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 1등급이든, 너무 불만족스러워 천일기도라도 드리고 싶은 심정이든 섹스는 모든 남녀의 일상이 됐다. 이제 섹스는 끙끙대며 마음속에 감춰둬야 할 ‘비의(秘儀)’도, 인터넷 야동천국을 통해서만 접하는 ‘19금’도 아니다. 섹스는 진지한 대화와 가벼운 수다에 늘 등장하는 소재 가운데 하나다.섹스가 일상이 되면서 섹스에 대한 환상을 파는 성산업이 번창하게 됐다는 것은 현대의 아이러니다.섹스가 패션이나 자동차처럼 라이프스타일이 된 시대, 비뇨기과 의사의 처방전과는 다른 솔직한 자기체험적 칼럼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섹스 칼럼니스트들에게 섹스와 ‘해피드럭’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 세상에는 n명의 사람만큼 다양한 n개의 성이 존재한다는 우문에 대한 그(녀)들의 현답(일부 문항에 그들은 대답을 거부했다).
A [신동헌·‘에스콰이어’ 에디터]
1 무척 좋아하면서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것.
2 가장 오래된 취미 가운데 하나.
3 섹스란 삽입이나 피스톤 운동, 사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성 간의 커뮤니케이션이다(동성 간의 커뮤니케이션은 잘 모르니 패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섹스는 남자는 사정, 여자는 혼돈으로 착각하고 있다.
4 이성 간 커뮤니케이션이 섹스라고 가정한다면, 우리나라는 최하위권일 수밖에 없다. 20대에는 전혀 준비가 안 된 여자의 얼굴에 남자들이 벌겋게 발기한 페니스를 들이밀고, 40대쯤 되면 여자들이 축 처진 남자의 물건을 흔들며 “이거 왜 고장났냐”고 소리친다. 섹스에 대해 가르쳐주는 곳도 없고, 토론하는 문화도 없으니 그럴 수밖에.
5 말할 것도 없이 유교사상.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처럼 숙박시설이 잘돼 있는 나라도 없다. 어디에 가든 러브호텔이 있다. 그런데 섹스용품 숍은 여전히 구석진 곳이나 한적한 도로에 숨어 있다. “난 섹스가 좋아요”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되지 않으면 섹스 만족도는 절대 올라가지 않는다. 전 국민이 좋아하는데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다니, 웃기지 않은가.
7 전기가 파직하고 흐르는 첫 만남, 훌륭한 식사, 흥겨운 대화, 적당한 알코올. 그리고 집까지 바래다주는 일을 2회 정도 반복하면, 그 다음은 섹스다. 그리고 서로 섹스가 잘되면 사귀는 거다. 이는 매우 글로벌 스탠더드적인 이야기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이게 안 통한다. 여자들은 지나치게 빼서 사귀기 전에는 안 자려고 한다. 속궁합이 맞지 않아 이혼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속궁합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다들 알고 있는데, 제대로 확인도 안 하고 사귀는, 글로벌 스탠더드 면에서 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다. 남자들도 문제다. 만일 두 번 만에 잠자리를 하고 나면 “그 여자는 헤프다”는 소문을 낼 거다. 그럼 여자들은 또 방어적이 된다.
8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 같다.
9 전혀 솔직하지 않다. 사회적 분위기 탓이다. 2500년 전의 중국 사람이 아직도 한국 사람들을 거세시키고 있는 셈이다. 나는 그래서 유교가 싫다. 유교(confucian)와 혼돈(confusion)이 영어로 비슷한 의미인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
10 해피드럭은 신이 내린 선물이다. 원하는데도 발기가 안 되는 경험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심리적 문제이든, 지나친 알코올 섭취나 흡연 때문이든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이 부담이 돼 또다시 발기부전을 야기한다. 그러나 비아그라를 주머니에 넣고 있으면 안 먹어도 발기가 된다. 자존심 문제니까.
11 수많은 남자들이 자존심을 되찾았으며, 또한 수많은 여자들이 섹스 파트너의 발기부전이 자신의 몸매 때문이라는 자책에서 벗어났다.
12 남자들은 아직도 부정적이다. 대부분 자신의 성기 크기나 발기 능력에 콤플렉스를 갖고 있으며 섹스 드럭, 성인용품 등이 콤플렉스를 자극한다. 반면 포르노에 대해서는 매우 적극적이다(혼자 보니까). 의외로 여자들이 성인용품에 적극적인데, 인터넷 쇼핑몰의 고객 리스트를 보면 남자보다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13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서 나오자마자 써봤다. 마치 고2 때처럼 즉각적이고 단단했다.
14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혀 노력하지 않는다. 섹스를 즐기는 사람을 변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5 유흥업소, 윤락업소의 숫자가 말해준다.
16 젊을수록 적극적이다. 요즘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의 섹스라이프는 40대가 생각하는 것보다 몇십 배 더 심화돼 있다. 그들의 섹스라이프는 꽤 유쾌하지만, 여전히 어른들이 쉬쉬하고 있기 때문에 드러내지 못한다. 섹스를 어두운 곳에 넣으려는 경향은 빨리 사라져야 한다.
17 외국의 여러 설문조사는 교육 수준과 경제력이 높을수록 다양한 형태의 섹스를 즐긴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의 섹스를 ‘다양한 파트너’와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18 ‘나인 하프 위크’, 그리고 수많은 포르노 영화들. 포르노를 보면서 파트너와 이야기하고 상의해라.
