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5월25일 열린 ‘2005 부산국제기계대전’ 모습.
대일무역 적자는 우리 기업들이 세계시장을 향한 수출을 늘리려면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하는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일본제 부품이나 소재, 기계류를 수입해 휴대전화와 자동차 등 완제품을 수출해야 하는 것이 우리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런 탓에 엄청난 대일무역 적자에도 2005년 1~11월 우리나라의 전체 무역흑자는 219억 달러를 기록했다(표1 참조).
독점력 가진 반도체 부품 등 주종
물론 각 나라별로 국제수지 균형을 추구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자원을 수입해야 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자원 보유국에 대해서도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원유 수입을 줄여 사우디에 대한 무역적자 폭을 줄이자고 주장하는 이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수출을 하면 할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는 대일무역 적자는 우리 경제의 수출 및 내수 양극화를 조장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출 확대를 통해 국내적으로 늘어나야 할 수요가 일본으로 빠져나가기 때문. 그로 인해 수출이 호조임에도 중소기업 등의 내수경기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일무역 적자는 수출과 내수경기의 연결고리를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이 분명한 것이다.
LG필립스LCD 구미 공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직원.
특징적인 것은 대일 수입 주종 품목은 우리나라 수입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대단히 높다는 점이다. 기타 잡제품의 시장점유율은 70%를 넘고 있으며 플라스틱 제품, 광학기기도 6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대일 수입이 많은 품목은 일본 기업이 독점력을 가지고 있어서 수입선 전환이 어려운 품목들이라고 할 수 있다. 상위 20대 대일 수입품의 한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평균(가중평균) 39.3%라는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