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전쟁을 좋아하는 듯싶다. 끊임없는 파병 철회 압박에도 좀체 이라크에서 떠나지 않는 것만 봐도 그렇다. 미국은 지금 또 하나의 전쟁을 준비 중이다. 야구 전쟁,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orld baseball classic·이하 WBC)이 바로 그것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야구는 전쟁의 냄새가 풍기지 않는 운동경기 중 하나다. 국기를 달고 그라운드에서 쉴새없이 관중의 환호에 열광하는 축구와 다르다. 메이저리그는 이 점이 애석했다. 야구는 미국, 일본, 한국과 중남미의 몇 나라를 제외하곤 쉽게 세계화되지 않는 종목이다.
야구는 투수로부터 시작해 투수로 끝난다. 투수의 긴 인터벌, 배터리가 주고받는 사인과 호흡, 공 하나를 던진 뒤 다음 사인을 받기 위해 타석에서 벗어나 코칭스태프를 쳐다보는 타자. 그래서 야구는 바둑에 가깝고, 축구는 공을 놓고 뛰는 전쟁에 가깝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축구 전쟁이 부러웠다. 4년에 한 번씩 월드컵이 진행될 때마다 FIFA(세계축구연맹)가 벌어들이는 천문학적인 돈이 부러웠다. 솔직히 말하면 WBC는 그래서 시작된 거다.
무실점 투수도 투구 수 채우면 강판
유럽 주도, 즉 세계야구협회(IBAF)의 국제대회 주도권을 빼앗아오는 동시에 월드컵처럼 세계화도 노려보고, 동시에 돈도 벌어보겠다는 의도다. 첫 대회부터 흑자가 될 것이라는 사무국의 설득은 결국 메이저리그 해당 구단의 노파심을 누그러뜨렸다. 첫술에 배부르랴만은 급한 마음과 욕심으로 출범한 WBC는 시작 전부터 많은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투구 수를 75개로 제한한다고? 구단들은 차출될 투수들의 어깨 부상이 걱정이었다. 그래서 이러한 기상천외의 제안이 나왔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선발 및 구원 투수들의 투구 수를 제한하자는 의견이 지난가을부터 단장회의 등을 통해서 나왔는데 아직 확정되진 않았으나 사실상 이대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이 안에 따르면 WBC 예선전에서 모든 선발투수는 1경기서 75개 이상의 공을 던지지 못하게 되어 있다. 이미 참여 국가의 사무국에 개별 통보됐다.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르겠으나 단기전 야구의 재미는 뭐니 뭐니 해도 투수전이다. 성인 야구에서 재현되는 고교야구 결승전. 따라서 감독은 그 팀에서 가장 믿는 투수를 내보낼 수밖에 없다. 한 경기에서 무너지면 짐 싸서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게 단기전의 생리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상상해보면 다소 김빠진다. 6회 또는 7회까지 진행되던 선발투수끼리의 투수전이 갑작스레 2라운드로 들어간다. 0대 0으로 맞선 7회. 양팀 선발투수의 구위가 모두 괜찮다. 그러나 내려가야 한다. 75개(본선은 90개라고 하나 역시 오십보백보다) 제한 투구 수를 채웠기 때문이다. 경기 운영상에서 감독은 경기 상황별, 타자의 타격 습성에 따라 투수를 교체하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이제 온전히 투구 수에 매이게 될 가능성이 생겼다. 절대변수는 아니지만 상당 부분 공 개수에 따라서 무대가 바뀌게 된다는 이야기다.
투구 수가 제한돼 있는 WBC 예선과 본선은 결국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 가깝다. 투구 수를 차츰 늘려가면서 시범경기 막바지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선발 투구 수의 평균 개수인 90개가량을 던지는데, 이는 본선에서 예정된 개수와 비슷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해당 구단은 정규시즌 주요 흥행 요원인 선수들의 부상이 염려되어 자연히 문제 제기했을 것이고, 결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절충안 아닌 절충안을 낸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계적인 투구 수 제한은 각국의 야구 문화를 절대적으로 침해하는 사례다. 메이저리그가 각 나라 야구 문화에 깊숙이 젖어들면서 5일 로테이션, 선발 투구 수 제한 등은 사실 글로벌 표준처럼 채택돼 있는 게 사실. 하지만 각 나라마다 조금씩 변용돼 진행하고 있다. 6선발 로테이션에 130개 이상을 던지는 게 기본으로 돼 있는 일본이 있는가 하면, 한국은 5선발까지 구색은 갖췄으나 사실상 1~3선발에 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용병이 주전 라인의 다수를 차지하는 대만은 말할 것도 없다. 물리적인 숫자와 자원이 전혀 다르고 풍토가 다른 통에 오프시즌 훈련과 경기 사이사이의 휴식도 역시 다르다.
