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래 제 꿈은 피겨스케이팅 국제 심판이에요. 그런데 지난해 피겨 심판 자격을 딴 후, 아이스하키 관계자들이 ‘한국에는 아이스하키 여성 심판이 한 명도 없다’면서 아이스하키 심판도 해보라고 권하셨어요.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국제대회에 나가면 ‘왜 한국에서는 여성 심판이 안 오는가’라고 다들 궁금해한대요.”
피겨 심판은 아이스링크 바깥에서 심사하지만, 아이스하키 심판은 선수들과 함께 링크에서 스케이트를 타며 판정을 내려야 한다. “무엇보다 규칙을 잘 알아야 하는데 워낙 아이스하키 경기 관전을 즐겼기 때문에 자신 있어요. 스케이팅이야 피겨 선수 생활을 9년씩 했으니 문제가 없고요. 체력이 제일 중요하지요.” 아이스하키는 경기중 심판이 다칠 염려가 있어서 항상 대기심판까지 두고 경기를 한다. 그러나 여자 아이스하키는 선수들끼리 부딪치는 ‘보디체크’가 없어 그나마 덜 위험한 편이라고. 이씨는 1주일에 세 번씩 서울 중계동 동천실내빙상경기장에서 장애인들에게 피겨스케이팅을 가르치기도 한다. “아이들이 스케이트 타는 걸 너무 좋아해서 절로 가르치는 보람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