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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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신당’ 개혁 세력 헤쳐 모여!

野의원 5명 탈당 제3 원내교섭단체 가능성 … 자금 갹출 등 발빠른 움직임

  • 김기영 기자 hades@donga.com

    입력2003-07-09 14: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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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신당’ 개혁 세력 헤쳐 모여!

    지난 7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중인 의원들. 이들의 한나라당 탈당을 계기로 신당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오랫동안 말로만 떠돌던 신당의 실체가 마침내 그 모습을 드러낼 것 같다. 신당 창당 주역들의 모임인 민주당 신당추진모임이 자신들의 신당 구도에 탄력을 붙이기 시작했다. 한나라당 탈당파 중심의 또 다른 신당 논의도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

    지금 단계에서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오는 9월 정기국회는 지금 같은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 3당 구도로 치러질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신당의 전 단계로 원내교섭단체 수준의 새로운 정치세력이 3당의 틈을 비집고 들어설 가능성이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원내교섭단체 수준의 새로운 정치세력이란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탈당한 개혁세력이 연합한 신당 추진 세력을 가리키는데, 이런 정세분석이 가능할 만큼 신당 추진 세력의 물밑 움직임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안영근 의원(인천 남구을)은 “한나라당 개혁파의 탈당에 앞서 민주당 쪽 신당 추진 세력과 물밑 대화를 마친 상태”라며 “만약 민주당의 신당추진모임이 지지부진할 경우 우리와 교감해온 세력이 먼저 탈당을 감행해 우리와 힘을 합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현역 17명도 조만간 탈당?

    안의원은 “이 같은 신당 로드맵에 동의한 민주당 현역의원은 모두 17명”이라며 “한나라당을 탈당한 우리(5명)와 민주당 탈당파 17명을 중심으로 즉각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7명이 구체적으로 누구냐는 물음에 안의원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분들”이라고만 답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탈당파 주변에서는 신기남 천정배 정동영 의원으로 대표되는 민주당 신주류 핵심은 17명 탈당 예상자 명단에 들어 있지 않다는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신주류의 대표주자인 ‘신-천-정’ 세 사람이 의외로 신당 추진 세력 내부에서 그다지 신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17명은 주로 재야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현재 민주당에서 재야 출신 의원들을 이끄는 인물은 김근태 의원. 정가에서는 최근 김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한 이부영 의원과 회동하는가 하면, 함께 일본을 다녀오는 등 교감할 기회가 많았던 것과 관련, 민주당 내 신당 추진이 어려워질 경우 김의원을 중심으로 한 재야 출신 의원들이 한나라당 탈당파와 교감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결국 1987년 국민항쟁을 이끌었으나 그해 연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갈라섰던 재야 운동권 출신이 이번 신당 추진을 계기로 합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민주당측 탈당 예상자로 거론되는 인사들도 “당내 신당 추진 움직임이 계속 제자리를 맴돌 경우 소장파를 중심으로 동반 탈당해 한나라당 탈당파와 합친다는 논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하지만 7월3일 이후 민주당 신당추진모임이 다시 세 확산에 나서면서 당분간 소장파 의원의 개별 탈당 움직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나라당 신당추진파가 구상하는 원내교섭단체 구성 최종 시한은 8월20일. 그때까지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할 경우 정기국회에 대응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쪽도 이날을 마지노선으로 신당 창당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한나라당 탈당파와 민주당 신당추진파는 이미 신당 창당에 필요한 자금 갹출에 나섰다. 양쪽 모두 현역의원을 대상으로 일정 금액의 신당 창당 비용을 거둘 계획이다.

    한나라당 탈당파는 이 돈으로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본격적인 신당 창당 작업에 돌입할 예정. 민주당 신당추진모임도 의원들이 내놓은 돈을 시드머니로 민주당사 밖에 별도의 창당준비위원회 사무실을 열 예정이다.

    만약 한나라당 탈당파와 민주당 신당 추진 세력이 합세해 제3의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정기국회에 임할 경우, 이들은 선거구 확정 및 선거제도 개선 작업에 우선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정치개혁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국민적 지지 확보에도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안영근 의원은 “비록 수는 적지만 신당추진파가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는 의정활동을 펼쳐나가면 지지를 모을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세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당파가 기대를 모으는 대목은 언론사 여론조사다. 그동안 설로만 떠돌던 신당이 모습을 갖출 경우 국민들의 기대는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상승등으로 이어질 것이고, 이 경우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남아 있는 세력도 동요하게 될 것이라는 게 신당추진파의 예상이다. 안의원은 “여야를 막론하고 수도권 의원들이 당장 동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신당 추진 세력의 한 관계자는 “실제 한나라당에도 여건만 무르익으면 우리와 함께 움직일 만한 의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J의원과 P, N, O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 인사는 “J의원의 경우 탈당은 어렵지만 탈당파 의원들과 정책공조는 할 수 있다는 뜻을 비쳐왔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신당 추진 세력도 본격적인 분당 절차에 돌입한 상태. 신주류들이 신당추진본부를 국회의사당 104호실로 옮긴 뒤로는 민주당사는 썰렁하기만 하다. 김원기 신당추진모임 의장을 비롯, 이해찬 이상수 신기남 천정배 이호웅 이재정 정동채 김희선 유재건 남궁석 의원 등 모임 내에서 역할을 맡은 10여명의 핵심인사들이 이곳을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국회본관이 돌연 신당 창당의 메카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신주류는 신당추진모임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신당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전략이다. 만약 자신들의 구상대로 신당 창당과 민주당 해체로 이어질 경우, 한나라당 탈당파와의 최종 연대는 올 연말로 늦춰질 전망이다. 반대로 구주류의 저항이 거세 신당 창당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이들은 분당을 통한 신당 창당도 불사할 태세다. 그렇다면 외부에서 대기중인 한나라당 탈당파와 김원웅 유시민 의원 중심의 개혁국민정당, 그리고 지방의 신당 추진 세력 등과 합세하는 신당 그림이 그려질 전망이다.

    어떤 경우든 신당의 본체는 오는 10월이 지나서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신당 창당을 주도해온 한 인사는 “10월부터 한나라당 탈당파 중심의 신당 창당 수순을 밟을 계획이다. 만약 그 사이에 민주당 탈당파가 합류한다면 창당에 가속도가 붙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 말에 가서야 신당의 완전한 모습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연말이면 신당을 볼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신당으로 시작한 2003년은 신당으로 끝이 나는 셈인데, 이들의 움직임은 지루한 신당 논의에 지친 국민들에게 청량제 역할을 할 것인가. 다시 국민들의 시선이 정치권으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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