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뚝만한 산천어를 잡아 올리고 있는 참가자.
1월7일부터 30일까지 화천천 일대에서 열리는 화천 산천어축제는 ‘보고, 타고, 잡고, 먹고, 웃자!’를 주제로 하여 펼쳐진다. 산천어 얼음낚시를 비롯해 산천어 맨손잡기, 얼음썰매 타기, 콩닥콩닥 봅슬레이 등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매력에 흠뻑 빠져들 수 있다.
화천천은 전국에서 두꺼운 얼음이 가장 빨리 어는 곳으로 유명하다. 옆에 산이 있어 골바람으로 얼음이 빨리 어는 데다 흐르는 물을 막아 결빙도를 높였기 때문. 따라서 안심하고 얼음놀이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얼음은 꽁꽁 얼었지만 인정은 훈훈한 얼음나라 화천에서 짜릿한 겨울 이색체험을 하다 보면 ‘얼지 않은 인정, 녹지 않는 추억’을 고스란히 맛보게 된다.
계곡의 여왕 산천어 잡고 썰매 타고 겨울 낭만 만끽
축제 행사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산천어 얼음낚시와 산천어 맨손잡기. 얼음구멍 사이로 산천어를 낚아 올리는 짜릿한 손맛과 함께 노력한 만큼 ‘전리품’을 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물이 맑고 깨끗한 산간 계곡에 서식하는 산천어는 생김새가 우아하고 색깔이 고와 ‘계곡의 여왕’이라 불린다. 길이 20~30cm로 송어와 비슷하지만, 송어와 달리 바다로 가지 않고 일생을 계곡에서만 산다.
투명한 얼음 밑에서 유유히 헤엄쳐 다니는 팔뚝만한 산천어들은 강태공들에겐 유혹 덩어리 그 자체. 아예 얼음판에 엎드려 구멍에 코를 박고 산천어를 낚는 사람들이 많다. 얼음판에 구멍을 뚫고 고기를 잡는 산천어 얼음낚시는 전문 낚시꾼뿐 아니라 초보자도 낚시도구를 구입해 즉석에서 할 수 있다.
축제기간 중에는 산천어 맨손잡기(위), 얼음축구, 사륜 스노모빌 등 다양한 상설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기절초풍 산천어 맨손잡기(평일 하루 2회, 주말 3회)의 재미도 쏠쏠하다. 참가자들은 처음엔 바지만 살짝 걷고 들어가지만 막상 고기를 쫓다 보면 잡으려는 욕심에 첨벙거리다 온몸이 다 젖게 된다. ‘나 잡아봐라~’라는 듯 잡는 사람들 애간장을 녹이며 요리조리 잘도 피해 다니는 산천어들과 허둥지둥 고기를 쫓아다니는 참가자들의 모습에 구경하는 이들이 더 재미있어한다. 잡은 고기를 밖으로 내던지거나 주머니에 넣으면 무효. 반드시 손으로 잡아들고 나와야 한다. 개중에는 잡은 고기를 입에 물고 또 잡으러 다니는 이도 있어 한바탕 웃음바다를 만들기도 한다. 참가하려면 갈아입을 옷 준비는 필수.
2004년 많은 참가자가 몰려 성황을 이룬 화천 산천어축제 낚시광장 모습.
아이들이 가장 흥미 있어하는 것은 스노 미로 찾기와 어린이 썰매면허시험장 코너다. 2m 높이의 두꺼운 눈 담으로 만든 좁은 통로를 따라 얼기설기 가로막힌 미로가 펼쳐진다. 누가 먼저 빠져나오는지 겨루기를 하다 보면 추위도 단번에 잊게 된다. 또 정해진 코스를 이탈하지 않고 제 시간에 완주하는 썰매면허시험장은 단순한 썰매타기 차원에서 벗어나 묘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어 어른들도 무척 즐거워한다.
행사 기간 중 매주 토, 일요일에는 빙판에서 골 넣기, 썰매 빨리 타기 겨루기, OX 퀴즈, 장기자랑 등 빙판 깜짝 이벤트가 펼쳐진다. 등수 안에 들면 싱싱한 산천어를 상품으로 준다. 이외에도 짜릿한 스릴감을 맛볼 수 있는 콩닥콩닥 봅슬레이,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얼음축구, 곰돌이가 운행하는 칙칙폭폭 얼곰이 썰매열차를 타는 재미도 그만이다. 화려하고 다양한 얼굴로 변신한 세계의 눈사람이 여기저기 놓여 있는 눈사람마당은 기념촬영하기에 안성맞춤.
산천어 요리.
아울러 화천 거리 곳곳에 산천어 등불이 줄줄이 달려 있는 모습도 이채롭다. 새해가 되면 우리 조상들은 집안의 액운을 막기 위해 물고기 공예품을 걸어두는 풍습이 있다는데, 물고기는 항상 눈을 뜨고 있기 때문에 나쁜 기운을 막아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축제기간 중 이 산천어 등불에 소원을 빌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문의 033-441-757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