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시절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남자 동기 몇 명과 가깝게 지냈다. 유난히 ‘훈남’인 그들 중에서 특히 A는 큰 키, 늘씬한 몸매, 다정한 말투, 깔끔한 매너까지 어디 하나 흠잡을 데가 없었다. 굳이 ‘옥에 티’를 찾자면 여성스러운 몸짓과 패션 취향 정도랄까.
어느 날 선배들이 신고식을 한다며 동기 모두를 나이트클럽에 데려갔다. 시끄럽고 복잡한 공간에서 얼이 빠져 있는데 한 중년 남성이 함께 춤을 추자며 내 손목을 잡았다. 술 취한 아저씨의 ‘괴력’을 이기지 못해 당황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구원의 목소리.
“저, 실례지만 이분은 제 파트너입니다.”
날 구해준 건 바로 A였다. 그 녀석은 내게 “놀랐지?”라며 위로의 말까지 건네주었다. 그 순간, 그에게서 ‘남자의 향기’가 났다. 그날 이후 여성스러운 그의 몸짓과 말투도 거슬리지 않았다. 나 스스로 ‘A는 외유내강형 남자’라고 결론을 내려선지 한결 친해진 우리는 어울릴 기회도 많았는데, 이러다 그가 고백을 해오는 게 아닌가 하는 상상도 하게 될 정도였다. 사실 그에게 이성적으로 매력을 느꼈던 것은 아니어서 만약 그런 날이 오면 ‘어떤 말로 시작해야 그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우정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괜한 걱정’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고백할 것이 있다며 나를 불러냈다. A는 한참을 망설이다 어렵게 입을 뗐다.
“그래, 솔직히 말할게. 너희들이 생각하는 거, 그거 맞아.”
이때까지도 상황 파악이 안 된 나. ‘얘가 정말 날 좋아하는구나.’
그러나 상상은 잠시였다. 단박에 내 꿈을 깨는 그의 한마디.
“나, B 좋아해.”
B는 남자였다. 그것도 욱하는 성질에 외모도 별로인 마초형 남자. 마음속으로나마 ‘다른 꿈’을 꾼 나 자신에 당황해서인지 그 자리에선 A의 마음고생에 어떤 위로도 건네지 못했다.
지금은 소식조차 주고받고 있지 않은 A. 그가 행복한 사랑을 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어느 날 선배들이 신고식을 한다며 동기 모두를 나이트클럽에 데려갔다. 시끄럽고 복잡한 공간에서 얼이 빠져 있는데 한 중년 남성이 함께 춤을 추자며 내 손목을 잡았다. 술 취한 아저씨의 ‘괴력’을 이기지 못해 당황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구원의 목소리.
“저, 실례지만 이분은 제 파트너입니다.”
날 구해준 건 바로 A였다. 그 녀석은 내게 “놀랐지?”라며 위로의 말까지 건네주었다. 그 순간, 그에게서 ‘남자의 향기’가 났다. 그날 이후 여성스러운 그의 몸짓과 말투도 거슬리지 않았다. 나 스스로 ‘A는 외유내강형 남자’라고 결론을 내려선지 한결 친해진 우리는 어울릴 기회도 많았는데, 이러다 그가 고백을 해오는 게 아닌가 하는 상상도 하게 될 정도였다. 사실 그에게 이성적으로 매력을 느꼈던 것은 아니어서 만약 그런 날이 오면 ‘어떤 말로 시작해야 그의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우정을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괜한 걱정’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고백할 것이 있다며 나를 불러냈다. A는 한참을 망설이다 어렵게 입을 뗐다.
“그래, 솔직히 말할게. 너희들이 생각하는 거, 그거 맞아.”
이때까지도 상황 파악이 안 된 나. ‘얘가 정말 날 좋아하는구나.’
그러나 상상은 잠시였다. 단박에 내 꿈을 깨는 그의 한마디.
“나, B 좋아해.”
B는 남자였다. 그것도 욱하는 성질에 외모도 별로인 마초형 남자. 마음속으로나마 ‘다른 꿈’을 꾼 나 자신에 당황해서인지 그 자리에선 A의 마음고생에 어떤 위로도 건네지 못했다.
지금은 소식조차 주고받고 있지 않은 A. 그가 행복한 사랑을 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