19 해피드럭은 사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성적 능력은 가장 뛰어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청년 시절을 다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S·섹스 칼럼니스트]
1 근대 이후 힘들게 살아오면서 섹스를 욕구 해소라는 의미의 ‘배설’로 생각하던 한국인들이 이제는 (물론 배설의 의미는 가장 크게 가지면서) 섹스를 웰빙, 즉 건강하게 사는 하나의 방식으로도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어두운 면은 ‘섹스리스’ 부부가 정말 많다는 것. 개인적으로는 ‘섹스를 할 권리’를 인권의 하나로 조망하는 생각들이 우리 사회 전반에 더 확산돼야 한다고 본다.
2 인생의 일부, 어쩌면 생(生) 그 자체. 막히면 뚫어야 하는 그 무엇. 그러면서 타협도 할 수 있게 된 욕구.
3 흐르는 물처럼 그때그때 막히지 않고 굴절되지 않으며 유유히 흘러가는 것이 아닐까. 여자들에게 좀더 많은 오르가슴이 보장된다면 좋겠지.
4 ‘배설’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섹스는 생의 일부이자 사랑의 증거이며 관계의 버팀목이고 건강의 상징이라는 인식이 너무 부족하다. 과도한 육아와 교육비 등으로 살기 힘들고, 노동시간은 긴 데다 강도도 너무 세니까.
5 사실 ‘배설 의미에서의 섹스’의 자유는 너무 많이 보장돼 있다. 집에서 몇 걸음 걸어나오면, 또는 전화 몇 통이면 섹스를 사고팔 수 있으니까. 좀더 복합적인 의미의 섹스를 우리는 아직 배우지 못했다.
6 내가 쓴 기사에 대해 “휴머니즘이 있어 좋다”는 반응이 많아 되레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는 섹스에 대한 인식이 확장되고 있구나’ 싶어 기분이 좋았다. 인식의 확장 정도에서 남자보다 여자가 더 높은 점은 아쉽지만.
7 젊은 사람들이라면 남자의 나쁜 매너, 진정한 의미의 섹스에 대한 무지, 오르가슴 메커니즘에 대한 몰이해, ‘만족의 상대성’에 대한 이해 부족. 나이 든 사람들이라면 발기 강직도, 지속 시간, 애액 등의 부족.
8 결혼하면서, 나이 먹으면서, 애 낳으면서 그 중요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 같다.
9 성에 대해 솔직하지 않은 사회 분위기.
10 섹스라이프 자체가 없던 사람들이 섹스라이프를 갖게 됐다. 안 되던 발기가 되니 오죽 좋겠나. 물론 그 때문에 바람도 난다지만, 정말 새로운 인생이 열린 것 아니겠나. 비아그라로도 안 되는 남자들의 절망감은 더 깊어졌겠지만,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훨씬 더 많다. 인류의 꿈과도 맞닿아 있다.
11 화이자. 그리고 ‘나는 끝났다’라고 체념하던 남자들.
12 호기심은 사라지고 일상의 영역에 차분하게 정착된 것 같다. 비아그라는 의약품이다!
13 아직 선다.
14 섹스 테크닉을 가르치는 비디오테이프 등이 많이 팔리는 걸 보면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는 듯하다.
15 다른 남자, 다른 여자와의 섹스. 성매매. 색은 색으로 멸하는 수밖에 없다.
17 경제력, 여가, 성호르몬의 풍요와 빈곤, 주변 사람들의 분위기, 처음 섹스를 시작할 때의 ‘삘’.
18 ‘죽어도 좋아’ ‘동물의 왕국’과 홍상수 감독의 영화들.
19 비아그라, 좀더 안전하게, 그리하여 인류가 좀더 즐겁게.
[이기원·‘아레나’ 에디터]
1 더 많이 하고 싶은데, 더 잘하고 싶은데, 항상 불만족스러운 것.
2 하고 싶은 일. 해야만 할 일. 벗어날 수 없는 일. 벗어나고 싶은 일.
3 배고플 때는 맨밥만 먹어도 단맛이 느껴진다. 섹스도 서로 욕구가 쌓일 만큼 쌓인 상태에서 앞뒤 안 가리고 폭발적으로 치고 박는 섹스가 가장 이상적이(었던 것 같)다.
4 인간을 인간답게 살지 못하게 만드는 한국의 직장 문화. 섹스할 시간은 주고 일을 시켜야지.
5 섹스 파트너는 일생에서 한 명뿐이어야 한다고 믿는 이상한 도덕의식. 섹스를 사람의 관점이 아닌, 도덕의 관점으로 재단하는 것. 문제는 자신에게는 관대하면서 타인에게는 엄격하다는 점이다. 불륜이라면 일단 돌부터 던지고 본다.
6 갓길에 차를 세워놓고 성인용품을 파는 곳을 취재한 적이 있다. 그렇게 음성적인 곳에 고급차를 탄 점잖은 사람들이 와서 수십만원어치의 물건을 사간다.
7 상대에 대한 배려 부족. 예를 들어 남자들은 좀더 과감한 시도를 하고 싶어하지만 여자들은 역겹다고 생각한다. 사약을 마시라는 것도 아닌데 둘이 섹스하면서 그것 하나 못 들어줄 이유가 무엇인가. 여자들은 섹스 후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길 원한다. 하지만 남자들은 끝나자마자 샤워실로 뛰어 들어가거나 담배부터 찾는다.
8 다른 세대는 몰라도 내가 속한 30대는 확실히 섹스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 단칸방에 살면서도 멋진 섹스를 위해 별 다섯 개 호텔을 예약하고, 고급 와인을 가져다놓는다. 일주일간 점심을 굶어도 한 번의 근사한 섹스는 포기하고 싶지 않은 거다.
