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파트너십의 좋은 사례가 세계적 제약기업 MSD(미국 머크)다. MSD는 2009년 매출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가 21%에 달한 연구 중심 제약기업으로, 회사 내 머크 연구소는 물론 다양한 외부 연구기관과의 협업으로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MSD 머크 연구소에는 75명으로 이뤄진 외부와의 연구협력 전담 인력이 있는데, 이들은 전 세계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파트너 선정 및 제휴 과정 전반을 전문적으로 관리한다. 이 중 16명의 머크 소속 과학자는 ‘과학대사(Science Ambassador)’로서 외부 연구기관에서 개발 중인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머크 연구소와의 협력 연구개발을 위한 기회를 만든다. 2007년부터는 한국에도 과학대사를 선정해 상주시키는데, 이는 한국의 바이오 및 제약 연구개발의 역량과 가능성이 세계와 견줄 만큼 높아졌다는 방증이다.
외부 연구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선보인 연구개발의 성과 사례는 적지 않다. 포사맥스, 가다실, 로타텍, 코자, 에멘드, 바이토린 등 MSD의 시장 주도제품이자 계열 내 최초 개발 약품들이 바로 그것. 대표적 골다공증 치료제인 포사맥스는 이탈리아의 소규모 바이오 회사 ‘젠틸리(Gentili)’와의 연구협력을 통해 탄생했다. 포사맥스는 뼈의 파괴를 줄이고 뼈세포의 형성을 돕는 것은 물론, 뼈에 꼭 필요한 칼슘과 인을 늘려 골밀도를 향상시키는 효능이 있다. 뼈 건강에 필수적인 비타민 D 성분을 결합한 유일한 제품. 이 약품은 폭넓은 임상연구 데이터와 10년 이상의 처방을 통해 효능을 검증받았으며, 전 세계 매출 상위 10위에 드는 블록버스터로 성장했다.
MSD의 연구개발 협력은 학계에서도 진행된다. 로타바이러스 장염 예방백신인 로타텍은 미국 필라델피아나 아동병원과 머크 연구소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로타바이러스는 영·유아에게 감기 다음으로 흔한 질환인 급성 설사증의 가장 큰 원인. 호흡기와 손을 통해 감염되며, 전염성이 강해 소독으로도 100% 예방이 어렵다. 로타텍은 3회 접종으로 로타바이러스 장염을 막아주며, 변형된 바이러스까지 예방하는 멀티 백신으로 유명하다.

한국MSD의 사업개발부 총괄 사르코지 코스타 상무는 “제약산업에서 외부협력 및 공동연구는 이제 신약 개발의 핵심 전략이다. MSD만의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개발 협력 프로그램은 인류 건강에 기여하는 성공사례를 이어갈 것이다. 한국MSD도 한국의 역량 있는 바이오 및 제약기관들의 협업을 확대하고자 긴밀하게 협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