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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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복제아기 올 하반기 태어난다”

인간복제 추진 클로네이드 한국지사장… “한국에 자회사는 아직 없어”

  • < 최영철 기자 > ftdog@donga.com

    입력2004-10-13 10: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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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초 복제아기 올 하반기 태어난다”
    미국 클로네이드사 한국 자회사 설립, 인간복제 연구 의혹 증폭’. 지난 7월11일 한 일간지가 이런 내용의 기사를 보도하면서 언론의 이목은 한국인의 인간 복제 가능성과 그것을 추진중인 미국 클로네이드사의 한국 자회사 설립 여부에 쏠렸다.

    과연 인간 복제를 추진중인 미국 클로네이드사의 자회사가 국내에 존재하는 것일까. ‘주간동아’는 이미 지난해 2월(273호) 미국 클로네이드사에 인간 복제(체세포 배양과 대리모를 통한 아기 복제)를 신청한 한국인이 8명 있으며, 미국 클로네이드사의 모체인 라엘리안 무브먼트의 한국 지부가 국내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특종 보도한 바 있다.

    클로네이드사는 외계인 ‘엘로힘’(Elohim)의 존재를 믿는 ‘라엘리안’이란 종교적 단체(자신들은 과학을 믿는 시민단체라고 주장)가 소유하고 있는 미국의 생명공학 회사. 당시 한국 라엘리안들은 서울 반포동에 ‘한국 라엘리안 무브먼트’라는 한국 지부를 두고 있었으며,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인간 복제(체세포 복제 아기) 신청 접수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보도가 나간 지 얼마 안 돼 그들의 사무실은 곧 사라졌다. 또한 5명의 직원들은 홈페이지와 휴대폰을 통해 본사와의 연락과 국내 영업 상담을 진행하는 정도일 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듯했다. 그러던 중 국내 언론에 미국 클로네이드사가 한국에 자회사까지 만들었으며 이미 인간 복제가 진행중이라는 보도가 나온 것.

    ‘퓨젠텍’은 별개의 독립회사

    “세계 최초 복제아기 올 하반기 태어난다”
    “한국에는 클로네이드사의 지사가 있을 뿐 자회사는 없으며, 바이오 퓨젠텍은 기술 제휴사일 뿐입니다.”



    곽기화 클로네이드 한국지사장 겸 한국 라엘리안 무브먼트 홍보팀장(32)은 한국 자회사의 존재를 강하게 부정했다. 언론이 클로네이드사의 한국 자회사로 지목한 생명공학 벤처기업 ‘바이오 퓨젠텍’(대표이사 이성식)은 클로네이드사와 인간 복제에 대한 입장을 함께 하고, 라엘리안과 철학적 배경을 공유하는 기술 제휴사일 뿐 자회사는 절대 아니라는 게 클로네이드사의 공식 입장. 그렇다면 왜 언론은 이 바이오 퓨젠텍을 ‘자회사’라고 지목한 것일까.

    “최근 클로네이드 본사 연구진과 바이오 퓨젠텍이 함께 개발한 세포융합기를 일본 도쿄의 바이오 박람회에서 공개 판매에 들어간 적이 있는데 이를 오해한 것 같습니다. 바이오 퓨젠텍은 한국인이 설립한 국내 회사고, 회계에서부터 인적 구성 등 모든 것이 클로네이드사와는 완전 별개인 독립 회사입니다.”(곽지사장)

    실제 바이오 퓨젠텍은 지난 6월11일 대구시에서 사업자 등록을 마친 국내 기업. 하지만 법인 등록 주소지에는 사무실도 없으며, 실험실과 연구 인력 등 모든 것이 비밀에 부쳐진 상태다. 분명한 점은 바이오 퓨젠텍이 클로네이드사와 공동 개발한 세포융합기가 일본, 미국 등에서 개발된 세포융합기보다 성능이 훨씬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그것이 인간 배아 세포 융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사실이다. 세포융합기는 체세포 복제 때 핵이 세포질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세포막의 한쪽 전극을 양성으로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핵심 기계로, 동물 체세포 복제를 연구하는 생명공학연구소라면 어디든 갖추고 있지만, 인간 체세포 복제에 사용할 수 있는 기계는 존재하지 않는 상태.