9 남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부풀려 말하는 경우가 많다. 5분 했으면서도 30분 했다고 뻥을 친다. 마지막 섹스를 한 지 두 달 됐는데, 어젯밤에 두 번 했다고 거짓말을 한다. 성적 능력의 우수함으로 수컷들 사이에서 우위를 점하고 싶은 심리다.
10 노년층의 섹스라이프가 눈에 띄게 활성화된 듯하다. 70대 노인과 20대 후반 여대생의 로맨스도 목격했다. ‘로맨스의 확장’이라는 면에서 인류의 행복에 공헌했다고 본다.
11 화이자사의 대주주, 그리고 문제를 겪고 있던 이들의 섹스 파트너들. 그동안 파트너들이 더 괴롭지 않았을까.
12 여전히 거부감이 있다. 음성적으로 유통되는 비아그라가 여전히 많으니까. ‘야동’이라는 말이 거부감 없이 쓰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13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14 꾸준한 운동, 남녀 따질 것 없는 각종 성기 관련 수술들.
15 결국 가장 편한 건 불륜이다. 죄의식이 수반되는 섹스에서 더 큰 만족감을 느끼는 것 같다.
17 경험상 경제력보다는 개인의 자존감이다. 자존감이 약한 이들은 아무리 경제력이 높다 해도 섹스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 가진 것이 없어도 자존감이 높은 이들은 섹스에 대해서도 적극적이다. 일단 들이대는 것에 거부감이 없으니까.
19 ‘욕망의 진화’, 섹스라는 것을 조금은 하찮게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다.
[성범수·‘아레나’ 에디터]
2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매번 하고는 싶은데, 하고 난 뒤에는 그리 대수로울 것도 없다. 가끔은 이 밤에 내가 뭘 하는지 허탈할 때도 있으니까.
3 역시 서로의 완벽한 교감이 이뤄진 섹스. 그런데 그게 쉽지 않다.
4 섹스에 대한 소극적 접근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그러기에 성의식 조사에서도 소극적인 태도로 답했던 게 아닐까.
5 5 ‘나’를 만든 것은 한국 사회다. 그런 우리가 섹스에 대해 불편부당을 느낀다면 한국 사회가 그 원인이라는 것, 맞다. 하지만 총체적인 문제이지 콕 하나를 집어서 답하진 못하겠다. 결국 한국에서 자란 나 스스로가 불편함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6 조금이라도 비현실적일 수 있는 것들은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믿을 만한 취재원을 통해 얻어낸, 그리고 나 스스로의 경험에서 서술한 100% 진실한 이야기인데도 독자들은 부정하거나 거짓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 점이 바로 상상력이 필요한 섹스에 발전이 없는 이유다.
7 대화 부족. 나는 자신 없다. 상대가 원하는 바를 듣지 않고 만족을 줄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원하는 바를 다 들어줄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체력과 테크닉으로 무장한 건 절대 아니다.
8 결혼 전 50% 이상, 결혼 후 50% 이하로 생각하는 것 같다. 결혼 전 섹스리스 커플은 거의 없지만, 결혼 후 섹스리스 커플은 상당히 많다. 섹스의 빈도수가 가치와 중요성을 나타내는 척도 아닐까.
9 섹스에서 남자는 많은 경험을 드러내고, 여자는 부족한 경험을 자랑한다.
10 미래에 대한 불안감의 해소. 해피드럭이라는 비상구가 있으니까.
11 섹스를 잘하는 사람들. 어쨌든 섹스를 잘 못하는 사람들은 극강의 신약이 나와도 도움을 받을 수 없을 테니까. 섹스를 잘하는 사람들은 계속 도전하고, 해피드럭 같은 외부적 도움을 받을 것이다. 가진 자가 더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12 남녀 모두 호기심은 대단하다. 그뿐이다.
13 나는 보수적이고,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언젠가 도움을 받을 것이라 예상한다.
14 원하는 바를 서로 말하거나, 특별한 장소를 찾아 생경한 분위기를 완성해내는 일 정도는 만족스러운 섹스를 위해 직접 도전해봤다.
15 불륜 드라마도 섹스에 대한 불만족을 해소하는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다. 결혼 후에도 업소를 찾고, 애인을 만드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
16 젊은 세대는 파트너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많다. 하지만 나이가 많아지면 기회가 줄어드니 적극적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17 일반화가 쉽지 않다. 하지만 확언컨대, 나이는 섹스 취향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우성·GQ에디터]
1 ‘한국인’이기 때문에 다른 정서는, 예를 들면 어떤 도덕적인 규율에 관한 것일 텐데, 이제는 거의 사라졌다고 본다.
2 매력적인 여자를 보면 하고 싶은 것.
3 둘이 함께 좋은 섹스.
4 서로에게 솔직하지 못한 것, 그리고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권위의식. 여자들을 해방시켜야 하며, 남자들은 좀 맞아야 한다.
5 대체로 한국인은 지나치게 바르다. 그것은 옳다. 섹스에 유연해지기 위해 우리는 도덕을 버려야 한다. 그것은 글러먹은 짓이다. 하지만 나쁜 짓을 할 때 쾌락은 커진다.
6 젊은 세대는 노골적이라는 것, 그리고 남자보다 여자의 욕구가 더 적극적이라는 것. 문제는 남자들이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점이다. 요즘 여자는 남자보다 진도가 빠르다. 머릿속에서만. 이런 여자들을 해방시켜야 한다.
7 남자는 너무 피곤하고, 여자는 너무 하고 싶어한다. 생리적으로 남자는 여자들의 욕구를 다 채워줄 수 없다.
