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문화행사가 늘고 있다. 지난해 5월 서원밸리에서 열린 그린콘서트.
사실 골프장에서 그린콘서트를 연 것은 한국이 먼저다. 2001년 서원밸리 골프장이 중·장년층의 문화 욕구를 채워주기 위해 그린콘서트를 기획한 바 있다. 서원밸리 콘서트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장애인에게 휠체어 보내기’ 운동에 나섰고 골프장 인근 주민과 고아원, 양노원 노인들을 초청해 식사와 성금을 전달하는 행사로 발전시켰다.
올해도 5월21일 서원밸리 골프장 회원제 코스에서는 변함없이 그린콘서트가 열린다. 벌써부터 입장권에 대한 문의가 잇따를 만큼 서원밸리 콘서트는 이제 골프장의 새로운 문화 행사로 자리잡았다.
그린콘서트 행사에 적극적인 후원자로 나서는 서원밸리 최등규 회장은 “골프를 통해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문화 행사라면 비용이 아깝지 않다”면서 “이제 그린콘서트는 서원밸리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책임의식까지 느낀다”고 말했다.
경기 여주군에 위치한 캐슬파인도 골프장 그린에서 획기적인 문화 행사를 펼친다. 5월9일 ‘회원의 날’에 맞춰 ‘누드 크로키’ 행사를 준비하는 것. ‘누드 크로키’ 행사가 골프장에서 펼쳐지는 것은 처음이다. 캐슬파인 측은 처음엔 혹시 호기심이나 흥미를 끌기 위한 행사로 비춰질 우려가 있어 망설였지만 그동안 클럽하우스 내에서 미술 전시회를 해본 결과 골프인들의 반응이 좋아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5월에 파랗게 펼쳐지는 그린과 누드의 조화는 골프장 문화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문화적 행사로 보인다.
캐슬파인 오성배 사장은 “오랫동안 묻어두었던 예술적 감각을 다시 살려보자는 취지에서 골프와 자연이 하나 되는 누드 크로키 행사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누드 크로키 행사에 참여하는 누드모델협회 하영은 회장은 “누드 크로키가 골프장의 자연과 어우러져 또 하나의 예술적 장르로 태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캐슬파인 골프장은 이번 누드 크로키 행사에 회원과 화가 50여명을 참여시키고 성금 모금을 통해서 어려운 이웃을 도울 예정이다.
전남 순천시에 있는 파인힐스 골프장 역시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골프장 최초로 연극 공연을 한 데 이어, 4월엔 서울팝스오케스트라가 ‘째즈페스티발’을 펼치며 가을엔 통기타 가수들의 콘서트도 준비하고 있다. 파인힐스 김헌수 사장은 서원밸리 골프장 재직 시절 국내 최초로 그린콘서트를 탄생시킨 주인공이다.
이외에도 송추 골프장이 해마다 한국페스티발앙상블 교향악단을 초청해 클래식의 밤을 열고 있으며, 뉴서울 골프장도 열린음악회 형식으로 성악·가요·무용 등의 행사를 매해 5, 6월에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