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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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몸조심합시다!

경쟁하듯 터지는 끔찍한 사건, 국민들 꿈자리 ‘뒤숭숭’

  • 유재영 elegant@donga.com

    입력2009-02-19 18: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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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두들 몸조심합시다!

    전국을 패닉 상태로 몰아넣은 강호순의 연쇄살인 사건.

    새해 벽두부터 충격적인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습니다. 오장육부가 시도 때도 없이 철렁 내려앉는 것 같습니다.

    먼저 연쇄살인범 강호순을 빼놓을 수 없겠죠. 지난해 12월 실종된 경기도 군포의 20대 여대생 외에도 6명의 여성을 끔찍하게 살해한 것으로 드러나 전국을 패닉 상태로 몰아넣었습니다. 5년 전 연쇄살인을 ‘직업’으로 여겼다는 유영철이 몰고 온 살인의 공포가 다시 밀려든 형국입니다.

    ‘강호순보다 더한 ×’도 등장

    사건 지휘본부인 경기지방경찰청은 언론의 강호순 관련 취재 요청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합니다. 이명균 강력계장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도 “미안하지만 서신을 통해 질문을 받고 내부적으로 의견을 조율해 답을 주겠다”며 ‘교통정리’에 바빴습니다. 뜨거운 취재 열기로 미뤄보건대 강호순의 성장기, 범행 행적 및 구체적인 범행동기 등이 잇따라 공개될 듯합니다. 이런 내용이 밝혀지면 향후 유사 범죄를 막기 위한 자료나 지표로 활용되겠지만, 한편으로는 모방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도 우려됩니다.

    강호순 사건 직전엔 서울 용산의 철거민 농성 진압 과정에서 주민과 경찰관 등 6명이 목숨을 잃는 불상사가 발생해 우리를 슬프게 했습니다. 참사의 공포와 후유증에 시달리던 차에 경남 창녕 화왕산에선 억새 태우기 행사 도중 불이 번져 4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그뿐인가요. 광주에선 20대 보일러공이 고객인 50대 여교수를 살해하더니, 제주에선 어린이집 여교사가 또 살해됐습니다. 1월27일 충남 공주에선 다방 여종업원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피의자도 검거됐습니다. 정말 끔찍스런 살인의 연속입니다.

    공주 사건 피의자 K씨는 수사를 맡은 경찰관들에게서 ‘강호순보다 더한 X’으로 불린다는군요. 강도, 강간 혐의로 무려 18년을 복역한 ‘대단한’ 전력도 그렇거니와, 하나둘씩 밝혀지는 범행의 수위와 당당한 행동이 혀를 내두르게 했다네요.

    K씨는 애초에 절도 혐의로 적발됐다고 합니다. 절도 피해자가 크게 문제 삼지 않았는데도 굳이 경찰서에 가서 조사받기를 자청했습니다. 그러다 경찰이 그를 살인사건 피의자로 지목하고 조사 강도를 높이자, 다방 여종업원에게 약을 먹여 의식을 잃게 한 뒤 성폭행하고 살해한 것과 또 다른 6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사실까지 털어놨다고 합니다. 사건 초기엔 자신을 절도범으로 위장해 살인 혐의에서 벗어나고자 했지만, 진상이 밝혀진 뒤로는 고급 승용차로 피해 여성들을 유인해 성폭행한 사실을 자랑스럽게 고백했다는 후문입니다.

    ‘허허실실’ 하는 K씨의 진술 태도에 경찰 관계자들은 아연실색했고, 그러든 말든 그는 유치장에서 강호순처럼 여유를 잃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 경찰관은 “강호순보다 자신이 한 수 위라고 자신만만해하는 것 같았다”며 “나도 무서울 정도였다”고 토로했습니다. 실제로 경찰은 강호순과 맞먹을 만한 끔찍한 여죄가 있는지 조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모두들 몸조심합시다!

    경남 창녕 화왕산에서 열린 대보름 억새 태우기 행사에서도 참사가 발생했다.

    이제는 사람 하나둘 죽어나가는 사건, 사고는 아주 평범한 뉴스가 되고 있습니다. 기가 찰 노릇이죠. 그러다 보니 절도, 폭행, 혹은 공무원 관련 범죄 같은 일반 사건은 거론조차 안 되기도 합니다. 그런 죄를 지은 이들 또한 법뿐만 아니라 여론의 심판도 받아야 할 텐데, 대형 사건 범죄자들의 도움을 톡톡히 받고 있습니다.

    광주에서 전과 45범의 50대 남성이 검거됐다는 소식도 눈길을 끕니다. 45범이면 매년 한두 개씩 전과를 늘린 셈입니다. 그는 자신이 자란 지역에서만 노인과 부녀자 등에게 폭행과 절도를 일삼아온 ‘무법자’였다고 합니다. 단돈 4만원을 빌려주지 않는다고 60대 여성을 폭행하는가 하면, 이웃집에서 물건을 훔치다 집주인이 들어오면 술에 취한 척 시치미를 떼기도 했답니다. 버스 운전기사를 수시로 폭행하는 바람에 기사들이 노선을 바꿔달라고 했고, 술에 취하면 주민들의 집이나 가게의 재물을 때려 부수는 일이 다반사였다고 합니다.

    한 남자와 두 여자, 웃지 못할 교통사고

    결국 참다못한 주민 250명이 지난해 11월 경찰에 탄원서를 냈고, 수차례 경찰이 출석통지를 보냈음에도 말을 듣지 않자 최근에야 체포영장을 받아 잡아들였답니다. 광주북부경찰서 수사팀 관계자는 “나도 전과 45범은 처음 봤다”며 놀라워했습니다. 외모도 준수하고 체격도 듬직해 사람 좋아 보이지만, 알코올 중독 증세가 심해지면서 폭행과 일탈이 몸에 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설 직전에는 서울 강동구 C동의 2차선 도로에서 웃지 못할 교통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두 30대 여성의 승용차가 추돌하자, 이들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각자 남편과 남자친구에게 전화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달려온 남성은 한 명이었습니다. 그는 한 여성에게는 남편, 다른 여성에게는 남자친구였습니다. 더구나 그는 아내의 전화는 받지 않고 여자친구의 전화만 받고 달려왔습니다. 순간 교통사고 현장은 드라마의 한 장면으로 바뀌었다죠. 사고 처리를 위해 출동한 경찰관들도 아무 말을 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이래저래 참 무서운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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