8 이것도 다 다르겠지만, 아이를 낳기 전이라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섹스일 것이다. 왜냐하면 섹스는 정서를 수반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섹스는 사랑과 동의어다.
9 남자의 경우는 아주 간단하다. 뻥을 쳐야 여자들이 넘어온다.
11 그 약이 필요한 사람.
12 예전 여자친구‘들’은 모텔에서 채널을 돌리다가 내가 ‘19금’에서 멈추면 다들 돌리라고 했다. 지금도 그렇다. 그런데 그중에 호기심으로라도 포르노를 안 본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여자들도 언젠가는 그걸 볼 필요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섹스를 통해 그들 자신이 즐거워지기 위해. 이런 인식의 변화는 ‘요즘엔 부부가 포르노를 함께 보고 공부한다’는 말들이 많이 오가기 때문인 듯하다. 같은 맥락에서 해피드럭이나 섹스용품에 많이 유연해졌다. 나는 그것을 쓰거나 먹진 않는다. 하지만 나와 미래의 내 여자도 그게 필요한 날이 올 것이란 사실을 잘 안다. 아마도.
13 난 지금도 ‘강’하다.
14 나의 경우로 한정한다면 많이 먹고, 열심히 운동하고, ‘서비스’에 최선을 다한다(일단 마음은 그렇다). 가장 중요한 건 정신없이 움직이는 동안에도 여자의 반응을 살펴야 한다는 점이다.
15 내 주변의 젊은 남자 가운데 일부는 ‘바람’을 통해 해결한다.
16 이에 대한 확실한 차이는 여자 나이로 ‘79’(년생)다. 예전에 한 번 무작위로 조사해본 바에 따르면 그렇다. 남자들은 진작부터 개방적이었고(물론 연애에서), 남자들의 그 개방적인 요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여자들의 출생년도가 ‘79’년생이란 뜻이다. ‘사귀면 으레 섹스를 하는 것’이란 의식이 그 나이부터 열렸다.
17 이 질문은 ‘석사 논문’ 감이다. 몇 줄로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 섹스에 대한 욕구는 여유 있는 사람들이 더 강하다. 그런데 여유는 ‘돈’이 아니라 ‘시간’일 것이다. 시간 많은 사람 중에는 돈 많은 사람이 많다.
18 영화는 별 도움이 안 된다. 매달 새로 나오는 포르노가 가장 ‘홧’하다. 많이 하는 게 최고다.
[김유정·섹스 칼럼니스트, ‘악녀클럽’ 멤버]
1 높은 은행 대출 금리, 치솟는 기름값, 폭락하는 주식, 아이들의 학원비와 성적, 시댁과 친정의 갈등, 회사에서 선후배의 눈치, 마이너스 통장, 그 다음이 섹스.
2 세상에서 못해볼 것이 없는 다양한 학습의 결정판.
3 희한하고 망측한 쾌락이 곁들여지든, 3분 안에 끝나든 두 사람이 즐겁게 합의한 섹스!
4 우리나라 사람들은 섹스에 관심이 없다. 왜냐하면 섹스에 관심이 있으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으니까. 섹스에 관심 있다고 하면 먹고 살기 편한 놈이라고 손가락질한다. 아시아가 아니라 세계 최하위권일 것.
5 5 ‘여자가 섹스를 밝히면 나라가 망한다’는 고정관념, 신사임당 콤플렉스에 싸여 있는 위선적인 남자들, 섹스를 조금이라도 벗길라치면 마구 들이대는 서슬 퍼런 검열과 심의.
6 산부인과 병원 홈페이지에 ‘6시간 섹스학’과 ‘중학생에게 콘돔을 나눠주자’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삽입만 6시간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너는 그런 놈하고 사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미성년자의 낙태 문제가 심각해 성교육을 시키고 콘돔이라도 나눠주자고 했다가 학부모들이 병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7 남자들이 섹스 방법을 잘 모른다.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으니까. 포르노가 그들 교육의 전부다. 그러니 여자는 즐겁지 않고 거짓 연기를 할 수밖에 없다. 잘하지도 못하면서 오래만 하는 남자들을 여자들이 얼마나 싫어하는지 아는가. 여성상위를 요구하면 “이 여자가 미쳤나”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다. 갈 길이 까마득하다.
8 자신의 삶에서 섹스에 가치와 중요성을 두어선 안 된다. 그것 말고도 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 섹스 때문에 이혼한다고 하면 정신병자 취급을 받는다. 가정과 자식을 생각해 참으라고 한다.
9 솔직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은밀해지고 음흉해지고 부풀려진다. 의사와 박사는 성에 대해 말해도 된다. 딱 그만큼의 지식만 습득해야 한다.
10 남성의 80% 이상이 조루증으로 고민한다는 연구 결과를 본 적이 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여자들도 불감증을 겪는다. 해피드럭이 남자들에게 큰 자신감을 주긴 했지만, 여자의 행복을 위해 사용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아내가 남편에게 비아그라를 권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11 젊은 여자와 사귀려는 나이 든 남자들.
12 남자들은 많이 사용하지만 여자들은 부정적인 것 같다. 여자는 조신해야 하니까. 외국에선 여성이 자위용 기구를 하나 정도 갖고 있는 게 문제도 안 되지만 한국에서는….
13 다양한 것들을 사용해봤다. 섹스용품이라고 하면 징그럽게 생긴 줄 아는데, 재미있는 것들도 많다. 몇 년 전 서울에 섹스용품 숍이 생겼다기에 친구들에게 구경 가자고 했더니 미쳤냐고 하더라. 그러나 요즘 젊은 층은 상당히 긍정적인 것 같다.
