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도는 내년부터라도 부지를 매입해 충북 오송과 전남 목포를 잇는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충북과 호남을 동시에 끌어안는 ‘고속철도(KTX) 정치’에 나섰다. 박 대표는 3월29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을 방문해 “정부는 경제성이 없다고 말하지만, 호남고속철도는 지역 균형과 U자형 국토개발을 위해서라도 조기 착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들은 박 대표가 ‘서진(西進)’ 차원에서 호남 껴안기에 부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 대표가 호남 지역을 방문한 것은 대표 취임 이후에만 여섯 번째. 박 대표 역시 “호남에서 어느 당보다도 더 지지를 받는 당이 되겠다는 희망이 있다”며 호남 표심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그런데 KTX 발언에 호남보다 더 환호한 곳은 충북이었다. 충북 주민들은 박 대표 발언 중에 ‘충북 오송과 전남 목포를 연결하는’이란 대목에 특히 주목했다. ‘KTX 정치’의 핵심축 역시 한나라당에 비교적 우호적인 충북을 가로지른다.
호남행 KTX를 두고 현재 소지역주의가 대립하고 있다. 천안·오송·대전이 제각기 경부선과 호남선이 갈라서는 분기역을 유치하기 위해 뛰고 있기 때문이다. 호남행 KTX는 서울에서 천안을 거쳐 호남 쪽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어느 곳에서 호남 쪽으로 방향을 틀지가 결정되지 않았다. 분기점 위치에 따라 해당 지역의 경제가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표가 드러내놓고 오송에 무게를 실어준 것.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충북 민심과 관련해 “오송 분기역을 지지해야 충북 표심을 얻을 수 있다”고 박 대표에게 여러 차례 건의했다. 상대적으로 한나라당에 우호적인 충북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것. 한나라당 송광호 충북도당위원장은 “충남 표는 어차피 기본 표 외엔 어렵다”며 속내를 숨기지 않는다.
박 대표의 ‘KTX 정치’는 한나라당의 ‘대선 플랜’을 관통한다. 50만표 내외로 당락이 갈리는 대선에서 충북에서의 약진은 필요충분조건이라는 것. 행정복합도시 건설에 반대한 한 3선의원은 “행정복합도시에 찬성했다고 해서 충남 표심을 되돌리기는 어렵다”면서 “대선에서 이기려면 충북을 석권하고 호남에서 표차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에선 호남 표의 95%를 상대 당에 내줘야 하는 독식 구조를 깨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당의 한 관계자는 “박 대표가 호남고속철도 이슈를 선점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호남 민심은 오송보다 천안에 더 호의적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고속도로처럼 고속철도도 돌아갈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호남 민심”이라고 전했다. 교통 수요량에선 오송이나 대전이 유리하나, 호남에 닿는 속도 면에서 천안이 더 빠르기 때문이다.
조기 착공 및 분기역과 관련해 여권의 의견은 정리되지 않았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출신 지역별로 견해가 엇갈린다. 이해찬 국무총리가 1월 “이해찬이 총리로 있는 한 호남고속철도 조기 착공은 못한다”고 강조해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호남고속철도의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게 이 총리의 논리다.
호남행 KTX 논의가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에 의해 이끌리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충북과 호남을 동시에 끌어안는 ‘고속철도(KTX) 정치’에 나섰다. 박 대표는 3월29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을 방문해 “정부는 경제성이 없다고 말하지만, 호남고속철도는 지역 균형과 U자형 국토개발을 위해서라도 조기 착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들은 박 대표가 ‘서진(西進)’ 차원에서 호남 껴안기에 부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 대표가 호남 지역을 방문한 것은 대표 취임 이후에만 여섯 번째. 박 대표 역시 “호남에서 어느 당보다도 더 지지를 받는 당이 되겠다는 희망이 있다”며 호남 표심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그런데 KTX 발언에 호남보다 더 환호한 곳은 충북이었다. 충북 주민들은 박 대표 발언 중에 ‘충북 오송과 전남 목포를 연결하는’이란 대목에 특히 주목했다. ‘KTX 정치’의 핵심축 역시 한나라당에 비교적 우호적인 충북을 가로지른다.
호남행 KTX를 두고 현재 소지역주의가 대립하고 있다. 천안·오송·대전이 제각기 경부선과 호남선이 갈라서는 분기역을 유치하기 위해 뛰고 있기 때문이다. 호남행 KTX는 서울에서 천안을 거쳐 호남 쪽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런데 어느 곳에서 호남 쪽으로 방향을 틀지가 결정되지 않았다. 분기점 위치에 따라 해당 지역의 경제가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박 대표가 드러내놓고 오송에 무게를 실어준 것.
한나라당 충북도당은 충북 민심과 관련해 “오송 분기역을 지지해야 충북 표심을 얻을 수 있다”고 박 대표에게 여러 차례 건의했다. 상대적으로 한나라당에 우호적인 충북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것. 한나라당 송광호 충북도당위원장은 “충남 표는 어차피 기본 표 외엔 어렵다”며 속내를 숨기지 않는다.
박 대표의 ‘KTX 정치’는 한나라당의 ‘대선 플랜’을 관통한다. 50만표 내외로 당락이 갈리는 대선에서 충북에서의 약진은 필요충분조건이라는 것. 행정복합도시 건설에 반대한 한 3선의원은 “행정복합도시에 찬성했다고 해서 충남 표심을 되돌리기는 어렵다”면서 “대선에서 이기려면 충북을 석권하고 호남에서 표차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에선 호남 표의 95%를 상대 당에 내줘야 하는 독식 구조를 깨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당의 한 관계자는 “박 대표가 호남고속철도 이슈를 선점하면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호남 민심은 오송보다 천안에 더 호의적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고속도로처럼 고속철도도 돌아갈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호남 민심”이라고 전했다. 교통 수요량에선 오송이나 대전이 유리하나, 호남에 닿는 속도 면에서 천안이 더 빠르기 때문이다.
조기 착공 및 분기역과 관련해 여권의 의견은 정리되지 않았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출신 지역별로 견해가 엇갈린다. 이해찬 국무총리가 1월 “이해찬이 총리로 있는 한 호남고속철도 조기 착공은 못한다”고 강조해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호남고속철도의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게 이 총리의 논리다.
호남행 KTX 논의가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에 의해 이끌리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