선발 투구 수 제한은 재미가 반감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야구 문화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제시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즉, 참여하는 나라의 사령탑이 자국의 욕심을 위해 ‘귀중한’ 메이저리그 자원을 혹사시키지 않을까 염려해 단장들이 만들어낸 특별 규칙이다. 서재응의 소속구단 뉴욕 메츠가 보기에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서재응에게 130개 이상 투구를 지시할 지도자로 보는 것 아닐까.
마쓰이, 구단 압력에 불참 선언
WBC는 반쪽 대회로 전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작 잔칫상을 차려놓은, 사실상의 주최 측이 삐걱대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절반 정도로 여겨지는 뉴욕 양키스 소속 선수들이 구단의 압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불참선언을 하고 있다. 일본팀 4번 타자로 오 사다하루 감독의 총애를 받는 뉴욕 양키스 마쓰이 히데키는 대회 불참과 관련, 감독에게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여기에 최고스타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주전포수 호르헤 포사다도 역시 참가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대회 창안과 동시에 대회 출전 권한은 전적으로 선수들의 몫이라고 주장했으나 결국 거짓말로 드러났다. 세부 규정에는 특별한 상황(부상 위험, 팀의 필요성 등 이 상황조차 다소 애매하게 돼 있다)이 있을 경우 해당 구단이 WBC 조직위원회에 어필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뉴욕 양키스는 이를 100%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괴짜 구단주 조지 스타인브레너로 대변되는 뉴욕 양키스는 예전부터 메이저리그 사무국과는 독자적인 행보를 걷는 것으로 유명하다. 양키스 유니폼은 아디다스에서 제작한다. 사무국이 마제스티 등 공식 유니폼 공급업체를 두고 있는 것과 상반된다. 사무국의 벌금 제재 같은 건 전혀 두렵지 않다. 구단 간 합의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사무국과 다른 구단의 이익 창출에 양키스가 보조를 맞추지 않겠다는 생각이 확실한 듯하다.
양키스의 이러한 전략은 다른 참가국들에 반사적인 이익, 또는 불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 혜성처럼 나타나 마운드를 지켰던 대만 출신 투수 왕쳉밍의 경우도 어깨 부상 우려를 들어 역시 양키스는 출전을 반대하고 있다. 앞서 밝혔듯이 일본 출신 거포 마쓰이도 불참이 확실해짐에 따라 한국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자국 내의 특정 구단 선수 불참은 어찌 보면 새 발의 피다. 더 큰 문제가 산적해 있다. 아마야구 최강팀 중 하나인 쿠바를 놓고 미 행정부가 WBC 참가 불허 방침을 밝힌 것이다. 대표적인 반미국가인 쿠바는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를 받고 있는데, WBC 대회 요강에 따르면 ‘참가팀은 최소한 대회 수익의 1%를 받게 돼 있다’고 한다.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를 받고 있는 쿠바가 배당금이 걸린 대회에 참가할 경우 달러가 쿠바로 들어간다는 의미다.
美, 쿠바 불허 방침에 주변국들 반발
쿠바 참가 여부가 묘하게 흘러가자 주변 국가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푸에르토리코의 경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회 개최권을 반납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쿠바 최고 권력자 피델 카스트로도 이런 분위기를 재빨리 감지하고 선제공격 중이다. 국가평의회 연설회장서 부시를 향해 ‘멍청이’라고 일갈하며 이중적인 미국의 태도에 대해 비난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쿠바 야구협회는 ‘WBC에서 발생하는 수익금 전액을 미 뉴올리언스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수해 복구기금으로 내겠다’고 발표했다. 미 올림픽위원회 의장 피터 위버로스(전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도 쿠바의 WBC 참가 제재를 철회해야 한다고 지원 사격에 나선 상황이다.
미국의 쿠바 경제제재 조치는 상당히 오래됐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도 클린턴 정부 시절인 1998년과 99년 메이저리그의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쿠바 국가대표팀이 대항전을 치르기도 했다. 정치적인 문제와 상관없이 스포츠는 스포츠 자체여야 한다는 게 많은 이들의 시각이다. 쿠바의 출전 여부를 묻지도 않은 채 덥석 참가국 리스트에 올려놓았다가 정작 출전하겠다고 하니까 뒤늦게 딴죽을 거는 모양새다.
