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경제경영서 저자들의 모임) 지음/ 리더스북 펴냄
최근 들어 부동산 가격 급락과 시장 불안으로 월급쟁이 서민들의 불안 심리는 증폭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1950년대 미국처럼 경제 규모는 커졌지만 그것이 고용 증가로 이어지지 않으며, 1인당 국민소득은 증가했지만 소득 증가가 행복과 비례하지는 않는다.
이처럼 복잡한 메커니즘 속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경제 현안들은 개인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 때문에 경제와 관련한 문제는 이제 몇몇 경제 전문가나 사회 리더층에게 국한된 게 아니라, 현대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문제다.
최신 경제흐름 잡아 미래 경쟁력 갖추기
<b>박경철</b><br>외과의사·경제평론가·‘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저자
사실 기존 경제서들은 경제 지식이나 정보 제공에 주력해 학문적 영역에서 다루는 이론이나 개념을 정리하는 정도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이 책은 우리가 몸담고 사는 삶의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변화와 그것이 개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며 미래를 바꿀 것인지에 집중한다. 이는 경제 현상들을 표피적으로 인식하는 데서 나아가 현상 이면에 존재하는 근본 원인과 원리를 살펴보게 한다. 그리고 우리가 처한 현실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법과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좀더 실제적이고 긍정적인 답을 도출케 한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막연히 구름 위에 앉아 고담준론(高談峻論)을 펼치는 데 필요한 지식이 아니라 ‘왜?’ ‘그래서?’ ‘그렇다면?’에 대한 구체적인 답이 필요한 사람에게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져줄 것이다. 그렇다고 이 책이 단순히 실용서로 분류돼 그저 한 번쯤 훑고 지나갈 책은 아니다. 책에 담긴 편편의 이야기들은 생각보다 훨씬 묵직하고도 깊다.
금융투기의 역사
에드워드 챈슬러 지음/ 강남규 옮김/ 국일증권경제연구소 펴냄
이런 부류의 투기와 거품은 결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자본주의가 시작된 이래 늘 반복돼온 현상이다. ‘금융투기의 역사’는 바로 그 기록이다. 투자은행 출신의 경제 칼럼니스트인 에드워드 챈슬러는 인터넷 기업 투기가 한창이던 1999년 이 책을 펴냈다. 그는 17세기 초 자본주의의 투기에서 1980년대 일본의 거품경제에 이르기까지 크게 9가지의 대표적 투기와 거품 사례를 다뤘다.
이 책은 각 시기에 대한 풍부한 예화를 기록해놓았다. 투기의 광기에 사로잡힌 인간 군상과 거품의 종말 이후 허둥대는 시장 풍경은 오늘날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 거품(bubble)이라는 말의 어원도 등장한다. 18세기 전반 라틴아메리카의 개발을 내건 영국의 사우스시(South Sea)주식회사 주가는 특별한 이유 없이 10배 이상 올랐다. 그러나 500여 일 만에 회사의 실체가 드러나자 주가는 다시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다른 종목들 역시 80% 이상 폭락했다. 당시 이 투기에 가담했다 패가망신한 천재 물리학자 아이작 뉴턴은 “나는 천체의 무게를 측정할 수는 있어도 미친 사람들의 마음은 알 수 없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사우스시사(社)의 주가 폭락 직후 한 일간지는 이런 헤드라인을 달았다. ‘사우스시의 꿈이 한바탕 거품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후 300여 년간 각광받은 ‘거품’이란 말이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b>김방희</b><br>생활경제연구소장· ‘김방희의 시사플러스’ 진행자
이 책을 유심히 읽다 보면 요즘처럼 거품이 꺼지기 시작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분명해진다. 일종의 ‘백투더퓨처’ 상황이다. ‘Devil Take the Hindmost’라는 원제가 생존 매뉴얼의 가이드라인이다. 직역하면 ‘악마는 맨 마지막을 낚아챈다’쯤 되겠지만, 통상 ‘빨라야 살아남는다’의 의미가 담긴 관용 표현이다. 흔히 ‘every man for himself’라는 관용 어구와 대구를 이뤄 사용된다. ‘스스로를 돌보지 않으면 기회는 없어지는 만큼 빠른 사람이 제일이다’라는 의미로 보면 된다. 이 말을 투기와 거품 용어로 바꾸면 이쯤 되겠다. ‘빨리 움직여야지 상투 잡으면 곤란할 걸.’ 이 말 그대로다. 공공연히 경제위기론이 나도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 이 책을 읽다 보면 더위가 싹 가실 만큼 오싹해질지도 모르겠다.
