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29

2006.04.04

마음의 빚 ‘자리’로 갚는 ‘끔찍한 우정’

  • 입력2006-03-29 14: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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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활도 이런 부활이 없다. 3월23일 위촉된 이강철 대통령 정무특보 얘기다. 그의 놀랍기 그지없는 ‘둔갑술’ 공력은 노무현 대통령의 열렬한 ‘친구 사랑’ 덕분이다.

    두 사람은 1987년 ‘양김 후보단일화’ 활동을 같이 하며 인연을 맺은 이래 20년간 정치적 동지로 지내왔다.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조직특보로서 전심전력을 다한 이 특보는 참여정부 출범 이후 잇단 부침의 궤적을 그렸다. 그러고도 이번에 다시 화려한 날갯짓을 시작했으니 과연 ‘불사신’이다. 진정한 ‘노(盧)의 남자’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낙선→2005년 1월 대통령 시민사회수석에 발탁→2005년 10·26 재보선에서 낙선→청와대 인근에 횟집 개업 추진→2006년 3월 대통령 정치특보 위촉. 무보수 명예직이라곤 하나, 청와대에 정무수석이 없으니 이 특보는 5·31 지방선거에서 당청을 연계하는 긴밀한 채널이 될 것이다.

    이 특보가 직·간접적으로 여당의 선거에 관여하는 것만 이번이 네 번째. 예순이 다 된 나이에 횟집 하나 잘 경영해보려는 그를 “친구야 놀자”며 또다시 불러낸 노 대통령은 알까. 마음의 빚을 ‘자리’로 갚는 ‘끔찍한 우정’이 되레 친구의 ‘홀로서기’를 가로막는다는 것을….

    이 특보에겐 ‘힘센 친구’의 도움을 한번쯤 거절하는 자존심도 없는 걸까. 그의 입에서 한마디 나올 법할 때도 되지 않았나. “고마 해라. 마이 묵었따 아이가.”



    청와대 3급 행정관 이모 씨가 부부싸움 끝에 열린우리당 사무처 간부인 부인을 살해했다. 그러고도 청와대로 들어가 태연히 근무까지 했다. 범인(凡人)에겐 분명 충격적인 사건이다.

    그런데 한나라당의 정치공세 한번 걸작이다. 이계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3월23일 현안 논평에서 이 사건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대통령비서실의 근무기강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노 대통령은 국민 앞에 진상을 설명하고 대국민 사과를 했어야 옳다.”

    과연 그런가. 19세기 이탈리아 법의학자 롬브로소의 허황한 주장처럼 범죄형 얼굴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바로 옆자리의 한 길 사람 속조차 오리무중인 판에 사건 결과만 놓고 ‘관리 소홀’을 따진다? 어쩐지 억지스럽다. 더욱이 계획되지 않은 우발적 범행에다 초범이라면 더욱 그러하지 않겠는가.

    물론 이런 류의 사건이 생기면 주인공이 몸담은 조직까지 도의적 차원에서 비난받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한나라당은 왜 그토록 ‘관리’에 소홀했을까. 여기자를 성추행한 최연희 의원은 다른 당 소속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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