17 경제력, 학력, 나이와 상관없이 한국인 특유의 섹스에 대한 ‘장벽 마인드’가 절대적이다. 유교사상만으로 한정지을 수 없는, 이상하게 왜곡된 한국적인 성의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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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신동헌·‘에스콰이어’ 에디터]
1 무척 좋아하면서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것.
2 가장 오래된 취미 가운데 하나.
3 섹스란 삽입이나 피스톤 운동, 사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성 간의 커뮤니케이션이다(동성 간의 커뮤니케이션은 잘 모르니 패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섹스는 남자는 사정, 여자는 혼돈으로 착각하고 있다.
4 이성 간 커뮤니케이션이 섹스라고 가정한다면, 우리나라는 최하위권일 수밖에 없다. 20대에는 전혀 준비가 안 된 여자의 얼굴에 남자들이 벌겋게 발기한 페니스를 들이밀고, 40대쯤 되면 여자들이 축 처진 남자의 물건을 흔들며 “이거 왜 고장났냐”고 소리친다. 섹스에 대해 가르쳐주는 곳도 없고, 토론하는 문화도 없으니 그럴 수밖에.
5 말할 것도 없이 유교사상.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처럼 숙박시설이 잘돼 있는 나라도 없다. 어디에 가든 러브호텔이 있다. 그런데 섹스용품 숍은 여전히 구석진 곳이나 한적한 도로에 숨어 있다. “난 섹스가 좋아요”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되지 않으면 섹스 만족도는 절대 올라가지 않는다. 전 국민이 좋아하는데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다니, 웃기지 않은가.
7 전기가 파직하고 흐르는 첫 만남, 훌륭한 식사, 흥겨운 대화, 적당한 알코올. 그리고 집까지 바래다주는 일을 2회 정도 반복하면, 그 다음은 섹스다. 그리고 서로 섹스가 잘되면 사귀는 거다. 이는 매우 글로벌 스탠더드적인 이야기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이게 안 통한다. 여자들은 지나치게 빼서 사귀기 전에는 안 자려고 한다. 속궁합이 맞지 않아 이혼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속궁합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다들 알고 있는데, 제대로 확인도 안 하고 사귀는, 글로벌 스탠더드 면에서 보면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다. 남자들도 문제다. 만일 두 번 만에 잠자리를 하고 나면 “그 여자는 헤프다”는 소문을 낼 거다. 그럼 여자들은 또 방어적이 된다.
8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면서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 같다.
9 전혀 솔직하지 않다. 사회적 분위기 탓이다. 2500년 전의 중국 사람이 아직도 한국 사람들을 거세시키고 있는 셈이다. 나는 그래서 유교가 싫다. 유교(confucian)와 혼돈(confusion)이 영어로 비슷한 의미인 것도 그 때문이 아닐까.
10 해피드럭은 신이 내린 선물이다. 원하는데도 발기가 안 되는 경험은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심리적 문제이든, 지나친 알코올 섭취나 흡연 때문이든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이 부담이 돼 또다시 발기부전을 야기한다. 그러나 비아그라를 주머니에 넣고 있으면 안 먹어도 발기가 된다. 자존심 문제니까.
11 수많은 남자들이 자존심을 되찾았으며, 또한 수많은 여자들이 섹스 파트너의 발기부전이 자신의 몸매 때문이라는 자책에서 벗어났다.
12 남자들은 아직도 부정적이다. 대부분 자신의 성기 크기나 발기 능력에 콤플렉스를 갖고 있으며 섹스 드럭, 성인용품 등이 콤플렉스를 자극한다. 반면 포르노에 대해서는 매우 적극적이다(혼자 보니까). 의외로 여자들이 성인용품에 적극적인데, 인터넷 쇼핑몰의 고객 리스트를 보면 남자보다 여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13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서 나오자마자 써봤다. 마치 고2 때처럼 즉각적이고 단단했다.
14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혀 노력하지 않는다. 섹스를 즐기는 사람을 변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5 유흥업소, 윤락업소의 숫자가 말해준다.
16 젊을수록 적극적이다. 요즘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의 섹스라이프는 40대가 생각하는 것보다 몇십 배 더 심화돼 있다. 그들의 섹스라이프는 꽤 유쾌하지만, 여전히 어른들이 쉬쉬하고 있기 때문에 드러내지 못한다. 섹스를 어두운 곳에 넣으려는 경향은 빨리 사라져야 한다.
17 외국의 여러 설문조사는 교육 수준과 경제력이 높을수록 다양한 형태의 섹스를 즐긴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의 섹스를 ‘다양한 파트너’와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18 ‘나인 하프 위크’, 그리고 수많은 포르노 영화들. 포르노를 보면서 파트너와 이야기하고 상의해라.
19 해피드럭은 사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성적 능력은 가장 뛰어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청년 시절을 다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S·섹스 칼럼니스트]
1 근대 이후 힘들게 살아오면서 섹스를 욕구 해소라는 의미의 ‘배설’로 생각하던 한국인들이 이제는 (물론 배설의 의미는 가장 크게 가지면서) 섹스를 웰빙, 즉 건강하게 사는 하나의 방식으로도 바라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어두운 면은 ‘섹스리스’ 부부가 정말 많다는 것. 개인적으로는 ‘섹스를 할 권리’를 인권의 하나로 조망하는 생각들이 우리 사회 전반에 더 확산돼야 한다고 본다.
