’를 발표한 박정은이 그 주인공인데, 그룹 소울사이어티의 리드 보컬리스트였던 그녀는 신인답지 않게 안정된 보이스와 소울풀한 창법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4men과 함께 한 첫 싱글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가 귀에 착 감기고, 제목이 재미있는 ‘된장찌개를 좋아해’도 인기를 끌기에 충분한 매력적인 곡이다.

    박정은은 기대를 걸어도 좋을 준비된 신인이지만 우려되는 점도 있다. 앞으로 과연 자신만의 색깔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R·B 창법은 이제 너무 남발된다 싶을 정도로 흔한 것이 되어버렸고, 박정은의 보컬 역시 비교대상을 찾기가 어렵지 않게 다른 가수들과 많은 유사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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