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전 폭발적인 인기를 끈 ‘슬램덩크’라는 일본 농구만화에 재미있는 장면이 나온다. 키 1m90 정도에 신기의 점프력과 운동신경, 체력을 소유한 주인공 강백호(번역이름)가 돌풍의 핵으로 등장하자 상대팀에서 1m60대의 최단신 가드를 수비수로 등장시켰다. 자기보다 큰 장신들을 상대로 리바운드 볼을 척척 따내던 강백호는 변칙작전에 상당히 당황한다.
사실 이런 매치업은 농구이론상 말이 안 되는 정말 ‘만화같은’ 얘기다. 신장차이가 20cm 이상 나면 실제 전체 제공권에서는 그 두배 이상 차이(키가 크면 팔도 길다)가 나기 때문이다.
지난 주 국내프로농구에서 NBA(미국프로농구)서도 보기 힘든 ‘슬램덩크 매치업’이 시도돼 화제를 낳았다. 14일 연승팀간에 격돌한 삼성(당시 5연승)-LG(4연승)전. LG쪽에서는 삼성의 괴물용병 아트머스 매클래리(1m91)의 파상공격을 막는 것이 고민이었다. 연구하고 또 연구하는 것으로 유명한 김태환 LG감독(50)은 올시즌 단 한 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한 무명가드 배길태(180㎝)를 스타팅으로 내세우며 매클래리를 전담수비하게 했다. 탄력이 뛰어난 매클래리가 동급 신장의 수비수들과 비교하면 워낙에 스피드가 빠르기 때문에 아예 발빠른 가드를 마크맨으로 붙인 것이다. ‘슬램덩크’ 만화를 알 리 없는 매클래리는 생전 처음 보는 작전에 사뭇 당황했다(삼성 벤치도 마찬가지). 1쿼터에서 몹시 고전하던 매클래리는 단 5득점을 얻는데 그쳤다. 그것도 외곽으로 나와 던진 3점슛과 속공시 수비수가 다른 선수로 바뀐 상황에서 엉겹결에 올린 것이다.
김감독은 힘이 좋고 빠른 배길태를 시켜 아예 골밑의 매클래리에게로 유입되는 패스를 차단했고, 또 매클래리가 볼을 잡았을 때는 더블팀 수비를 붙여 야투를 차단했다. 배길태의 파울이 많아지자 김감독은 비슷한 신장의 오성식, 이정래 등 가드를 총동원해 매클래리를 괴롭혔다.
이날 승부는 삼성이 이겼다(만화에서는 주인공팀이 아깝게 진다). 후반 들어 이규섭 문경은 주희정 등 삼성공격수들이 제몫을 다했고, 매클래리도 자신의 공격보다는 어시스트에 주력하며 작은 수비수들과의 맞대결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승패를 떠나 이날 경기는 올시즌 프로농구 최대의 명승부로 꼽혔다. 마치 한 수마다 우세가 뒤바뀌는 바둑 명승부처럼 시종 치열한 접전이 전개된 것. 수원관중도 열광했다. 삼성이 이겼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전력상 한 수 밑이라는 ‘꼬마군단’ LG의 저력이 돋보인 한판 승부였다. 이 대목에서 김태환이라는 다소 심술궂게 생긴 지도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김감독은 연세대-고려대 양대 산맥이 휘어잡고 있는 농구계(예전에는 국가대표선발과 각 팀 코칭스태프 구성까지 양교 OB세력이 쥐고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에서 보기 드문 존재다. 동대문상고 출신으로 초등학교부터 시작해 고교, 여자실업, 남자대학 등을 차례로 거치며 지도자의 꽃이라는 남자프로농구 사령탑까지 올랐다. 그가 맡은 팀은 항상 예상을 깨고 좋은 성적을 거둬 화제를 낳았다. 그래서 최근에 붙은 별명이 금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와 같은 ‘인동초’다.
인동초 감독의 만화 같은 작전, 그러나 누구보다 노력하는 감독의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는 작전이었기에 더욱 인상적이었다.
사실 이런 매치업은 농구이론상 말이 안 되는 정말 ‘만화같은’ 얘기다. 신장차이가 20cm 이상 나면 실제 전체 제공권에서는 그 두배 이상 차이(키가 크면 팔도 길다)가 나기 때문이다.
지난 주 국내프로농구에서 NBA(미국프로농구)서도 보기 힘든 ‘슬램덩크 매치업’이 시도돼 화제를 낳았다. 14일 연승팀간에 격돌한 삼성(당시 5연승)-LG(4연승)전. LG쪽에서는 삼성의 괴물용병 아트머스 매클래리(1m91)의 파상공격을 막는 것이 고민이었다. 연구하고 또 연구하는 것으로 유명한 김태환 LG감독(50)은 올시즌 단 한 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한 무명가드 배길태(180㎝)를 스타팅으로 내세우며 매클래리를 전담수비하게 했다. 탄력이 뛰어난 매클래리가 동급 신장의 수비수들과 비교하면 워낙에 스피드가 빠르기 때문에 아예 발빠른 가드를 마크맨으로 붙인 것이다. ‘슬램덩크’ 만화를 알 리 없는 매클래리는 생전 처음 보는 작전에 사뭇 당황했다(삼성 벤치도 마찬가지). 1쿼터에서 몹시 고전하던 매클래리는 단 5득점을 얻는데 그쳤다. 그것도 외곽으로 나와 던진 3점슛과 속공시 수비수가 다른 선수로 바뀐 상황에서 엉겹결에 올린 것이다.
김감독은 힘이 좋고 빠른 배길태를 시켜 아예 골밑의 매클래리에게로 유입되는 패스를 차단했고, 또 매클래리가 볼을 잡았을 때는 더블팀 수비를 붙여 야투를 차단했다. 배길태의 파울이 많아지자 김감독은 비슷한 신장의 오성식, 이정래 등 가드를 총동원해 매클래리를 괴롭혔다.
이날 승부는 삼성이 이겼다(만화에서는 주인공팀이 아깝게 진다). 후반 들어 이규섭 문경은 주희정 등 삼성공격수들이 제몫을 다했고, 매클래리도 자신의 공격보다는 어시스트에 주력하며 작은 수비수들과의 맞대결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승패를 떠나 이날 경기는 올시즌 프로농구 최대의 명승부로 꼽혔다. 마치 한 수마다 우세가 뒤바뀌는 바둑 명승부처럼 시종 치열한 접전이 전개된 것. 수원관중도 열광했다. 삼성이 이겼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전력상 한 수 밑이라는 ‘꼬마군단’ LG의 저력이 돋보인 한판 승부였다. 이 대목에서 김태환이라는 다소 심술궂게 생긴 지도자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김감독은 연세대-고려대 양대 산맥이 휘어잡고 있는 농구계(예전에는 국가대표선발과 각 팀 코칭스태프 구성까지 양교 OB세력이 쥐고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에서 보기 드문 존재다. 동대문상고 출신으로 초등학교부터 시작해 고교, 여자실업, 남자대학 등을 차례로 거치며 지도자의 꽃이라는 남자프로농구 사령탑까지 올랐다. 그가 맡은 팀은 항상 예상을 깨고 좋은 성적을 거둬 화제를 낳았다. 그래서 최근에 붙은 별명이 금년도 노벨평화상 수상자와 같은 ‘인동초’다.
인동초 감독의 만화 같은 작전, 그러나 누구보다 노력하는 감독의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는 작전이었기에 더욱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