2 인생의 일부, 어쩌면 생(生) 그 자체. 막히면 뚫어야 하는 그 무엇. 그러면서 타협도 할 수 있게 된 욕구.
3 흐르는 물처럼 그때그때 막히지 않고 굴절되지 않으며 유유히 흘러가는 것이 아닐까. 여자들에게 좀더 많은 오르가슴이 보장된다면 좋겠지.
4 ‘배설’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섹스는 생의 일부이자 사랑의 증거이며 관계의 버팀목이고 건강의 상징이라는 인식이 너무 부족하다. 과도한 육아와 교육비 등으로 살기 힘들고, 노동시간은 긴 데다 강도도 너무 세니까.
5 사실 ‘배설 의미에서의 섹스’의 자유는 너무 많이 보장돼 있다. 집에서 몇 걸음 걸어나오면, 또는 전화 몇 통이면 섹스를 사고팔 수 있으니까. 좀더 복합적인 의미의 섹스를 우리는 아직 배우지 못했다.
6 내가 쓴 기사에 대해 “휴머니즘이 있어 좋다”는 반응이 많아 되레 ‘젊은 친구들 사이에서는 섹스에 대한 인식이 확장되고 있구나’ 싶어 기분이 좋았다. 인식의 확장 정도에서 남자보다 여자가 더 높은 점은 아쉽지만.
7 젊은 사람들이라면 남자의 나쁜 매너, 진정한 의미의 섹스에 대한 무지, 오르가슴 메커니즘에 대한 몰이해, ‘만족의 상대성’에 대한 이해 부족. 나이 든 사람들이라면 발기 강직도, 지속 시간, 애액 등의 부족.
8 결혼하면서, 나이 먹으면서, 애 낳으면서 그 중요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 같다.
9 성에 대해 솔직하지 않은 사회 분위기.
10 섹스라이프 자체가 없던 사람들이 섹스라이프를 갖게 됐다. 안 되던 발기가 되니 오죽 좋겠나. 물론 그 때문에 바람도 난다지만, 정말 새로운 인생이 열린 것 아니겠나. 비아그라로도 안 되는 남자들의 절망감은 더 깊어졌겠지만,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 훨씬 더 많다. 인류의 꿈과도 맞닿아 있다.
11 화이자. 그리고 ‘나는 끝났다’라고 체념하던 남자들.
12 호기심은 사라지고 일상의 영역에 차분하게 정착된 것 같다. 비아그라는 의약품이다!
13 아직 선다.
14 섹스 테크닉을 가르치는 비디오테이프 등이 많이 팔리는 걸 보면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는 듯하다.
15 다른 남자, 다른 여자와의 섹스. 성매매. 색은 색으로 멸하는 수밖에 없다.
17 경제력, 여가, 성호르몬의 풍요와 빈곤, 주변 사람들의 분위기, 처음 섹스를 시작할 때의 ‘삘’.
18 ‘죽어도 좋아’ ‘동물의 왕국’과 홍상수 감독의 영화들.
19 비아그라, 좀더 안전하게, 그리하여 인류가 좀더 즐겁게.
[이기원·‘아레나’ 에디터]
1 더 많이 하고 싶은데, 더 잘하고 싶은데, 항상 불만족스러운 것.
2 하고 싶은 일. 해야만 할 일. 벗어날 수 없는 일. 벗어나고 싶은 일.
3 배고플 때는 맨밥만 먹어도 단맛이 느껴진다. 섹스도 서로 욕구가 쌓일 만큼 쌓인 상태에서 앞뒤 안 가리고 폭발적으로 치고 박는 섹스가 가장 이상적이(었던 것 같)다.
4 인간을 인간답게 살지 못하게 만드는 한국의 직장 문화. 섹스할 시간은 주고 일을 시켜야지.
5 섹스 파트너는 일생에서 한 명뿐이어야 한다고 믿는 이상한 도덕의식. 섹스를 사람의 관점이 아닌, 도덕의 관점으로 재단하는 것. 문제는 자신에게는 관대하면서 타인에게는 엄격하다는 점이다. 불륜이라면 일단 돌부터 던지고 본다.
6 갓길에 차를 세워놓고 성인용품을 파는 곳을 취재한 적이 있다. 그렇게 음성적인 곳에 고급차를 탄 점잖은 사람들이 와서 수십만원어치의 물건을 사간다.
7 상대에 대한 배려 부족. 예를 들어 남자들은 좀더 과감한 시도를 하고 싶어하지만 여자들은 역겹다고 생각한다. 사약을 마시라는 것도 아닌데 둘이 섹스하면서 그것 하나 못 들어줄 이유가 무엇인가. 여자들은 섹스 후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길 원한다. 하지만 남자들은 끝나자마자 샤워실로 뛰어 들어가거나 담배부터 찾는다.
8 다른 세대는 몰라도 내가 속한 30대는 확실히 섹스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 단칸방에 살면서도 멋진 섹스를 위해 별 다섯 개 호텔을 예약하고, 고급 와인을 가져다놓는다. 일주일간 점심을 굶어도 한 번의 근사한 섹스는 포기하고 싶지 않은 거다.
9 남자들은 자신의 경험을 부풀려 말하는 경우가 많다. 5분 했으면서도 30분 했다고 뻥을 친다. 마지막 섹스를 한 지 두 달 됐는데, 어젯밤에 두 번 했다고 거짓말을 한다. 성적 능력의 우수함으로 수컷들 사이에서 우위를 점하고 싶은 심리다.
10 노년층의 섹스라이프가 눈에 띄게 활성화된 듯하다. 70대 노인과 20대 후반 여대생의 로맨스도 목격했다. ‘로맨스의 확장’이라는 면에서 인류의 행복에 공헌했다고 본다.
