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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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 속에 파고드는 아픈 떨림의 소리들

  • 입력2005-06-01 11: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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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뜨거운 마음 바람에 실어 숨막힌 이 땅에 보내노라. 정의의 깃발을 휘날리며 자유의 천지 이루고지고….’(문익환 지음·류형선 작곡 ‘뜨거운 마음’ 중에서)

    늦봄 문익환 목사가 세상을 뜬 지 6년. 그가 남긴 9편의 시가 노래가 되어 돌아왔다. 민중음악 작곡가 류형선씨가 지난 1년 동안 곡을 만들고, 정태춘 김원중 홍순관 송정미 전경옥 김용우 이정열 윤정희 새하늘새땅이 노래를 불러 추모음반 ‘뜨거운 마음’(통일맞이늦봄문익환목사기념사업 제작)을 엮어냈다. 이 음반은 문목사가 북행길에 읊었다는 서산대사의 시 한 수로 시작된다. ‘눈 오는 벌판을 가로질러 걸어갈 때에 함부로 난삽하게 걷지 말지어다. 오늘 내가 디딘 자국은 드디어 뒷사람의 길이 되리라.’ 짧은 노래말이지만 문목사의 통일 한평생을 보는 듯해 코끝이 찡해 오는 것이 느껴진다. 오랜만에 ‘바위섬’의 주인공 김원중씨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 반갑기도 하다.

    이 음반에서 ‘서시’를 노래했던 윤정희씨는 최근 ‘표현’(문화강국 제작)이라는 첫 독집 음반을 발표했다. 93년부터 ‘노래마을’을 통해 민중가요를 불러온 윤씨지만 자신의 이름을 앞세운 음반이 나오기까지 7년을 기다려야 했다. 손병휘 이정열 백창우 등 노래마을 출신들의 손길이 구석구석 느껴지는 이 음반은 ‘비는 내리고’(백창우 작사, 이정열 작곡)를 머릿곡으로 삼았다. 여기서 윤씨는 민중가요의 특징인 힘차게 내지르는 발성 대신 포크와 재즈의 촉촉한 느낌을 강조했다. 기교보다는 맑은 음색 그대로 사랑의 감정을 전하는 아름다운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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