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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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포진’ 참았다간 더 큰 병 된다

  • 홍남수/ 듀오 클리닉 원장 www.duoclinic.co.kr

    입력2003-07-10 13: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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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상포진’ 참았다간 더 큰 병 된다

    대상포진에 걸린 환자의 허리와 엉덩이 부위에 생긴 붉은 반점과 물집.

    질병에 대한 정보가 홍수를 이루면서 생겨난 병폐 가운데 하나가 ‘자가진단’하고 ‘자가처방’하는 환자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건강에 관한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고 해서 일반인이 모든 질병에 대해 전문가가 될 수 없고, 또 정보 자체도 잘 알려진 몇몇 질환에만 집중돼 있어 자칫 사회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 어설픈 의료지식에 기대 자가처방을 하거나 질병을 방치하다 낭패를 보는 일이 늘고 있는 것. 피부과 영역에서 자가처방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큰 질환이 대상포진으로, ‘별것 아니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가는 큰 대가를 치르는 것은 물론이고 두고두고 후회하게 된다.

    대상포진은 몹시 피곤하거나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을 때 허리나 등, 둔부, 가슴 등의 부위에 심한 통증을 동반한 띠 모양의 물집이 생기는 피부 질환. 어렸을 때 수두를 앓은 이후 수두 바이러스가 척추 속에 있는 감각신경절에 잠복해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신체 저항력이 떨어지면 활동을 재개해 신경에 염증을 일으키는 대상포진은 젊은 사람보다는 나이 든 사람, 또는 스트레스나 만성 피로가 쌓인 사람에게 흔히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대상포진 환자들이 처음에는 이를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참고 견디는 경우가 많다는 점. 대부분의 환자들이 각종 합병증이 생겨 질병이 악화된 이후에야 피부과를 찾는다. 몸의 좌우측 중 한쪽에 띠 모양의 붉은 물집이 생기는 것(대상포진의 초기 증상)을 단순한 피부질환으로 생각해 연고만 바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심한 경우에는 물집을 터뜨리고 통증을 못 견뎌 파스를 바르는 경우까지 있다. ‘신경통이겠지’ 하고 참고 견디다 더 이상 못 참을 지경에 이르러서야 피부과를 찾아오는 것.

    대부분의 환자는 보통 1주일 정도 항바이러스 주사와 소염진통제로 치료하고, 수포가 터지면서 생길 수 있는 2차 염증을 막기 위해 물집 주위를 매일 소독해주면 2~4주 이내에 상태가 호전된다. 환자가 고령이거나 몸이 약한 경우에는 치료기간이 더 오래 걸리며 합병증에 대한 위험 때문에 입원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노쇠할수록 대상포진을 치료한 이후 합병증으로 만성 신경통이 생길 수 있으며,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어느 곳의 신경에 침범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 더욱이 물집이 잡힌 자리에 남는 자국이나 흉터도 두고두고 걱정거리가 되므로, 이런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발병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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