엄밀하게 말하면 야구는 전쟁의 냄새가 풍기지 않는 운동경기 중 하나다. 국기를 달고 그라운드에서 쉴새없이 관중의 환호에 열광하는 축구와 다르다. 메이저리그는 이 점이 애석했다. 야구는 미국, 일본, 한국과 중남미의 몇 나라를 제외하곤 쉽게 세계화되지 않는 종목이다.
야구는 투수로부터 시작해 투수로 끝난다. 투수의 긴 인터벌, 배터리가 주고받는 사인과 호흡, 공 하나를 던진 뒤 다음 사인을 받기 위해 타석에서 벗어나 코칭스태프를 쳐다보는 타자. 그래서 야구는 바둑에 가깝고, 축구는 공을 놓고 뛰는 전쟁에 가깝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축구 전쟁이 부러웠다. 4년에 한 번씩 월드컵이 진행될 때마다 FIFA(세계축구연맹)가 벌어들이는 천문학적인 돈이 부러웠다. 솔직히 말하면 WBC는 그래서 시작된 거다.
무실점 투수도 투구 수 채우면 강판
유럽 주도, 즉 세계야구협회(IBAF)의 국제대회 주도권을 빼앗아오는 동시에 월드컵처럼 세계화도 노려보고, 동시에 돈도 벌어보겠다는 의도다. 첫 대회부터 흑자가 될 것이라는 사무국의 설득은 결국 메이저리그 해당 구단의 노파심을 누그러뜨렸다. 첫술에 배부르랴만은 급한 마음과 욕심으로 출범한 WBC는 시작 전부터 많은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투구 수를 75개로 제한한다고? 구단들은 차출될 투수들의 어깨 부상이 걱정이었다. 그래서 이러한 기상천외의 제안이 나왔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선발 및 구원 투수들의 투구 수를 제한하자는 의견이 지난가을부터 단장회의 등을 통해서 나왔는데 아직 확정되진 않았으나 사실상 이대로 갈 가능성이 높다. 이 안에 따르면 WBC 예선전에서 모든 선발투수는 1경기서 75개 이상의 공을 던지지 못하게 되어 있다. 이미 참여 국가의 사무국에 개별 통보됐다.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르겠으나 단기전 야구의 재미는 뭐니 뭐니 해도 투수전이다. 성인 야구에서 재현되는 고교야구 결승전. 따라서 감독은 그 팀에서 가장 믿는 투수를 내보낼 수밖에 없다. 한 경기에서 무너지면 짐 싸서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게 단기전의 생리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상상해보면 다소 김빠진다. 6회 또는 7회까지 진행되던 선발투수끼리의 투수전이 갑작스레 2라운드로 들어간다. 0대 0으로 맞선 7회. 양팀 선발투수의 구위가 모두 괜찮다. 그러나 내려가야 한다. 75개(본선은 90개라고 하나 역시 오십보백보다) 제한 투구 수를 채웠기 때문이다. 경기 운영상에서 감독은 경기 상황별, 타자의 타격 습성에 따라 투수를 교체하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이제 온전히 투구 수에 매이게 될 가능성이 생겼다. 절대변수는 아니지만 상당 부분 공 개수에 따라서 무대가 바뀌게 된다는 이야기다.
투구 수가 제한돼 있는 WBC 예선과 본선은 결국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 가깝다. 투구 수를 차츰 늘려가면서 시범경기 막바지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선발 투구 수의 평균 개수인 90개가량을 던지는데, 이는 본선에서 예정된 개수와 비슷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메이저리그 해당 구단은 정규시즌 주요 흥행 요원인 선수들의 부상이 염려되어 자연히 문제 제기했을 것이고, 결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절충안 아닌 절충안을 낸 셈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계적인 투구 수 제한은 각국의 야구 문화를 절대적으로 침해하는 사례다. 메이저리그가 각 나라 야구 문화에 깊숙이 젖어들면서 5일 로테이션, 선발 투구 수 제한 등은 사실 글로벌 표준처럼 채택돼 있는 게 사실. 하지만 각 나라마다 조금씩 변용돼 진행하고 있다. 6선발 로테이션에 130개 이상을 던지는 게 기본으로 돼 있는 일본이 있는가 하면, 한국은 5선발까지 구색은 갖췄으나 사실상 1~3선발에 큰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용병이 주전 라인의 다수를 차지하는 대만은 말할 것도 없다. 물리적인 숫자와 자원이 전혀 다르고 풍토가 다른 통에 오프시즌 훈련과 경기 사이사이의 휴식도 역시 다르다.