스타벅스에서는 그란데를 사라
요시모토 요시오 지음/ 홍성민 옮김/ 동아일보사 펴냄
무릇 경제학이란 소비·투자·저축 혹은 소비자와 생산자를 분석해서 경제 현상을 해명하는 학문이다. 하지만 늘 우리 앞에 보이는 건 외계어 같은 난해한 숫자와 도표, 미분과 적분뿐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우리에게 숏, 톨, 그란데 사이즈가 있는 스타벅스의 커피 구분, 빨래집게에서 가방까지 없는 게 없지만 가격은 모두 100엔에 불과한 100엔 숍의 비밀, 같은 음료인데 자판기와 편의점, 슈퍼마켓의 가격이 각각 다른 이유로 경제를 설명해준다(이 책을 휴가지에서 읽는다면 여행지 물가가 왜 비싼지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영화, DVD, 휘발유, 가구점, 음식점 등의 사례는 각각 다른 주제를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일관되게 비용이라는 잣대를 들이댄다. 그래서 가격을 책정하고 물건을 판매하는 이들이 읽으면 좋겠다 싶지만, 한 번 더 생각해보니 가격이 어떤 식으로 책정되는지 모르는 일반 독자가 읽으면 더 유용하겠다 싶다. 대부분 감정에 따라 소비하는 우리에게 정말로 이익인 것과 손해인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b>한미화</b><br>출판 칼럼니스트
생활경제 궁금증 알기 쉽게 풀어드려요
100엔 숍의 비밀은 좀더 여러 요인이 얽혀 있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가격의 대부분이 물류와 판매단계의 비용과 이익이 차지한다는 점이다. 이것을 절감하면 가격을 내릴 수 있다.
알고 나면 별것 아니지만, 알고 보면 세상이 다시 보이는 비밀이다. 경제를 모르고 살기엔 세상이 만만치 않다. 책을 읽고 나면 이제 어디를 가든 원가를 계산해보는 버릇이 생길지도 모른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세속의 철학자들
로버트 L. 하일브로너 지음/ 장상환 옮김/ 이마고 펴냄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제시해주는 책이 로버트 하일브로너가 쓴 ‘세속의 철학자들’이다. 1919년 미국 뉴욕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하일브로너는 하버드대학을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 1963년부터 뉴스쿨대학의 경제학 교수가 됐다. 주류 경제학에 비판적인 좌파 경제학자였지만 미국 경제학회 부회장과 집행이사를 역임했다.
애덤 스미스를 비롯한 경제학자들의 이론과 사상을 다룬 이 책의 제목을 그가 ‘위대한 경제학자들’이라 하지 않고 ‘세속의 철학자들’이라고 붙인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는 경제학이야말로 인간 행위의 가장 세속적인 부분, 즉 ‘부(富)를 향한 욕구’를 다루는 철학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복잡다단한 인간 욕망의 현실체인 자본주의를 단순하고 최적화된 가상의 시장과 동일시하고 제도나 권력관계, 인간심리 대신 수학적 분석 기법만을 강조하는 주류 경제학을 비판했다.
