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애씨(50 ·국군간호사관학교 총동문회장) 등 예비역 간호장교 4명이 자신들을 포함한 원고인 12명의 명단을 갖고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의 류문수 변호사 사무실을 찾은 것은 지난 10월29일. 대입 수능시험일(11월15일)이 다가오는 데도 국방부가 ‘2001년도 국군간호사관학교 신입생도 모집요강’을 발표하지 않음으로써 이 학교를 지망하는 학생들이 입학할 수 없도록 하는 행위가 위법임을 확인해 달라는 ‘부작위 위법확인 청구 소송’을 의뢰하기 위해서였다. 류변호사는 이들이 준비해온 서류를 검토한 다음날 곧바로 서울행정법원과 헌법재판소에 각각 부작위 위법확인을 청구하는 소장과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했다. 앞뒤 가릴 것 없이 소장만 내면 이기는 소송이었다.
국방부가 98년부터 추진해온 국방개혁이 12인의 백의천사(白衣天使)들에 의해 덜미가 잡히는 순간이었다. 적어도 법리적으로는 피고인 국방부가 원고를 이길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장관 직속으로 국방개혁추진위원회(당시 위원장 이준)를 설치한 것은 98년 4월. 군(軍)도 IMF 사태로 인한 범국가적인 고통 분담에 동참하여 국방예산을 절감하고 장기적으로는 과학-기술군으로 거듭나기 위해서였다. 이후 ‘국개위’는 방위력 개선사업과 국방 조직-군 구조 개편 등 국방 전반에 걸친 개혁안을 마련,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 가운데 불요불급 부대로 지적된 곳이 국군간호사관학교(이하 간사교)와 국군체육부대였다.
2001년도 신입생 모집요강 발표 안해
그러나 2단계 국방개혁 과제 중에서 △1·3군 통합 및 지작사 설치 △후방군단 해체 △국군체육부대 해체는 해당 군 및 자리가 없어지는 ‘별’들의 반발과 체육계의 로비 등으로 죄다 ‘보류’되었다. 그런데 국방부는 간사교에 대해서만큼은 99년 말에 ‘2000년도 신입생도 모집요강’을 발표하지 않음으로써 2003년 폐교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2001학년도 신입생도 모집요강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국방부가 간사교의 설치근거인 국군간호사관학교설치법을 폐지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신입생을 뽑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간교사 동문 5명이 간사교를 지망하는 여고생과 재수생 7명과 함께 원고인단을 구성해 소를 제기한 것이다. 류변호사는 “설치법이 폐지되었다면 모르지만 법이 존재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신입생을 모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개위가 폐지방침을 결정한 사항만을 가지고 일방적이고도 초법적으로 신입생 모집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법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여성인 원고들의 학습권과 평등권 등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경애 회장은 “예비역 장교로서 국방부를 상대로 싸우고 싶지는 않았으나, 그동안 국방부장관은 물론 관계 요로에 청원을 했지만 ‘힘없는 여성’이라고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면서 이는 여성 인력을 중시하겠다는 국방부 정책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김대중 정부 들어 여성특별위원회의 설치 및 고용평등법의 시행에 따라 내년부터는 30%까지 여성 의무할당제가 적용되지만, 군의 경우 현재 여성 비율은 0.3%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국방부가 소송을 회피하는 방법이 없지는 않다. 소송 진행중에 국방부가 간사교 폐지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해 상임위(국방위)와 본회의를 통과하는 것이다. 그럴 경우 부작위 위법확인 청구로 인한 실익이 없기 때문에 법원이 소를 기각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폐지법률안이 국방위를 통과할지도 의문이다. 여야 구성비율이 9대 9인 국방위에서 여성단체 회장 출신인 이연숙 의원의 ‘맹활약’으로 야당 의원들과 자민련 강창희 의원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로서는 이제라도 폐지법률안을 제출하면 ‘졸렬하다’는 비난을 받기 십상이고, 야당의 반대로 법률안 통과가 무산되기라도 하면 더더욱 ‘망신’이다. ‘12인의 백의천사’ 대표인 설회장은 “학교를 살리는 것이 목적인 만큼 지금이라도 국방부가 모집요강을 발표하면 소(訴)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98년부터 추진해온 국방개혁이 12인의 백의천사(白衣天使)들에 의해 덜미가 잡히는 순간이었다. 적어도 법리적으로는 피고인 국방부가 원고를 이길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국방부가 장관 직속으로 국방개혁추진위원회(당시 위원장 이준)를 설치한 것은 98년 4월. 군(軍)도 IMF 사태로 인한 범국가적인 고통 분담에 동참하여 국방예산을 절감하고 장기적으로는 과학-기술군으로 거듭나기 위해서였다. 이후 ‘국개위’는 방위력 개선사업과 국방 조직-군 구조 개편 등 국방 전반에 걸친 개혁안을 마련,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 가운데 불요불급 부대로 지적된 곳이 국군간호사관학교(이하 간사교)와 국군체육부대였다.
2001년도 신입생 모집요강 발표 안해
그러나 2단계 국방개혁 과제 중에서 △1·3군 통합 및 지작사 설치 △후방군단 해체 △국군체육부대 해체는 해당 군 및 자리가 없어지는 ‘별’들의 반발과 체육계의 로비 등으로 죄다 ‘보류’되었다. 그런데 국방부는 간사교에 대해서만큼은 99년 말에 ‘2000년도 신입생도 모집요강’을 발표하지 않음으로써 2003년 폐교를 기정사실화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2001학년도 신입생도 모집요강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국방부가 간사교의 설치근거인 국군간호사관학교설치법을 폐지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신입생을 뽑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간교사 동문 5명이 간사교를 지망하는 여고생과 재수생 7명과 함께 원고인단을 구성해 소를 제기한 것이다. 류변호사는 “설치법이 폐지되었다면 모르지만 법이 존재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신입생을 모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개위가 폐지방침을 결정한 사항만을 가지고 일방적이고도 초법적으로 신입생 모집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법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여성인 원고들의 학습권과 평등권 등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경애 회장은 “예비역 장교로서 국방부를 상대로 싸우고 싶지는 않았으나, 그동안 국방부장관은 물론 관계 요로에 청원을 했지만 ‘힘없는 여성’이라고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면서 이는 여성 인력을 중시하겠다는 국방부 정책에도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김대중 정부 들어 여성특별위원회의 설치 및 고용평등법의 시행에 따라 내년부터는 30%까지 여성 의무할당제가 적용되지만, 군의 경우 현재 여성 비율은 0.3%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국방부가 소송을 회피하는 방법이 없지는 않다. 소송 진행중에 국방부가 간사교 폐지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해 상임위(국방위)와 본회의를 통과하는 것이다. 그럴 경우 부작위 위법확인 청구로 인한 실익이 없기 때문에 법원이 소를 기각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폐지법률안이 국방위를 통과할지도 의문이다. 여야 구성비율이 9대 9인 국방위에서 여성단체 회장 출신인 이연숙 의원의 ‘맹활약’으로 야당 의원들과 자민련 강창희 의원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로서는 이제라도 폐지법률안을 제출하면 ‘졸렬하다’는 비난을 받기 십상이고, 야당의 반대로 법률안 통과가 무산되기라도 하면 더더욱 ‘망신’이다. ‘12인의 백의천사’ 대표인 설회장은 “학교를 살리는 것이 목적인 만큼 지금이라도 국방부가 모집요강을 발표하면 소(訴)를 철회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