선발 투구 수 제한은 재미가 반감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야구 문화를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제시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즉, 참여하는 나라의 사령탑이 자국의 욕심을 위해 ‘귀중한’ 메이저리그 자원을 혹사시키지 않을까 염려해 단장들이 만들어낸 특별 규칙이다. 서재응의 소속구단 뉴욕 메츠가 보기에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서재응에게 130개 이상 투구를 지시할 지도자로 보는 것 아닐까.
마쓰이, 구단 압력에 불참 선언
WBC는 반쪽 대회로 전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작 잔칫상을 차려놓은, 사실상의 주최 측이 삐걱대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절반 정도로 여겨지는 뉴욕 양키스 소속 선수들이 구단의 압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불참선언을 하고 있다. 일본팀 4번 타자로 오 사다하루 감독의 총애를 받는 뉴욕 양키스 마쓰이 히데키는 대회 불참과 관련, 감독에게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여기에 최고스타 알렉스 로드리게스와 주전포수 호르헤 포사다도 역시 참가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는 대회 창안과 동시에 대회 출전 권한은 전적으로 선수들의 몫이라고 주장했으나 결국 거짓말로 드러났다. 세부 규정에는 특별한 상황(부상 위험, 팀의 필요성 등 이 상황조차 다소 애매하게 돼 있다)이 있을 경우 해당 구단이 WBC 조직위원회에 어필할 수 있다고 돼 있다. 뉴욕 양키스는 이를 100%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괴짜 구단주 조지 스타인브레너로 대변되는 뉴욕 양키스는 예전부터 메이저리그 사무국과는 독자적인 행보를 걷는 것으로 유명하다. 양키스 유니폼은 아디다스에서 제작한다. 사무국이 마제스티 등 공식 유니폼 공급업체를 두고 있는 것과 상반된다. 사무국의 벌금 제재 같은 건 전혀 두렵지 않다. 구단 간 합의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사무국과 다른 구단의 이익 창출에 양키스가 보조를 맞추지 않겠다는 생각이 확실한 듯하다.
양키스의 이러한 전략은 다른 참가국들에 반사적인 이익, 또는 불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기 혜성처럼 나타나 마운드를 지켰던 대만 출신 투수 왕쳉밍의 경우도 어깨 부상 우려를 들어 역시 양키스는 출전을 반대하고 있다. 앞서 밝혔듯이 일본 출신 거포 마쓰이도 불참이 확실해짐에 따라 한국이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자국 내의 특정 구단 선수 불참은 어찌 보면 새 발의 피다. 더 큰 문제가 산적해 있다. 아마야구 최강팀 중 하나인 쿠바를 놓고 미 행정부가 WBC 참가 불허 방침을 밝힌 것이다. 대표적인 반미국가인 쿠바는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를 받고 있는데, WBC 대회 요강에 따르면 ‘참가팀은 최소한 대회 수익의 1%를 받게 돼 있다’고 한다.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를 받고 있는 쿠바가 배당금이 걸린 대회에 참가할 경우 달러가 쿠바로 들어간다는 의미다.
美, 쿠바 불허 방침에 주변국들 반발
쿠바 참가 여부가 묘하게 흘러가자 주변 국가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푸에르토리코의 경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대회 개최권을 반납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쿠바 최고 권력자 피델 카스트로도 이런 분위기를 재빨리 감지하고 선제공격 중이다. 국가평의회 연설회장서 부시를 향해 ‘멍청이’라고 일갈하며 이중적인 미국의 태도에 대해 비난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쿠바 야구협회는 ‘WBC에서 발생하는 수익금 전액을 미 뉴올리언스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수해 복구기금으로 내겠다’고 발표했다. 미 올림픽위원회 의장 피터 위버로스(전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도 쿠바의 WBC 참가 제재를 철회해야 한다고 지원 사격에 나선 상황이다.
미국의 쿠바 경제제재 조치는 상당히 오래됐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도 클린턴 정부 시절인 1998년과 99년 메이저리그의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쿠바 국가대표팀이 대항전을 치르기도 했다. 정치적인 문제와 상관없이 스포츠는 스포츠 자체여야 한다는 게 많은 이들의 시각이다. 쿠바의 출전 여부를 묻지도 않은 채 덥석 참가국 리스트에 올려놓았다가 정작 출전하겠다고 하니까 뒤늦게 딴죽을 거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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