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1년생이니 2007년이면 희수(喜壽·77세)다. 55년 서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대구대(현 영남대) 전임강사 시절이던 65년부터 한말(韓末) 일제침략의 역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으니까 올해로 41년째다.
숙명여대와 효성여대, 평택대 등에서 사학을 가르치고 삼균학회 학술연구위원장을 지낸 조항래 전 교수. 그는 4년 전 현직에서 완전히 은퇴했지만, 한말 일제침략의 역사에 대한 탐구열과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일제의 침략과 강점, 그리고 독립운동과 친일파의 관계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첫 번째 단계인 일제침략 과정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자들은 독립운동사와 친일파에 대한 연구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국민이 독립운동사에는 관심을 가지면서도 일제침략사에는 별로 주목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미개척 분야이던 일제침략 과정에 대한 연구는 쉽지 않았다. 국내에 남아 있는 자료도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일본에 남아 있는 관련 문서 대부분이 기밀문서에 해당돼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 전 교수는 자신의 연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만한 자료가 있는 곳은 어디든지 달려갔다. 1976~77년께 일이다. 일본 나라(奈良)현의 한 대학에서 활동 중인 ‘조선학회’로부터 초청장이 왔다. 조 전 교수는 그걸 기회로 한동안 일본에 머물면서 도쿄대학 및 교토대학 도서관, 국회도서관, 도요(東洋)문고 등 고서적을 보관하고 있는 곳을 모조리 뒤졌다.
지금까지 20여 권 저서와 200여 편 논문 발표
그때 한 고서점에서 입수한 자료가 북한에서 발행한 ‘역사문제연구’라는 책이다. 유신정권 시절에 그런 책을 국내로 반입했다가는 곧바로 ‘철창행’이었지만 조 전 교수는 다른 자료 속에 몰래 숨겨서 들여왔다. 독일이 통일되기 전 동베를린에서 열린 ‘한국학회’에 참석했다가 공산권 학자들에게서 얻은 자료도 신변의 위협을 감수하면서 숨겨 들여오기도 했다.
조 전 교수는 “친일파들은 만나는 것 자체를 꺼렸다. 자료도 은밀한 것이 많아서 구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다. 정말 눈치 봐가며 공부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조 전 교수는 이런 과정을 거쳐서 지금까지 모두 20여 권의 저서와 2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8편의 글을 하나로 묶어 2006년 4월 ‘한말 일제의 한국침략사연구’라는 단행본으로 발간해 문화관광부로부터 올해의 우수 학술도서로 선정됐다.
조 전 교수는 “이 책에는 일본 외무성에서 편찬한 ‘신사체경일기’와 제2차 수신사인 김홍집의 ‘조선책략’이라는 자필본이 포함돼 있는데, 내가 처음 발굴한 자료들로 매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내용을 보면 강화도조약 당시 일본이 어떤 수작을 부렸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전 교수는 이어 “국내에 일제침략사라는 이름으로 책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 분야 연구가 미진했다”며 후학들에게 한마디 당부를 전했다.
“한말 일제침략사 등 그늘진 역사에 대한 연구 없이 독립운동사나 친일파 등 다른 부분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기는 어렵습니다.”
숙명여대와 효성여대, 평택대 등에서 사학을 가르치고 삼균학회 학술연구위원장을 지낸 조항래 전 교수. 그는 4년 전 현직에서 완전히 은퇴했지만, 한말 일제침략의 역사에 대한 탐구열과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일제의 침략과 강점, 그리고 독립운동과 친일파의 관계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첫 번째 단계인 일제침략 과정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자들은 독립운동사와 친일파에 대한 연구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국민이 독립운동사에는 관심을 가지면서도 일제침략사에는 별로 주목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미개척 분야이던 일제침략 과정에 대한 연구는 쉽지 않았다. 국내에 남아 있는 자료도 거의 없을 뿐 아니라 일본에 남아 있는 관련 문서 대부분이 기밀문서에 해당돼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조 전 교수는 자신의 연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만한 자료가 있는 곳은 어디든지 달려갔다. 1976~77년께 일이다. 일본 나라(奈良)현의 한 대학에서 활동 중인 ‘조선학회’로부터 초청장이 왔다. 조 전 교수는 그걸 기회로 한동안 일본에 머물면서 도쿄대학 및 교토대학 도서관, 국회도서관, 도요(東洋)문고 등 고서적을 보관하고 있는 곳을 모조리 뒤졌다.
지금까지 20여 권 저서와 200여 편 논문 발표
그때 한 고서점에서 입수한 자료가 북한에서 발행한 ‘역사문제연구’라는 책이다. 유신정권 시절에 그런 책을 국내로 반입했다가는 곧바로 ‘철창행’이었지만 조 전 교수는 다른 자료 속에 몰래 숨겨서 들여왔다. 독일이 통일되기 전 동베를린에서 열린 ‘한국학회’에 참석했다가 공산권 학자들에게서 얻은 자료도 신변의 위협을 감수하면서 숨겨 들여오기도 했다.
조 전 교수는 “친일파들은 만나는 것 자체를 꺼렸다. 자료도 은밀한 것이 많아서 구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다. 정말 눈치 봐가며 공부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조 전 교수는 이런 과정을 거쳐서 지금까지 모두 20여 권의 저서와 200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8편의 글을 하나로 묶어 2006년 4월 ‘한말 일제의 한국침략사연구’라는 단행본으로 발간해 문화관광부로부터 올해의 우수 학술도서로 선정됐다.
조 전 교수는 “이 책에는 일본 외무성에서 편찬한 ‘신사체경일기’와 제2차 수신사인 김홍집의 ‘조선책략’이라는 자필본이 포함돼 있는데, 내가 처음 발굴한 자료들로 매우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내용을 보면 강화도조약 당시 일본이 어떤 수작을 부렸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전 교수는 이어 “국내에 일제침략사라는 이름으로 책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 분야 연구가 미진했다”며 후학들에게 한마디 당부를 전했다.
“한말 일제침략사 등 그늘진 역사에 대한 연구 없이 독립운동사나 친일파 등 다른 부분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기는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