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측근들의 비리를 막지 못한 대통령 보좌진은 응분의 책임을 느껴야 한다’는 7월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내용이 ‘탈(脫)DJ’ 내지는 ‘DJ 차별화’로 비치자,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즉각 기자들을 불렀다.
“원고는 당에서 써준 것이다. 원고를 3, 4번 독회했다. 측근들 모두가 자성하고 책임을 느끼자는 당의 입장을 전한 것일 뿐 누구를 특정한 것이 아니다.”
당 대표로서 당에서 써준 원고를 읽었을 뿐 차별화가 아니라는 고민이 담긴 해명이다. 아닌 게 아니라 한대표는 요즘 고민이 많다. 동교동 가신 출신이면서 개혁주의자라는 상반된 한대표의 정치 색깔이 고민의 출발점이다. 현실은 한대표에게 그중 하나를 택하라고 압박한다.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민주당은 김대중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승부를 걸었다. DJ 목에 방울 다는 악역은 당연히 한대표 몫. 한대표는 아태재단 해체, 김홍일 의원 탈당 등 개혁안들을 입에 올렸지만 “(노후보를 위해) 용비어천가만 부른다”는 비난과 반발만 불러왔다. 특히 DJ와 측근들의 반발은 더욱 거셌다. 6·13 지방선거 후 청와대를 방문한 한대표에게 DJ는 “내게 맡겨달라”며 말을 잘랐다. 김홍일 의원은 “누구보다 화갑이 형한테 섭섭하다”며 아픈 곳을 찔렀다.
쓴소리가 이어지자 한대표는 “참 어렵다”며 측근들에게 푸념을 늘어놓았다. 한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쇄신파는 총대를 매라 하고, DJ 주변 인사들은 한대표가 막아야 하지 않느냐고 상반된 기대와 압력을 쏟고 있다”며 진퇴양난에 빠진 한대표 처지를 설명한다.
노무현과의 불편한 동거 ‘고민거리’
노후보도 한대표의 맥을 빠지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 “조용한 차별화를 추진하자”는 한대표 제의에 동의했던 노후보가 느닷없이 7월4일 기자회견을 통해 거국내각 구성을 주장한 것. 한대표측 한 측근 의원은 “시기와 모양만 남았을 뿐, 김홍일 의원은 탈당에 동의했는데 공개적으로 몰아붙이니 (김의원이)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기자회견은 대표의 권위도 심각하게 훼손했다. 한대표 한 측근은 “회견 전날 저녁 통보를 받은 것이 전부”라며, “보안상 연락이 늦었다”는 노후보측의 해명에 “당 대표가 보안 대상이 된 세상”이라며 신세를 한탄했다.
‘구시대 인물’이라는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광주 북구 공천장을 거머쥔 김상현 고문도 한대표측의 신경을 자극한다. 당내에서는 “노후보가 8·8 선거 후 당 대표를 김고문으로 교체하기 위해 지원했다”는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노후보의 정무특보인 천정배 의원은 7월19일 기자들에게 “김고문 공천에 노후보가 지원한 적이 없다”고 해명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노후보는 8·8 재보궐선거 공천 과정에서 필요 없는 적을 많이 만들었다. 김중권 고문이 ‘반노’로 돌아섰고 남궁진 전 문화관광부 장관도 가슴속 멍울이 적지 않다. 한대표도 지방선거 이후 노후보로부터 상처를 많이 받았다. 한 측근은 노후보에 대한 한대표의 정서를 ‘반반’이라고 표현한다. 반노(反盧)·친노(親盧)의 개념이 아니라 “모든 상황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이다. 한대표는 최근 박정훈 전 의원을 특보단장으로 하는 10여명의 특보단을 구성했다. 측근은 “의미 없는 인선”이라고 말하지만 뭔가를 준비하는 수순이란 지적도 있다. 기자들은 그런 한대표에게 “사퇴를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던진다. 한대표는 “한화갑답게 멋있게 사퇴하는 방법이 뭔지 연구중이다”는 ‘가시’가 담긴 멘트를 서슴없이 던진다. 대표 자리 때문에 하고 싶은 말도 하지 못하는 처지를 벗어나고 싶은 욕망의 표현이다.
“부부가 이혼 전까지는 잘못을 어루만져주며 잘살아 보려 노력하지만, 막상 이혼을 결정하면 냉정해지고 계산적이 된다. 한대표는 불만이 있더라도 이해하려고 한다. 하지만 솔직히 같이 가자니 속이 많이 상한다.” 한 측근 의원이 읽은 한대표의 속마음이다. 한대표는 요즘 모종의 선택을 ‘고민중’이다.