만일 뛰어난 주류 경제학자가 증시에서 돈을 잃었다면, 하일브로너의 이론은 그런 점에서 설득력을 갖는다. 경제학을 ‘몇 가지 조건하에서 개인의 합리적인 선택 기술’로 이해하고 가르친 사람이라면 때때로 극단적으로 불합리하고 광포해지기까지 하는 욕망의 세계를 볼 수 있는 눈이 없기 때문이다. 그걸 모르는 많은 사람들은 그래서 끊임없이 부유해지려 하지만 끝없이 가난에 빠져든다. 그들의 가련한 욕망이 투기꾼에게 속아 전 재산을 날리게 하는 것이다.
애덤 스미스 등 경제학자들의 이론과 사상 한자리에
<b>박종성</b><br>KBS 라디오 PD· ‘생각의 탄생’ 역자
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시장을 통해 부자가 되고 싶은 자, 혹은 사람들을 부자로 만들어주겠다고, 경제를 살리겠다고 호언하는 자들은 마땅히 경멸받거나 의심받아야 한다. 시장주의자들이 신처럼 받들어 모시는 자유방임주의의 태두 애덤 스미스는 이렇게 말했다고 하일브로너는 전한다.
“대다수 사람들의 이해력은 자신들의 직장에서 형성된다. 평생을 같은 일 혹은 비슷한 일 몇 가지로 보내는 사람은 극단적으로 우둔해지고 무지해진다. 정부는 그들이 그런 지경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의무를 수행해야 한다.”
경제지식이 미래의 부를 결정한다
김성철 지음/ 원앤원북스 펴냄
점심시간에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는 사람은 한식, 일식, 중식 중 무엇을 선택할지를 고민한다. 만약 중식을 선택했더라도 자장면과 짬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자장면을 골랐다면 짬뽕이 주는 얼큰한 맛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나를 선택하면 하나를 잃게 되는 것, 이것을 기회비용이라고 하는데 인간의 모든 경제활동은 이 기회비용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주식,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의 사용도 기회비용의 문제이고, 똑같이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와 같은 자기관리의 문제도 기회비용 문제다. 이렇게 사람의 모든 활동은 어떤 것을 얻고, 어떤 것을 잃을 것인지를 선택하는 문제와 맞닿아 있다. 그리고 그런 선택의 핵심에는 가장 적은 노력으로 가장 큰 성과를 내려는 경제성의 논리가 작용한다.
경제 울렁증 환자들을 위한 경기지표 만드는 법
하지만 이런 선택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올바른 정보가 그것. 정보가 제약된 상태에서의 선택은 자칫 큰 손해를 부른다. 또는 잘못된 정보로 치명상을 입기도 한다. 요즘처럼 잡다한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는 정보가 많다는 것이 꼭 좋은 것만도 아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정보를 보는 눈을 기르는 것이다.
9년 동안 경제 전문기자로 일해온 김성철 기자는 자신의 저서 ‘경제지식이 미래의 부를 결정한다’에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신문과 방송에 나오는 공식적인 경제지표를 이용해 경기 상황을 판단하고, 주식투자에 도전한다면 판단 착오다. 이런 지표는 앞에서 말했듯 대중에게 공표되는 순간 이미 가치가 사라진다.”
“CEO(최고경영자)와 경제 관료들은 대부분 자신만의 독특한 노하우를 가지고 경기 판단을 하고, 투자나 각종 정책 결정을 내린다. 그리고 신문에서 발표되는 통계자료는 자신의 판단이 옳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 사용한다.”
<b>안상헌</b><br>국민연금관리공단 HRD 컨설턴트·‘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읽기 50’ 저자
이 책에서는 이 밖에도 ‘시장의 흐름을 살피는 방법’‘경기의 수레바퀴를 보는 방법’ 등 경제 읽는 눈을 기르는 방법과 기업을 경영하듯 스스로를 경영할 수 있는 기초지식을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듯 쉽고 편하게 알려준다.
이 책은 경제가 어렵게 느껴지는 사람은 물론 여러 번 투자에 실패해 좌절감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필요한 책이다. 경제와 시장 보는 눈을 길러주는 지식을 제공함으로써 미래의 부를 관리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도우려는 저자의 노력이 곳곳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훌륭한 지침이 될 수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배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