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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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생은 사할린 동포를 위하여”

  •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입력2004-10-13 17: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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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생은 사할린 동포를 위하여”
    박해룡 사할린 한인협회 회장(64·사진)은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3년 전 사할린 한인들은 그들의 첫번째 꿈을 이뤘다. 일본 정부가 한국 안산에 사할린 한인 전용 아파트(500가구)를 지어준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인천에도 사할린 한인 전용 요양원(100명 수용 규모)을 무상으로 조성했다. 사할린 한인들이 일본 정부를 향해 끊임없이 보상을 요구한 끝에 나온 작은 성과였다.

    1945년 이전 일본에 의해 사할린으로 강제 징용된 한인들은 2만여명으로 추산된다. 일본은 수년간 갱도 등에서 이들에게 혹독한 노동을 강요했으며 임금도 떼먹었다. 패전 후 일본은 이들만 그 섬에 남겨둔 채 떠났다. 사할린엔 이들의 자손 등 약 4만명의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박회장은 3년 전부터 도쿄를 오가면서 일본 정부에 추가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사할린 주재 일본 총영사관에서 집단시위를 주도하기도 했다. 오는 8월 다시 일본을 방문, 일본 정부에 보상을 요구할 계획이다. 최근 서울을 찾은 박회장은 “일본은 강제징용자가 사망했을 경우 그 자손들에게 밀린 임금을 지급해야 하며, 사할린의 한인 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한 보상에도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사할린 강제 징용자 중 고국으로 돌아오기를 희망하는 사람은 3500여명. 박회장의 요구는 이들을 위한 아파트 단지 추가 건설에 모아지고 있다.



    박회장은 사할린주 축산회사 사장을 역임하는 등 30년 동안 러시아 공직에 몸담아 오다 퇴임했다. 그는 한국, 사할린, 일본을 오가면서 사할린 한인의 권익을 높이는 일에 여생을 보낼 계획이다. 박회장은 “추가 보상에 대해 일본 정부는 계속 기다리라고 하지만, 우리는 충분히 기다려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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