    곽지사장은 “퓨젠텍은 영리를 목적으로 설립된 기업이고, 체세포 복제를 통한 아기의 생산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할 수 있을 만큼 기술력을 가진 최고의 생명공학 집단이다. 이 두 가지 입장에서만 보면 그들이 인간 복제를 하지 않고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현재까지는 줄기세포 배양에 의한 대체장기 생산에 더 많은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퓨젠텍의 대표이사 이성식씨는 지난 7월12일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한국 내에서) 인간복제 실험을 안 하고 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라고 말해 국내에서 인간복제 실험이 진행되고 있음을 간접 시사한 바 있다.

    클로네이드사에 따르면 현재 퓨젠텍의 직원 숫자는 총 6명. 이중 3명은 국내와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생명공학자로 각 대학과 연구소에 속해 있으면서 필요에 따라 모여서 연구를 진행해 왔다는 것. 이메일과 휴대폰으로만 연락을 하고 대외 접촉은 모두 클로네이드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세포융합기를 판매하는 주체도 클로네이드사의 한국지사.

    이에 대해 한국 라엘리안 무브먼트측은 “퓨젠텍 이 사장의 말은 현재 한국 내에서 인간 복제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인간 복제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한국 생명공학자 세계적 수준

    한편 지난해 클로네이드사에 인간 복제를 신청한 한국인 8명은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은 10명으로 늘었습니다. 8명 중 불임부부나, 불치병에 걸린 환자가 대부분이지만 2명의 새로운 신청자는 동성애 부부로서 자신의 아이를 애타게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입니다.”

    곽지사장은 그러나 현재까지 이들 중 체세포 복제를 통해 복제된 배아가 대리모에게 착상된 경우는 없다고 확인했다. 신청자 대부분이 복제아기가 태어나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후 복제를 결정하겠다는 입장. 즉 25만 달러의 투자비를 내고, 실질적인 라엘리안이 된 사람에 한해서 인간 복제에 들어간다는 클로네이드사의 원칙에 아직까지 동의한 신청자가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클로네이드 한국 지사측은 세계 어디선가 현재 복제아기가 자라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재삼 주장했다. 아기가 태어날 장소가 어디가 될지 대리모가 한국인인지 아닌지는 본부에서만 알 뿐, 클로네이드 한국 지사도 퓨젠텍도 알 수 없다는 것.

    “올 하반기 내에 복제 아기가 태어날 것입니다. 그것도 CNN 방송을 통해 생중계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한국인의 투자가 폭주할 것입니다. 법으로 아무리 막으려 해도 헛수고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곽지사장)

    클로네이드측이 밝히는 한국 생명공학자들의 인간복제 연구 수준은 단연 세계적이다. 본부 연구진에도 한국의 생명공학자가 다수 끼여 있다는 게 이곳 관계자들의 전언. 이를 반영하듯 클로네이드 한국지사는 이미 올 초부터 체세포 복제를 위한 체세포 보관 서비스와 난자 판매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제 클로네이드는 대리모를 통한 인간 복제에 관심이 없습니다. 너무 쉽기 때문이죠. 현재는 한 개인의 체세포를 어른으로 단기간에 고속 성장시키는 ‘가속 성장기’에 대한 연구가 본사 차원에서 진행중이며, 일본에서는 인간의 정신(기억, 정서, 성격)을 컴퓨터로 다운로드 받듯 저장하는 정신 저장장치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수명이 다한 육체를 버리고 새로 복제된 육체에 기존의 정신만 불어넣으면 영원한 생명을 보장받는 것이죠. 이를 통해 인류는 엄청난 지식축적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과연 그들의 ‘과학적 공상’은 현실화될 것인가. 지난 7월16일 보건복지부는 그동안 제출을 미뤄왔던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시안을 발표하고, “인간 복제를 시도하는 사람들에겐 징역 10년 이상의 처벌을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라엘리안들의 대답은 조금도 흔들림이 없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오고, 역사적 진실과 과학적 법칙은 인간의 손으로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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