11 화이자사의 대주주, 그리고 문제를 겪고 있던 이들의 섹스 파트너들. 그동안 파트너들이 더 괴롭지 않았을까.
12 여전히 거부감이 있다. 음성적으로 유통되는 비아그라가 여전히 많으니까. ‘야동’이라는 말이 거부감 없이 쓰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13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14 꾸준한 운동, 남녀 따질 것 없는 각종 성기 관련 수술들.
15 결국 가장 편한 건 불륜이다. 죄의식이 수반되는 섹스에서 더 큰 만족감을 느끼는 것 같다.
17 경험상 경제력보다는 개인의 자존감이다. 자존감이 약한 이들은 아무리 경제력이 높다 해도 섹스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반면 가진 것이 없어도 자존감이 높은 이들은 섹스에 대해서도 적극적이다. 일단 들이대는 것에 거부감이 없으니까.
19 ‘욕망의 진화’, 섹스라는 것을 조금은 하찮게 바라보게 만드는 책이다.
[성범수·‘아레나’ 에디터]
2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매번 하고는 싶은데, 하고 난 뒤에는 그리 대수로울 것도 없다. 가끔은 이 밤에 내가 뭘 하는지 허탈할 때도 있으니까.
3 역시 서로의 완벽한 교감이 이뤄진 섹스. 그런데 그게 쉽지 않다.
4 섹스에 대한 소극적 접근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다. 그러기에 성의식 조사에서도 소극적인 태도로 답했던 게 아닐까.
5 5 ‘나’를 만든 것은 한국 사회다. 그런 우리가 섹스에 대해 불편부당을 느낀다면 한국 사회가 그 원인이라는 것, 맞다. 하지만 총체적인 문제이지 콕 하나를 집어서 답하진 못하겠다. 결국 한국에서 자란 나 스스로가 불편함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6 조금이라도 비현실적일 수 있는 것들은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믿을 만한 취재원을 통해 얻어낸, 그리고 나 스스로의 경험에서 서술한 100% 진실한 이야기인데도 독자들은 부정하거나 거짓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 점이 바로 상상력이 필요한 섹스에 발전이 없는 이유다.
7 대화 부족. 나는 자신 없다. 상대가 원하는 바를 듣지 않고 만족을 줄 자신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원하는 바를 다 들어줄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체력과 테크닉으로 무장한 건 절대 아니다.
8 결혼 전 50% 이상, 결혼 후 50% 이하로 생각하는 것 같다. 결혼 전 섹스리스 커플은 거의 없지만, 결혼 후 섹스리스 커플은 상당히 많다. 섹스의 빈도수가 가치와 중요성을 나타내는 척도 아닐까.
9 섹스에서 남자는 많은 경험을 드러내고, 여자는 부족한 경험을 자랑한다.
10 미래에 대한 불안감의 해소. 해피드럭이라는 비상구가 있으니까.
11 섹스를 잘하는 사람들. 어쨌든 섹스를 잘 못하는 사람들은 극강의 신약이 나와도 도움을 받을 수 없을 테니까. 섹스를 잘하는 사람들은 계속 도전하고, 해피드럭 같은 외부적 도움을 받을 것이다. 가진 자가 더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12 남녀 모두 호기심은 대단하다. 그뿐이다.
13 나는 보수적이고, 필요성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언젠가 도움을 받을 것이라 예상한다.
14 원하는 바를 서로 말하거나, 특별한 장소를 찾아 생경한 분위기를 완성해내는 일 정도는 만족스러운 섹스를 위해 직접 도전해봤다.
15 불륜 드라마도 섹스에 대한 불만족을 해소하는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있다. 결혼 후에도 업소를 찾고, 애인을 만드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
16 젊은 세대는 파트너를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많다. 하지만 나이가 많아지면 기회가 줄어드니 적극적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17 일반화가 쉽지 않다. 하지만 확언컨대, 나이는 섹스 취향에 가장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우성·GQ에디터]
1 ‘한국인’이기 때문에 다른 정서는, 예를 들면 어떤 도덕적인 규율에 관한 것일 텐데, 이제는 거의 사라졌다고 본다.
2 매력적인 여자를 보면 하고 싶은 것.
3 둘이 함께 좋은 섹스.
4 서로에게 솔직하지 못한 것, 그리고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는 권위의식. 여자들을 해방시켜야 하며, 남자들은 좀 맞아야 한다.
5 대체로 한국인은 지나치게 바르다. 그것은 옳다. 섹스에 유연해지기 위해 우리는 도덕을 버려야 한다. 그것은 글러먹은 짓이다. 하지만 나쁜 짓을 할 때 쾌락은 커진다.
6 젊은 세대는 노골적이라는 것, 그리고 남자보다 여자의 욕구가 더 적극적이라는 것. 문제는 남자들이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점이다. 요즘 여자는 남자보다 진도가 빠르다. 머릿속에서만. 이런 여자들을 해방시켜야 한다.
7 남자는 너무 피곤하고, 여자는 너무 하고 싶어한다. 생리적으로 남자는 여자들의 욕구를 다 채워줄 수 없다.
8 이것도 다 다르겠지만, 아이를 낳기 전이라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섹스일 것이다. 왜냐하면 섹스는 정서를 수반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섹스는 사랑과 동의어다.
9 남자의 경우는 아주 간단하다. 뻥을 쳐야 여자들이 넘어온다.
11 그 약이 필요한 사람.