“원고는 당에서 써준 것이다. 원고를 3, 4번 독회했다. 측근들 모두가 자성하고 책임을 느끼자는 당의 입장을 전한 것일 뿐 누구를 특정한 것이 아니다.”
당 대표로서 당에서 써준 원고를 읽었을 뿐 차별화가 아니라는 고민이 담긴 해명이다. 아닌 게 아니라 한대표는 요즘 고민이 많다. 동교동 가신 출신이면서 개혁주의자라는 상반된 한대표의 정치 색깔이 고민의 출발점이다. 현실은 한대표에게 그중 하나를 택하라고 압박한다.
6·13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민주당은 김대중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승부를 걸었다. DJ 목에 방울 다는 악역은 당연히 한대표 몫. 한대표는 아태재단 해체, 김홍일 의원 탈당 등 개혁안들을 입에 올렸지만 “(노후보를 위해) 용비어천가만 부른다”는 비난과 반발만 불러왔다. 특히 DJ와 측근들의 반발은 더욱 거셌다. 6·13 지방선거 후 청와대를 방문한 한대표에게 DJ는 “내게 맡겨달라”며 말을 잘랐다. 김홍일 의원은 “누구보다 화갑이 형한테 섭섭하다”며 아픈 곳을 찔렀다.
쓴소리가 이어지자 한대표는 “참 어렵다”며 측근들에게 푸념을 늘어놓았다. 한대표의 한 측근 의원은 “쇄신파는 총대를 매라 하고, DJ 주변 인사들은 한대표가 막아야 하지 않느냐고 상반된 기대와 압력을 쏟고 있다”며 진퇴양난에 빠진 한대표 처지를 설명한다.
노무현과의 불편한 동거 ‘고민거리’
노후보도 한대표의 맥을 빠지게 만드는 데 일조했다. “조용한 차별화를 추진하자”는 한대표 제의에 동의했던 노후보가 느닷없이 7월4일 기자회견을 통해 거국내각 구성을 주장한 것. 한대표측 한 측근 의원은 “시기와 모양만 남았을 뿐, 김홍일 의원은 탈당에 동의했는데 공개적으로 몰아붙이니 (김의원이)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된 기자회견은 대표의 권위도 심각하게 훼손했다. 한대표 한 측근은 “회견 전날 저녁 통보를 받은 것이 전부”라며, “보안상 연락이 늦었다”는 노후보측의 해명에 “당 대표가 보안 대상이 된 세상”이라며 신세를 한탄했다.
‘구시대 인물’이라는 당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광주 북구 공천장을 거머쥔 김상현 고문도 한대표측의 신경을 자극한다. 당내에서는 “노후보가 8·8 선거 후 당 대표를 김고문으로 교체하기 위해 지원했다”는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는다. 이 때문에 노후보의 정무특보인 천정배 의원은 7월19일 기자들에게 “김고문 공천에 노후보가 지원한 적이 없다”고 해명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노후보는 8·8 재보궐선거 공천 과정에서 필요 없는 적을 많이 만들었다. 김중권 고문이 ‘반노’로 돌아섰고 남궁진 전 문화관광부 장관도 가슴속 멍울이 적지 않다. 한대표도 지방선거 이후 노후보로부터 상처를 많이 받았다. 한 측근은 노후보에 대한 한대표의 정서를 ‘반반’이라고 표현한다. 반노(反盧)·친노(親盧)의 개념이 아니라 “모든 상황을 열어놓고 있다”는 것이다. 한대표는 최근 박정훈 전 의원을 특보단장으로 하는 10여명의 특보단을 구성했다. 측근은 “의미 없는 인선”이라고 말하지만 뭔가를 준비하는 수순이란 지적도 있다. 기자들은 그런 한대표에게 “사퇴를 생각하고 있느냐”는 질문을 자주 던진다. 한대표는 “한화갑답게 멋있게 사퇴하는 방법이 뭔지 연구중이다”는 ‘가시’가 담긴 멘트를 서슴없이 던진다. 대표 자리 때문에 하고 싶은 말도 하지 못하는 처지를 벗어나고 싶은 욕망의 표현이다.
“부부가 이혼 전까지는 잘못을 어루만져주며 잘살아 보려 노력하지만, 막상 이혼을 결정하면 냉정해지고 계산적이 된다. 한대표는 불만이 있더라도 이해하려고 한다. 하지만 솔직히 같이 가자니 속이 많이 상한다.” 한 측근 의원이 읽은 한대표의 속마음이다. 한대표는 요즘 모종의 선택을 ‘고민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