12 예전 여자친구‘들’은 모텔에서 채널을 돌리다가 내가 ‘19금’에서 멈추면 다들 돌리라고 했다. 지금도 그렇다. 그런데 그중에 호기심으로라도 포르노를 안 본 사람은 없었다. 그리고 여자들도 언젠가는 그걸 볼 필요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섹스를 통해 그들 자신이 즐거워지기 위해. 이런 인식의 변화는 ‘요즘엔 부부가 포르노를 함께 보고 공부한다’는 말들이 많이 오가기 때문인 듯하다. 같은 맥락에서 해피드럭이나 섹스용품에 많이 유연해졌다. 나는 그것을 쓰거나 먹진 않는다. 하지만 나와 미래의 내 여자도 그게 필요한 날이 올 것이란 사실을 잘 안다. 아마도.
13 난 지금도 ‘강’하다.
14 나의 경우로 한정한다면 많이 먹고, 열심히 운동하고, ‘서비스’에 최선을 다한다(일단 마음은 그렇다). 가장 중요한 건 정신없이 움직이는 동안에도 여자의 반응을 살펴야 한다는 점이다.
15 내 주변의 젊은 남자 가운데 일부는 ‘바람’을 통해 해결한다.
16 이에 대한 확실한 차이는 여자 나이로 ‘79’(년생)다. 예전에 한 번 무작위로 조사해본 바에 따르면 그렇다. 남자들은 진작부터 개방적이었고(물론 연애에서), 남자들의 그 개방적인 요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여자들의 출생년도가 ‘79’년생이란 뜻이다. ‘사귀면 으레 섹스를 하는 것’이란 의식이 그 나이부터 열렸다.
17 이 질문은 ‘석사 논문’ 감이다. 몇 줄로 할 수 있는 얘기가 아니다. 섹스에 대한 욕구는 여유 있는 사람들이 더 강하다. 그런데 여유는 ‘돈’이 아니라 ‘시간’일 것이다. 시간 많은 사람 중에는 돈 많은 사람이 많다.
18 영화는 별 도움이 안 된다. 매달 새로 나오는 포르노가 가장 ‘홧’하다. 많이 하는 게 최고다.
[김유정·섹스 칼럼니스트, ‘악녀클럽’ 멤버]
1 높은 은행 대출 금리, 치솟는 기름값, 폭락하는 주식, 아이들의 학원비와 성적, 시댁과 친정의 갈등, 회사에서 선후배의 눈치, 마이너스 통장, 그 다음이 섹스.
2 세상에서 못해볼 것이 없는 다양한 학습의 결정판.
3 희한하고 망측한 쾌락이 곁들여지든, 3분 안에 끝나든 두 사람이 즐겁게 합의한 섹스!
4 우리나라 사람들은 섹스에 관심이 없다. 왜냐하면 섹스에 관심이 있으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으니까. 섹스에 관심 있다고 하면 먹고 살기 편한 놈이라고 손가락질한다. 아시아가 아니라 세계 최하위권일 것.
5 5 ‘여자가 섹스를 밝히면 나라가 망한다’는 고정관념, 신사임당 콤플렉스에 싸여 있는 위선적인 남자들, 섹스를 조금이라도 벗길라치면 마구 들이대는 서슬 퍼런 검열과 심의.
6 산부인과 병원 홈페이지에 ‘6시간 섹스학’과 ‘중학생에게 콘돔을 나눠주자’는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삽입만 6시간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너는 그런 놈하고 사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미성년자의 낙태 문제가 심각해 성교육을 시키고 콘돔이라도 나눠주자고 했다가 학부모들이 병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7 남자들이 섹스 방법을 잘 모른다.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으니까. 포르노가 그들 교육의 전부다. 그러니 여자는 즐겁지 않고 거짓 연기를 할 수밖에 없다. 잘하지도 못하면서 오래만 하는 남자들을 여자들이 얼마나 싫어하는지 아는가. 여성상위를 요구하면 “이 여자가 미쳤나”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다. 갈 길이 까마득하다.
8 자신의 삶에서 섹스에 가치와 중요성을 두어선 안 된다. 그것 말고도 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 섹스 때문에 이혼한다고 하면 정신병자 취급을 받는다. 가정과 자식을 생각해 참으라고 한다.
9 솔직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은밀해지고 음흉해지고 부풀려진다. 의사와 박사는 성에 대해 말해도 된다. 딱 그만큼의 지식만 습득해야 한다.
10 남성의 80% 이상이 조루증으로 고민한다는 연구 결과를 본 적이 있다. 그러다 보니 많은 여자들도 불감증을 겪는다. 해피드럭이 남자들에게 큰 자신감을 주긴 했지만, 여자의 행복을 위해 사용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듯하다. 아내가 남편에게 비아그라를 권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11 젊은 여자와 사귀려는 나이 든 남자들.
12 남자들은 많이 사용하지만 여자들은 부정적인 것 같다. 여자는 조신해야 하니까. 외국에선 여성이 자위용 기구를 하나 정도 갖고 있는 게 문제도 안 되지만 한국에서는….
13 다양한 것들을 사용해봤다. 섹스용품이라고 하면 징그럽게 생긴 줄 아는데, 재미있는 것들도 많다. 몇 년 전 서울에 섹스용품 숍이 생겼다기에 친구들에게 구경 가자고 했더니 미쳤냐고 하더라. 그러나 요즘 젊은 층은 상당히 긍정적인 것 같다.
17 경제력, 학력, 나이와 상관없이 한국인 특유의 섹스에 대한 ‘장벽 마인드’가 절대적이다. 유교사상만으로 한정지을 수 없는, 이상하게 왜곡된 한국적인 성의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